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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범정(邪不犯正)
바르지 못한 사악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가 반드시 이김을 의미하고, 정의를 이길 수 있는 불의는 없다는 말이다.
邪 : 간사할 사(⻏/4)
不 : 아닐 불(一/3)
犯 : 범할 범(犭/2)
正 : 바를 정(止/1)
출전 : 유속(劉束)의 수당가화(隋唐嘉話)
사악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를 이길 수 있는 부정은 없다는 말이다. 당(唐)나라 때 유속(劉束)이 쓴 필기소설집 수당가화(隋唐嘉話)에 나온다.
당나라 정관(貞觀) 연간에 서역에서 온 승려가 주술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하였다. 당태종이 날랜 기병 가운데서 건장하고 용감한 자를 뽑아서 시험해 보게 하였든 바, 승려의 말데로 사람이 죽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였다.
당태종이 태상경(太常卿) 부혁(傅奕)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부혁이 말하였다. "이는 요사스러운 술법입니다(臣聞邪不犯正). 사악한 것은 올바른 것을 침범할 수 없습니다(若使咒臣). 신에게 주술을 걸어보도록 하십시요(必不得行). 절대 통하지 않을 겁니다."
이에 당태종이 승려를 불러 부혁에게 주술을 걸어보게 하였다. 부혁은 승려의 주술을 대하고도 처음부터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시간이 흐르고, 그 승려가 갑자기 스스로 넘어졌는데 마치 무엇에 얻어맞은 것 같았으며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였다.
이 고사에서 전하는 사불범정(邪不犯正)은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것이 바른 것을 건드리지 못하니 곧 정의가 반드시 이김을 이르는 말이다.
정의로운 사람은, 아무리 목이 말라도 나쁜 나무 그늘에는 쉬지 않으며(渴不飮盜 갈불음도천), 도둑의 샘물(盜泉)은 마시지 않는다(惡木盜泉 악목도천). 아무리 곤경(困境)에 빠져도 의롭지 못한 일을 하지 않으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부정한 방법이나 부정직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불범정(邪不犯正) 용어의 사용 예시(例示)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데 대해 "민주당의 이 대표 구하기 막무가내식 패악질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불범정(邪不犯正)'이라며 이같이 썼다. 이는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것은 바른 것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가 승리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아무리 질서가 무너진 혼란의 사회라 해도 죄지은 사람이 큰소리치고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대한민국이 돼서는 안된다." 그리고는 "이젠 민주당도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절대다수의 의석을 범죄자 비호를 위한 국회운영에서 벗어나, 국민이 부여한 국회 본연의 역할과 책무를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
'장난 끝에 살인 난다'라는 속담처럼 우스운 놀이가 큰일로 번졌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다. 하교해서 골목을 지날 때 담장 밖으로 호박순이 삐져나와 있었다. 친구들은 손으로 쳐서 순을 꺾어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을 던져 순을 맞춰 떨어뜨렸다. 모두 돌을 던져댔다. 그러다 담장 안으로 빗나간 돌이 장독대를 맞혔는지 '와장창' 옹기 깨지는 소리가 밖으로 크게 들렸다.
모두 도망쳤다. 안이 궁금해 담 너머를 살짝 들여다본 것인데 옆집 아주머니 얼굴과 마주쳤다. 아무 일 없는듯 집에 들어와 앉자마자 옆집 아주머니가 집에 찾아와 방 안에 숨은 나를 부르고 난리를 쳤다. 어머니에게 이끌려 나온 내가 다른 아이가 돌을 던졌다고 말했지만, 아주머니의 악머구리 끓듯 하는 소리에 묻혀버렸다.
대꾸가 없자 풀이 죽은 아주머니가 대문을 '쾅' 닫고 나갔다. 아주머니가 대문 밖에서 안에다 '병신 새끼'라는 악담을 퍼붓자 어머니가 밖에 나가 동네가 떠나갈 듯 서로 소리치며 어른 싸움이 일었다. 병신이란 말은 아버지가 6·25 때 전상을 입어 다리를 잃은 뒤로는 우리집의 금기어였다. 나도 평생 그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때 막 집에 들어온 아버지는 상황 설명을 듣지도 않고 회초리를 가져오라고 해 종아리를 때렸다. 처음엔 아파 눈물도 나왔지만 참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는 게 두려웠다. 어머니가 뜯어말리지 않았으면 더 맞았을 것이다. 이튿날은 걷기가 어려울 만큼 피멍이 들고, 피떡이 종아리를 덮었다.
학교 가지 말라고 아버지가 엄명했다. 간장독은 내가 깨뜨린 걸로 되어버렸다. 어머니는 옆집 줄 간장을 종일 달였다.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문 앞에 간장 항아리를 놓고 왔다. 하교 시간에 담임 선생님과 대여섯 명 친구들이 집에 찾아왔다. 다들 호박순을 돌 던져 자르던 친구들이었다.
