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일) 날씨 흐림.
교회를 갔다. 11시 예배를 드리고 청량리로 출발.
1시 10분 도착.
너무 배가 고프다. 컵라면으로 요기하고, 물 하나 샀다.
그리고 강릉행 기차 탑승... '사람이 별로 없네?? 주일 저녁이라 그런가?'
출발전에 사진 한장. 혼자 찍고 있으려니 부끄럽긴 하지만.. 다행히 보는 사람 없다.
<으악! 이 사진 한장 찍었는데 배터리가 나갔다. >.< >
<기차에서 만난 5살,4살 꼬마손님.태백에산단다.^^귀엽다>
가는 내내 책도 보고, 잠도 자고, 꼬마 승객들과 놀기도 하며 7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
기차에서 내렸는데, 하늘은 컴컴하고, 비가 내리고 있다.
낮에 동찬샘께서 까악까악 까치가 울며 반가운 손님 맞을 준비하고
있다고 문자 보내주셨는데.. 비도 나를 반기는 것인가?
개찰구를 향해 쭉-- 걸어오다. 우산이 있었지만, 그냥 비를 맞았다.
머리에.. 어깨에 툭툭 떨어지는 비.
통리역이 참 정겹게 생겼다. 꼭 매번 서는 역이 아닌 간이역같은
느낌이다. 가까이 가니 표를 받으려고 아저씨께서 서 계신다.
대기실 안에 한 사람이 정앙에 반듯하게 서있다.
웃고 있다. 갈매기가 그려진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이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은 모두 빠져나가고 나만 남았으니,
이 사람은 분명 나를 기다린 것이겠지?
하하... 마음이 평안해지고, 고마운 마음이 밀려온다.
동찬 선생님.
" 반갑습니다. 먼길 오시느랴 수고하셨어요. " 하며 내 짐보따리를
살며시 자기 손으로 옮겨가신다.
선생님께서 타고오신 차로 이동...
굽이 굽이 길따라 드라이브한다.
가는 길에 소장님의 아이들... 홍일,형일,성일이를 차에 모셨다.
나보고 누구냐고 묻는다.
선생님께서는 " 이따가 멋지게 소개 해주실 거야 ^^ " 하신다.
한번 왔던 곳이라 정겨운 돌구지하우스에 도착!
나,은혜,유리를 비롯하여 몇명이 다듬었던 오즈의 길을 따라 들어갔다.
숙소를 안내받고 2층으로 올라갔다.
순례때 2층은 어떻게 생겼을까.. 참 궁금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는구나. 하하.
소장님을 뵈었다. 인사드리고, 사모님과도 처음 인사를 하였다.
"아니, 어느 양반이 이 먼곳까지 실습을 하러 온다고 했는지 궁금했어요." 하시는 사모님은 참 소녀같은 모습과 목소리를 갖고 계신 분이셨다.
준비해 주신 저녁을 먹고(내가 온다기에 특별히 찬이 4개란다. 원래는 3개를 두고 드신다며 ^^), 소장님께서 안성 찻길에서 유혹에 이기지 못해 사오신 포도까지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철암 활동 계획에 대해서.
그런데 중요한 게 내가 여기 오게되는 월요일은 학생들을 만나기가 어려운 날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날은 도서관도 쉬는 날이고, 중학생들은 10시까지 공부를 한단다. 뜨악.
읍...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토요일 올라와서 월요일까지 활동하는 걸로. -이것을 격주로 하면 어떨까?
그리고 철암에 오지 않는 주는 이번 기획의 모범이 될만한 곳들을 견학하러 다니고, 사람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것. 재택 실습을 하는 것이다.
음! 그래! 단 한가지, 교회서 맡은 직분이 걸리는 것 빼고는 좋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소장님께서는 동찬 실장님보고 나를 거의 도와주지 말라고 하신다. 조언도 되도록이면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나의 계획과 생각대로 이번 사업을 해보라고 하신다. 실장님이 도와주다보면 결국은 내가 실장님을 도와주고 있을 거라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 아니.. 이런. 이런 것일줄은 몰랐는데.. 아직 나에겐 아무런 계획도 구상도 없는데.. 이 모든 걸 나에게 맡기신다고?! ' 뜨끔. .. 놀람... 두리번 두리번.
그러나 두렵거나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아마도 순례를 하기 전에 나라면 이번 실습을 다시 생각해 봤을지도 모를일이다. 순례의 영향이 크다.) 평정을 되찾고 한번 해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장님의 말씀대로 '찬찬히' 하면 되는 것이니까.
중간에 상빈이에게 전화가 왔다. 귀국했다며 글보고 전화했단다.
격려의 메세지를 전해주었다. 고마운 상빈이.
조금있다가 녹색 연합에 몸담고 계시는 간사님과 팀장님이 돌구지하우스를 방문하셨다.
백두대간 답사중이신데 비가 많이 와서 들렸다고... 함께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답사한 곳인 '다람쥐 눈물지기 고개'(다람쥐 눈물찔끔고개-너무 힘든 곳이라서 다람쥐도 그곳을 지나려면 눈물을 찔끔흘린다는...)이야기도 들었다.
정용미 팀장님이라고.. 주 담당 업무가 생태답사라고 하시는 분은 여자분이셨다. 그래서 나와 한 방에서 잠을 잤다. 환경 운동 이야기를 들으면서 녹색연합에 대해서, 복지순례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은혜가 이전에 환경 사회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생각나 그 팀장님께 은혜 이야기도 해드렸다. 나중에 소개시켜 달라신다.
돌구지 하우스...
팬더가 그려있는 포근한 담요 덮고.. 철암에서 첫날밤은 이리 기울어 갔다....
첫댓글 수지의 글 보면서 참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은혜가 환경사회사업에 관심이 있었구나.. 동찬 실장님은 좋겠다.. 수지가 매주 찾아주니깐.. 부럽다 ^^
^^ 누나만의 계획... 천천히 만들어 가세요.
환한 수지 얼굴 나오면 보여주구려.밧데리가 나가서 아쉽네..
수지의 모습과 말투가 귀가에 맴도는 듯하네~^^. 수지의 글을 보면 참 귀엽다, 아이같다는 느낌을 주어 참 감동이당..~~
'철암엔 대낮부터 까치가 울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철암의 반가운 사람이여 그대를 축복하나니' 지난 일요일에 기차타고 가는 수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철암의 반가운 이여, 언젠간 그 반가움이 고스란히 그리움이 될 터. 수지를 마음껏 지지하고 격려한다.
수지야^^
여전히 제게 모범이 되어주시는 언니..이렇게 또 배워갑니다..
침착한 수지언니의 이야기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글에서 은은함이 풍기네요..철암...에서의 실습..수지 언니에게 참한 아이디어들이 새록새록 돋아날거에요..*^^*
수지언니~^-^ 언니의 철암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전해주시니 반갑고, 좋습니다. 고향처럼 정겨운 철암... 가고싶습니다.
전 이번 학기 전주의 환경운동연합에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배우고자 한 것인데 환경에 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1석 2조네요 ^^ 수지는 철든 막동이 같아요 논리적인 귀여움을 가지고 있는 수지 홧팅~ ^^
전 이번 학기 전주의 환경운동연합에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배우고자 한 것인데 환경에 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1석 2조네요 ^^ 수지는 철든 막동이 같아요 논리적인 귀여움을 가지고 있는 수지 홧팅~ ^^
수지야, 너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참 재밌고 유익하다. 너의 실습은 다른 누구보다 더 고민도 많고 힘도 들겠지만(?) 알차고 신나고 흥미진진 하겠다.^ ^* (나의 작은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구나~ 고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