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농사나 자식을 키우는 일이나 다를 게 없다. 짓는 일이다. 그러니까 시인은 사과나무이자 사과로 에둘러 어머니와 아버지의 농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아프지 않고 밖에 나가서 인간 대접받을 때 비로소 부모는 안심한다. 자식은 이렇듯 부모의 기대이며, 보람이 되는 것이다. 시인이 짓는 시 또한 다르지 않다. 단번에 잘 써지는 시도 있지만 온갖 갈색무늬병과 과수화상병까지 겹쳤음에도 끝끝내 이겨내고 세상에 출하된 그런 시는 대접받게 마련이다. 칠성 시장의 이미지는 결국 어머니의 절대적인 마음일 것이고 이때 아버지의 한숨은 억장이 무너지며 피우는 담배 연기 혹은 찔레꽃의 이미지로 살아난다. 이러한 부모의 아들과 딸로 태어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지침이 되는 그런 시로 읽힌다.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