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세례축일 (나해)
이사야 42,1-4.6-7 마르코 1,7-11
2024. 1. 8. (월)
제목 : 세례를 받는다는 일은...
오늘은 예수님께서 받으신 세례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생각할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겠다고,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축복을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신앙을 고백하는 일을 예수님께서 실천하셨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참여하거나 기념하는 세례는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본보기로 삼아서 우리도 그 내용을 실천하자고 하는 것이지, 예수님께서도 똑같이 인정하시고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세례는 우리가 하느님의 축복을 따라 살 수 있도록 본보기를 보이신 일이라는 것이지, 우리처럼 신앙을 고백하면서 처음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드러내기 쉬운 것처럼, 저항하거나 거부하거나 꺼리는 일이 없이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어쩌면 예수님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세례자 요한에게서 그렇게 세례를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하는 세례와 예수님께서 하신 세례의 의미는 다르다고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다음에서야 하느님께서 성령의 모양으로 예수님과 함께 계셨다고 우리가 인정해야 할까요? 예수님의 세례를 사람의 삶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해석한다면, 분명히 올바른 의미는 그것뿐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받는 세례는 놀라운 일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든지 마찬가지이겠지만, 세례는 세상의 삶을 우선으로 살던 사람이 이제는 그렇게 살던 생각을 내려놓고,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겠다고 결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이렇게 놀랍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한결같은 마음과 자세로 드러내는 일은 아닐 수도 있기에, 실제로 세례의 효과를 세상의 삶에서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찾아올 세례의 효과를 기억하면서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청하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