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 옛 사진 벽화거리에서 마주한 1968년 해일 피해 기억
2023.2.19. 오후, 약속된 모임장소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고 갯배입구 정류장에서 내렸다. 여유있게 나선 터라 속초종합중앙시장 쪽 눈에 띄는 벽화거리 골목에 들어섰다. 1950~1970년대 속초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담벼락에 걸려 있었다. 특별했던 기억이 소환된 것은 청호초등학교 재학시절 1968년 해일 피해 사진이었다. 교실도 물에 잠기고 바닷모래가 덮쳐 백사장에서 공부하며 뛰놀았던 일이 있었다. 그때 피해로 조양동에 새마을주택 짓고 많은 가정이 거처를 옮겨야 했었다. 흑백사진으로 거슬러 올라간 어린시절 친구들, 지금은 60대 후반 청춘의 시간 제 영역 넓히며 살아가고 있다. 속초시 승격 60주년을 맞았다. 속초의 매력적인 관광명소, 축제, 음식 등이 널리 알려져 속초관광수산시장엔 이 날도 관광객이 북적거렸다. 모처럼 걸으며 눈에 담은 장면들, 돌아보니 수복한 땅 자유의 땅에서 누린 것들 당연한 것 하나 없다. 모든 것이 은혜라 감사하고 감사했다.^^
『옛 사진으로 엮은 속초의 발자취』
속초문화원 향토자료 2001년 12월
☞ 내용
속초의 옛 모습과 생활문화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옛 사진으로 엮은 속초의 발자취』는 시민들의 소장 사진을 모아 마련된 자료집이다. 1950년대부터 80년 대까지 낡은 흑백 사진들 속에서 숨쉬는 속초민들의 모습을 통해 속초의 변화 양상과 과거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되짚어보며 역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자다.
어디를 펼쳐도 아련한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자료집은 크게 일곱 단락으로 나누어 사진을 수록했다.
1장 <도시의 변천>에서는 1930년대 후반 영금정에서 채취한 암반을 운반하던 레일이 깔린 동명항부터, 40년대 영금정 사진, 1965년 갯배나루 주변, 1966년 동명동 시외터미널 일대와 교동주택지, 60년대 속초등대 아래 영랑동 해안가 초가마을과 어선, 덕장의 풍경, 70년대 영랑호 풍경과 폭설 내린 학사평과 울산바위 설경, 척산 목우재 등 설악산 진입로까지 속초 곳곳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2장에는 50년대 속초읍사무소 풍경부터 한국전쟁 이후 설립되던 종교시설들, 63년 시 승격 이후 들어선 행정 관청들과 산업시설, 학교의 모습을 담았다. 속초의 어촌생활을 담은 3장은 주로 명태와 오징 어를 잡아 살아가는 어민들과 아낙들의 삶의 모습이 가득하다. 속초항 해안가 오징어 건조장과 명태덕장, 미역을 채취하고 멸치를 잡는 이들, 60년대 목선을 만들고 수리하며 어구를 손질하는 어촌민들이 바로 속초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3~5장에 걸쳐 청초천 빨래터, 도리원 물레방아, 1950년대 속초에서 처음 실향민들에 의해 재현된 북청사자놀음 등 생활과 민속문화의 모습과 권금성에서 본 풍경 등 설악산 전경, 60년대 강풍과 해일피해에 관한 사진도 있다. 마지막 6장에서는 1966년 처음 열린 1회 설악제 사진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