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삼성은 B2B와 사물인터넷을 차세대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그만큼 삼성의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역할에 기대가 크다는 뜻. 그럼 삼성이 꿈꾸는 iOT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저 냉장고나 TV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하고, 스마트폰에 관련 어플을 미리 심어두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삼성 사물인터넷은 몇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첫 번째가 센서와 액세서리를 통합하는 스마트홈 허브인 SmartThings 시스템이다.
삼성페이가 그렇듯, SmartThings 역시 본디 삼성 회사가 아닌 인수를 통해 얻은 기술이다. 지난 2014년에 당시 2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구글이 네스트를 인수한 것과 비슷한 맥락. 어찌보면 삼성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가정의 주요 가전제품과 보일러 같은 제품을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제어할 수 있다. 집에 누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SmartThings에는 동작감지센서, 스마트전원탭, 스마트락, 보안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홈을 위한 것은 기본적으로 다 갖추고 있는 셈. 여기에 다양한 제조사와 연결되는 것도 장점이다. 필립스 Wifi 조명, Sonos Wifi 스피커, 보스, 하니웰, 예일, LIFX, 이온 등이 그것이다. 즉, 원하던 원하지 않았던, 인수를 통한 기술 습득 덕분에 삼성 외에 다른 제품과도 일정 부분 개방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심지어 안드로이든 물론 아이폰에서도 호환된다. 이는 그동안의 삼성 행보를 생각하면 크게 달라진 점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앞으로 4-5년 안에 TV, 오디오, 세탁기, 냉장고 등과 인터넷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여러 전시회를 통해 이를 공표했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까지 텔레비전을, 그리고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사물인터넷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은 물론 많은 개발자들이 개방형 플랫폼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개발자 대회와 스타트업 발굴 등에 모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통큰 계획도 밝혔다.
SmartThings가 스마트홈을 구현한다면 아예 플랫폼단에서 고민한 흔적이 바로 Artik이다. 이는 프로세서, 메모리,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된 초소형 IoT 모듈이다.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버, 스토리지, 보안솔루션, 개발보드, 클라우드를 하나의 초소형 모듈에 집약해서 적은 비용으로 쉽게 iOT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듈이다.
이름은 극지방을 뜻하는 Aarctic에서 따 온 것으로 흔히 말하는 삼성의 1등 주의가 반영된 작명이다. 다른 뜻으로는 극지방처럼 낮은 온도, 즉 로우 파워(Low Power)를 뜻하기도 한다고.
아무튼 이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은 하드웨어나 드라이버 등 복잡한 문제를 고려할 필요없이 쉽고 편한 키드를 이용해서 원스탑 쇼핑으로 호환성을 높이고 개발 속도를 높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표준을 거머지겠다는 뜻은 당연히 숨어있다.
모듈답게, 레고블럭처럼 붙여서 기능을 확장하는 모듈러 방식이다. 어플리케이션이 따라 ARTIK 1, ARTIK 5, ARTIK 10으로 우선 선보인다. 숫자가 커질수록 성능도 좋아지는데, ARTIK 1은 MCU 기반 플랫폼으로 매우 작은 폼팩터(12mmx12mm)다. 시큐어 엘리먼트 보안, 250MHz 듀얼 코어, 1MB SRAM, 4MB 플래시, 블루투스 4.0 엔드노드 등의 사양이다.
ARTIK 5는 웨어러블/허브 등에 맞는 크기(25mmx29mm), 파워, 성능을 갖추고 있다. 1GHz 듀얼 코어, qHD 디스플레이, HW 시큐어 엘리먼트에 512MB DRAM, 4GB 낸드 플래시 등이다.
ARTIK 10은 그 자체가 거의 스마트폰과 같은 기능을 지원하는 고성능 플랫폼(29mmx39mm)이다. 1.3GHz 옥타 코어, WUXGA 디스플레이, 2GB DRAM, 16GB 낸드 플래시 등이다. 비디오 프로세서, 스마트빔, 심지어 드론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성능이다.
하드웨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뜻.
결국 삼성은 SmartThings를 통해 스마트 홈을 구축하고, ARTIK을 통해 플랫폼을 꾸민다는 복안이다. iOT가 적용된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 등은 어찌보면 삼성에게 있어서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렸다. 통신사들과 다양한 협력을 하는 것도 그 때문. 앞으로 삼성이 선보일 사물인터넷 세상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