사흘 동안이나 학교에 가지 못했다. 오른쪽 다리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서다. 저녁때 옆집에서 찾아와 부모님께 사죄했다. 내가 깬 게 아니라 다른 친구가 그랬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담임 선생님이 일일이 물어서 찾아냈다고 한다.
모두 돌아간 뒤 아버지가 나를 불러 말씀 끝에 인용한 고사성어가 '사불범정(邪不犯正)'이다. 바르지 못한 사악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정의가 반드시 이김을 의미하고, '정의를 이길 수 있는 불의는 없다'라는 말이다. 유속(劉束)의 수당가화(隋唐嘉話)에 실린 데서 유래했다.
당나라 태종(太宗) 때 서역에서 온 승려가 주술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태상경(太常卿) 부혁(傅奕)이 태종에게 한 말이다. "이는 요사스러운 술법입니다. 신이 듣기로는 사악함은 정의로움을 범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에게 주술을 걸어보게 하십시오. 절대 통하지 않을 겁니다."
태종 지시로 그에게 주술을 걸어 보게 했으나 반응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승려가 갑자기 고꾸라져서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 "사악함은 정의로움을 범할 수 없다(邪不犯正)를 늘 염두에 두겠습니다." 지금 들어도 익숙하지 않은 성어다.
아버지는 "네가 한 짓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집에 찾아와 역정을 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어른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다"라며 내 자세를 문제 삼았다. 이어 서로를 잘 아는 이웃을 대할 때는 이 말을 명심하라며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 그땐 침묵이 웅변이다"라고 해법을 제시하며 다독였다.
그 집 아주머니가 "저 애 입술 깨물고 노려보는 것 좀 봐"라고 소리치던 말을 아버지는 두세 번 더 불필요한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아버지는 "사나이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즉응적 태도가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라며 말을 마쳤다. 치료해주던 아버지는 몇 번이나 종아리를 만져줬다. 그 후 아버지는 회초리를 들지 않았다.
사실과 달라 바로잡고 싶은 생각이 앞서는 일이 살다 보면 한두 번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억울하고 손해 보는 듯한 일도 많이 생긴다. 그때마다 이겨내려고 애쓰는 일이 나중에 돌이켜보면 부질없다. 그걸 깨닫기는 쉽지 않지만, 한 번쯤은 참고 바로잡힐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도 중요하다.
지금 억울함을 토로하는 게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감정을 눌러두는 힘이 자제력이다. 단순히 참는 법이 아니라, 감정과 상황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결국 진실은 드러난다'는 강한 믿음에서 나온다. 그걸 갖춘 대인(大人)의 도량(度量)이나 풍모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자제력은 근육처럼 만들어진다. '한 번 참았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어.' 같은 긍정적인 강화 경험이 자제력을 키운다. 다만 제 장난감에 손댔다고 할아버지인 나를 쏘아보는 손주를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내 아버지가 실패해 종아리를 세게 감정을 실어 때렸듯이 가르치는 내 감정을 먼저 눌러야 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 邪(간사할 사, 그런가 야, 나머지 여, 느릿할 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阝=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牙(아,사)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邪자는 '간사하다'나 '사악하다', '바르지 못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邪자는 牙(어금니 아)자와 邑(고을 읍)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邪자는 '간사하다'고 할 때는 '사'라고 하고 '그런가'라고 할 때는 '야'로 발음한다. 邪자는 본래 고대 중국의 낭야군(琅邪郡)을 지칭하던 지명이었다. 낭야군은 진나라부터 당나라까지 존속했던 중국의 옛 행정구역으로 현재는 산둥성(山東省) 임기(臨沂)에 있는 곳이다. 글자에 이빨을 드러낸 모습이 부정적이었는지 邪자는 후에 '바르지 못하다'나 '사악하다'로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고 낭야군(琅邪郡)은 낭야군(琅琊郡)으로 표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邪(사, 야, 여, 서)는 (1)요사(妖邪) 스러우며 나쁜 기운(氣運). 사기 (2)올바르지 않은 일 (3)사람의 몸에서 병(病)을 일으키게 하는 여러 가지 요인(要因) 따위를 통틀어 일컬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간사(奸邪)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②사악(邪惡)하다 ③기울다, 비스듬하다 ④바르지 아니하다 ⑤사사(私私)롭다 ⑥사기(邪氣) ⑦품행(品行)이 부정(不正)한 사람 ⑧사사(私私)로운 마음, 그리고 ⓐ그런가(야) ⓑ어여차(야) ⓒ어조사(語助辭)(야) ⓓ땅의 이름(야) 그리고 ㉠나머지(여) 그리고 ㊀느릿하다(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간사할 간(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충성 충(忠), 바를 정(正)이 있다. 