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무슨 '빵' 드셨나요?
빵의 인기가 높아지며 유명 빵집도 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성수베이킹스튜디오의 빵./사진=다이어리알 .
달라진 식습관과 사회 구조,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간편식 선호 등의 요인으로 국내 쌀 소비는 점차 줄어가는 가운데 베이커리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각종 빵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치가 높아지고 시장 자체의 경쟁도 심화함에 따라 베이커리 트렌드도 보다 고급화와 전문화 추세에 있다.
프랜차이즈형 베이커리가 주도하던 시절의 빵집은 수많은 가짓수의 빵과 디저트로 채워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실력 있는 셰프나 가게가 갖고 있는 특화된 기술과 강점을 내세운 전문점들이 대세다. 바게트, 베이글, 파이, 도넛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해 맛과 퀄리티의 전문성을 강조한 공간에 보다 높은 신뢰를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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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베이킹스튜디오
성수베이킹스튜디오의 치아바타./사진=다이어리알 .
바게트는 한해 약 60억개를 소비하는 프랑스인의 주식으로 입법기관까지 개입해 재료를 규제할 만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의 식문화 유산이라 하겠다. 한국 역시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특히 아침 식사로 빵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빵이 주식화되면서 밥처럼 질리지 않고 꾸준히 즐길 수 있도록 건강한 재료로 담담하게 만들어진 식사 빵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것도 당연한 수순.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자리한 '성수베이킹스튜디오'는 매일 20분 간격으로 갓 구운 바게트를 내놓으며 프랑스 전통 바게트의 참맛을 알리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의 황석용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우연히 빵을 만드는 것을 본 이후 빵의 매력에 빠져 진득하게 제빵사의 길을 걸어왔다.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무급으로 일하겠다고 무작정 빵집을 찾아가서 일을 배우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첫 브랜드인 '뺑드미' 오픈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서도 프랑스 전통 빵을 보다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현지의 빵집에서 근무하며 신선한 바게트가 계속 나오는 오늘날의 성수베이킹스튜디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곳의 가장 인기 있는 빵은 단연 '프랑스 전통 바게트'로 주말 판매 분량은 사흘에 걸쳐 재료를 준비할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프랑스로부터 공수한 물랑 부르주아 밀가루를 활용, 24시간 발효를 통해 특유의 산미를 지니고 있으며 껍질이 질기고 속은 쫄깃한 것이 특징인 전통 바게트를 내놓는다. 발효 시간을 단축해 껍질이 얇고 속이 부드러워 먹기 편한 일반 바게트도 선보이고 있다.
그 밖에 바게트를 베이스로 한 잠봉뵈르 샌드위치, 치아바타, 깜빠뉴 등의 빵들도 있다. 씹을수록 담백한 밀의 향과 노련한 베이커가 만들어낸 차별화된 식감을 금세 알아채는 빵 덕후들 때문에 조기 품절되기 일쑤다.
황 대표는 현재 '라 빠씨옹 빵'이라는 베이커리 창업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기존 성수베이킹스튜디오에서도 제빵과 창업 교육을 진행했지만 보다 본격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더 맛있는 빵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베이커리 창업이 늘고 있지만 빵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빵의 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매뉴얼과 비주얼만 쫓아가다 보면 변수에 대응해 꾸준한 맛을 선보이고 응용을 통해 자신만의 빵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반죽과 발효, 공정에 대한 기초와 정확한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반복하는 것이 빵 맛의 비결이자 베이커리 영업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성수베이킹스튜디오에서는 8월부터 아침 식사로 갓 구운 전통 바게트를 먹을 수 있도록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프랑스 현지 부럽지 않은 '바세권(바게트+세권)' 혜택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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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부관
식부관의 식빵./사진제공=식부관 .
'식사를 위한 빵을 만드는 집'이라는 의미에 충실하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기본적인 빵을 만나볼 수 있는 곳. 레스토랑 '톡톡'과 '세븐스도어'의 김대천 셰프의 안목으로 고른 최상의 재료를 조합해 식사의 기본이 되는 최고의 식사빵을 선보인다. 내추럴 식빵은 반죽에 꿀과 요구르트가 들어가 은은한 단맛을 내며 빵 그 자체로 즐기기 좋다. 플레인 식빵은 가장 담백한 형태로 샌드위치나 토스트용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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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더분
수더분의 인기 빵./사진제공=수더분 .
공덕역 인근에 자리한 베이커리. 충북 음성의 호밀, 경남 함양의 작은키 밀 등 계절에 맞게 100% 우리 밀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저온 저속으로 맷돌형 제분 밀을 사용해 영양소의 파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한다. 대표 메뉴인 사워 도우 빵은 천연발효종, 물, 소금을 넣은 반죽을 기본으로 충분한 발효 과정을 통해 구워내 특유의 시큼한 발효의 향과 고소한 풍미를 자랑하며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한 것이 장점.
◆더베이커스테이블
국내에서 흔치 않은 독일식 빵과 브런치를 선보이는 곳으로 3대째 빵을 만들어온 독일인 셰프가 운영하고 있다. 경리단길 매장이 본점으로 프레첼, 호밀빵, 시나몬롤 등 아침에 구운 신선한 빵을 맛볼 수 있으며 독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다양한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딱딱한 겉모습과는 달리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식사빵과 함께 커리 부어스트를 곁들여도 별미이며 반죽을 길게 만들어 가운데에 매듭이 있는 하트 모양으로 구운 프레첼도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