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麗州)는,
나에겐 심정적으로 참 가까이 있는 동네다. 충주에서 태어나 20년 가까이 살면서,
큰집이 있는 이천에 들렀다가 이래저래 어른들 따라 숱하게 다녔던 곳이다.
풍수지리에 밝으셨던 큰아버지는 여주에 들를 때마다
조선의 풍수들이 탐냈던 명당터가 여주에 참 많다고 하시며 영릉이며 신륵사,
명성황후생가터 등을 데리고 다녔다.
국민학교 6학년 때는 신륵사로 단체여행을 갔다가 버스 타이어가 빵꾸 나는 바람에 새벽에 겨우 집에 갔던 생각도 난다.
여주엔 뭐니뭐니해도 세종대왕 영릉이 있다.
영릉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자전거 타고 올 수도 있구나!"
국보240호 천상열차분야지도. 나는 이 소중한 '별 이야기' 보물을 읽을 수 있다.
1300여 개 별들은, 오늘날도 여전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세계 천문도 가운데 가장 많은 별을 새겼다.
남녘 해안가나 제주도에 가야만 보이는 별 -노인성(老人星) :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 아래쪽의
용골자리에 속한 카노푸스(Canopus) 로, 사람의 수명(壽命)을 관장하여 한 번 보기만 해도
수명이 늘어난다고 믿었던, 그 별도 새겨져 있다.
고구려로부터 이어져 세종 임금 때에 꽃 핀 천문학 공부중. 자미원/태미원/천시원.......그 철저한 명명에 숙연해지고!
10000원권 종이돈에 새겨진 혼천의. (위의 천상열차분야지도....도 새겨져 있쥬)
눈 밝은 우리 조상들은 갈릴레이보다 별관측을 더 잘했음을 알게 된다.
앙부일구. 태양은, 낮에 볼 수 있는 최고최상의 별이 아니고 무엇이더냐!
옷깃을 여미며 입장!
영릉, 왕릉에 제사 지내는 정자각(丁字閣). 관광 왕릉이어서 그렇지, 조선시대 왕릉 제사는 정자각 위로는 못 갑니다.
워킹 데드라인이쥬~
조선 4대 세종임금 이도. 소현왕후 심씨(3대조 할머니-이름은 영영 모르쥬~)의 영릉입니다.
오날날 화제의 중심인 동네, 서울 '내곡동'에서 풍수설에 따라 이장한 곳이지요.
아무튼, 무덤 앞 '혼유석(魂遊石-영혼이 놀러오는 넓은 돌.)'이 두 개인 것은 '합장'을 했다는 표식입니다.
예감. 제사를 지내고 축문과 지방을 태우는 곳입니다.
문득, 송창식님의 <사랑이야> 노래말 가운데 "혼자 예감하던 그 순간~."하고 이걸 외웠던 생각이 났습니다.
예감 조금 가까이. 속을 찍은 것도 있지만 생략!
이젠 6억 7천만년에 오신다는 미륵을 기다리며 지은 신령한 절 신륵사입니다.
절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립니다. (규장각 7기 동문들입니다.)
아아, 신륵사의 상징! '다층전탑'. 고려시대에 만든 벽돌탑. 벽돌엔 여러 문양이 아름답지요.
국민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아버지는 이 탑에 절을 하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큰절을 했습니다.
너무 반가운 탑! 6학년 때 소풍와서 만나기도 한 탑.
같이 간 정효임샘이 찍었습니다.
이 탑으로 인해 신륵사는 벽사(壁寺)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 여주 여행가서 찍은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가 심상우)
여주 강.......저 아래, 이포보(4대강 짓으로 생긴 보)가 있습니다. 이포나루 중 하나.
경상도에서 올라온 진상품과 여러 물산들, 충주 가흥창에서 뗏목으로 싣고 와 이포나루에서,
한양으로 옮겨싣고......조선 최대의 내륙 해운길이었지요.
신륵사 '극락보전' 지붕을 물로 씻어내고 있습니다. 대략 10년 주기로 하는 행사랍니다.
이 절 안에 '아미타부처님'이 주존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신륵사의 핵심. 고려 우왕 때 나옹화상의 사리를 모신 '보제존자 석종모양부도(보물 228호).
조사부도형의 시초. 종모양이 분명한데......복숭아 생각도 나유.
사진 중앙. 조사당(보물 180호) 신륵사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
신륵사를 거쳐간 대표적인 스님. 나옹화상의 초상. 지공(指空) 스님, 무학대사(無學大師) 영정이 봉안돼 있습니다.
소나무들은 나이 100살~300년 안짝인 것들입니다.
이 산, 군데군데 수목장(樹木葬)을 한 흔적이 참 많더이다.
죽음 뒤에 복 받는 명당터라고 해서 많이 몰려드는데, 지나치면 개판되지요.
수목장은 유족들이 기념할 수 있는 곳에 하면 굳이 번잡한 곳에 안해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할듯!
왕릉, 부도, 별, 수목장.......삶과 함께 있는 죽음들도 함께 한 여행이었다.(20111028)
첫댓글 잘 보았다네요. ^^*
국보240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니 조상님들 혜안과 정교한 솜씨에 숙연해 집니다. 잘 보았습니다.
예. 최근에야 <천상열차분야지도> 보는 법을 배워서 '별'을 다시 보게 됩니다. 모르면, 팔만대장경판도 빨래판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몇년 전에 아이들과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릅니다.
심사우 선생님께서 키가 제일 크셨네요..^^
중1때 키 그대로예요. 먼저 된 것 먼저 시들고, 나중 된 것 나중까지 남고..ㅎㅎ
신륵사에서 우리 고향집이 가까워 자주 가는 곳입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아주 반갑네요. 13년간 교과서에 실렸던 내 동화 <마지막 줄타기>는 내가 여덟 살 때 이 신륵사 강변에서 줄타던 걸 오줌 지리며 본 게 모티브가 되어 몇 십 년 후에 작품화 됐답니다.
종교와 상관없이 신륵사는 갈 때마다 강가에 있는 절로 심산유곡도 아니면서 나름 멋진 구석이 많은 절로 느낍니다.
6학년때 심선생님 사진~ 내 아린 시절 사진첩을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그게 어디 있더라~ 아직 엄마집에 있는듯 하니 찾아와야할 것 같아요.
* 급하게 올리느라 語尾도 통일시키지 않고, 건너 뛴 생각도 끼워넣고 그랬지만......지우지 않고 그냥 두겠습니다.
협회 문화해설사 상우 샘이 풀어 내는 유적지 이야기가 구슈하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