<시사저널>이 21년째 해마다 조사하고 있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여론조사 결과 종교지도자 부분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1위, 정진석 추기경이 2위에 올랐다.
올해 종교계 조사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교계의 약진과 고인들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다. 종교계 1위인 故 김수환 추기경은 해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정진석 추기경에게 1위 자리를 물려주고 4위(12.9%)에 올랐다가 올해 다시 1위(29.4%)에 올라섰다. <시사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가톨릭대 총장)인 박영식 신부는 “김추기경이 선종한 이후 그의 삶과 사상은 가톨릭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민족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삶과 진로의 이정표가 되었다. 이번 결과는 김추기경께서 제시한 삶과 사상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임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2위(24.2%)를 차지한 정진석 추기경이 "故 김수환 추기경의 뒤를 이어 한국 가톨릭뿐만 아니라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을 무난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기사를 통해 전했다.
|
|
|
▲ 출처 / 시사저널 2010년 8월 18일자
|
한편, 불교계는 상위 10위안에 다섯 명이나 올랐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3위(13.2%), 지난 3월에 입적한 故 법정 스님이 4위(12.6%), 성철스님이 6위(4.8%)에 올랐으며. 보은사 명진 스님이 7위(3.5%),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수경 스님(전 화계사 주지)이 10위(1.3%)에 들었다.
개신교에서는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 목사가 5위(11.0%), 김삼환 명성교회 목사는 9위(1.4%)를 차지했고 지난 6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이 된 이광선 목사가 10위권(8위·1.5%)에 새로 진입했다.
이 밖에 20위권에는 지관 전 조계종 총무원장, 故 한경직 목사, 문규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 목사, 곽선희 소망교회 목사,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故 문익환 목사, 김지철 소망교회 목사, 도법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실상사 회주), 법전 조계종 종정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가 얼마나 엄밀하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종교계 가운데 1,2위를 차지한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을 합치면 천주교 지도급 인사가 종교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3.6%로 절반을 넘어선다. 이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타종파에 비해 천주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그만큼 큰 것이거나, 한국천주교회만큼 종교지도자의 영향력이 큰 종교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은 논외로 치더라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단연 1위인 점을 감안하고, 종교계에서도 정진석 추기경,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조용기 목사 등이 상위를 차지한 점을 고려해 보면, 이번 조사는 한국민들이나 종교인들의 '존경도'가 아니라 '영향력' 즉, 권력에 대한 문제다. 그들이 우리사회의 정치권력이며 종교권력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전체 2위를 호가했다손 치더라도 그리 반가와할 일이 아니다. 영향력에 따른 사회적 종교적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에 상위권에 진입한 이들의 명단은 영광이 아니라 수치가 될 것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