용례로는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경솔한 언행이나 점잖지 못한 태도를 사풍(邪風), 도리에 어긋나고 악독함을 사악(邪惡), 도덕적으로 그릇되고 옳지 못한 길을 사로(邪路), 사특한 생각을 사념(邪念), 그릇됨과 올바름 또는 간사함과 올바름을 사정(邪正), 옳지 못한 행실이나 간악한 행위를 사행(邪行), 바르지 않고 사악한 마음을 사심(邪心), 간사스럽고 바르지 못한 욕망을 사욕(邪慾), 부정하고 요사스러운 종교를 사교(邪敎), 올바르지 못하고 여사스러운 의견을 사견(邪見), 요망스럽고 간악한 기운을 사기(邪氣), 그릇되고 간특한 말 또는 올바르지 아니한 논설을 사설(邪說), 곧지 아니한 길 또는 부정한 마음 또는 행위를 사경(邪徑), 마음이 요사스럽고 음탕함을 사음(邪淫), 도리에 어긋나는 의논을 사론(邪論), 요사스럽고 바르지 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사인(邪人), 올바르지 못하며 간교한 수단을 사술(邪術), 마음이 간교하여 행실이 바르지 못함을 간사(姦邪), 사사스러운 마음이 없음을 무사(無邪), 모질고도 간사함 또는 그런 사람을 흉사(凶邪), 간사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함 또는 그런 사람을 영사(侫邪), 요망하고 간사스러움을 요사(妖邪), 바른 일과 간사한 일을 정사(正邪), 사악한 마음이 못 일어나게 막음을 한사(閑邪), 요사스럽고 올바르지 못함을 회사(回邪), 좋지 못한 여러 가지 그릇된 생각을 이르는 말을 사사망념(私思妄念), 그릇되고 온당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정욕을 이르는 말을 사욕편정(邪慾偏情), 바르지 못한 것은 바른 것을 감히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말을 사불범정(邪不犯正), 그릇된 것을 버리고 옳은 길로 돌아섬을 이르는 말을 사사귀정(捨邪歸正), 악한 것을 성토하고 사특한 것을 제거한다는 말을 토악거사(討惡去邪)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일컫는 말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말을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犯(범할 범)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해(害)치다의 뜻을 가진 병부절(卩; 무릎마디, 무릎을 꿇은 모양)部로 이루어졌다. 개가 사람을 해치다의 뜻이 전(轉)하여 널리 해쳐 범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犯자는 '범하다'나 '(법을) 어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犯자는 犬(개 견)자와 㔾(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㔾자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犯자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개에게 공격당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으로 보는 방법이다. 이때는 犬자가 '짐승 같은'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犯자에 '공격하다'와 '(법을) 어기다'라는 뜻이 있으니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그래서 犯(범)은 어떠한 그릇된 일에 버물려 들어가거나 침노함의 뜻으로 ①범(犯)하다, 침범(侵犯)하다 ②저촉(抵觸)하다 ③(법을)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④치다, 공격(攻擊)하다 ⑤이기다, 무시(無視)하다 ⑥거스르다 ⑦어긋나다 ⑧속이다, 거짓말하다 ⑨거치다, 뛰어넘다 ⑩만나다 ⑪일으키다, 빚어내다 ⑫범인(犯人), 죄인(罪人) ⑬범죄(犯罪), 죄(罪)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침노할 침(侵)이다. 용례로는 죄를 저지름을 범죄(犯罪),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함을 범법(犯法), 죄를 범한 자를 범인(犯人), 범죄 행위를 함을 범행(犯行), 강간이나 간통 따위 간음죄를 범함을 범간(犯姦), 잘못을 저지름을 범과(犯過), 법적으로 못 하게 하는 것을 범함을 범금(犯禁), 명령이나 법령을 어김을 범령(犯令), 제 신분과 처지를 돌아보지 않고 웃어른에게 버릇 없는 짓을 함을 범분(犯分), 맡아 있는 남의 것을 승낙 없이 마음대로 써버림을 범용(犯用), 들어가지 못하게 된 곳을 범하여 들어감을 범입(犯入), 제한된 범위를 지나서 행동함을 범한(犯限), 남의 영역이나 지역을 침노함을 범역(犯域), 남들이 언짢게 여기는 일에 간섭하거나 끌리어 들어감을 범염(犯染), 남의 권리나 재산이나 영토 따위를 침노하여 범함을 침범(侵犯), 가벼운 범죄 또는 그런 죄를 저지른 사람을 경범(輕犯), 형법 상 범죄 행위를 실행한 사람을 주범(主犯), 형벌이나 징벌에 처할 만한 행동 또는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을 사범(事犯), 몇 사람이 공모하여 공동으로 행한 범죄를 공범(共犯), 범죄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막음을 방범(防犯), 두 번째 죄를 범하는 일 또는 그 사람을 재범(再犯), 한 번 죄를 지어 처벌된 사람이 또다시 죄를 범하는 일을 누범(累犯), 간섭하여 남의 권리를 침범함을 간범(干犯), 고의로 저지른 죄를 고범(故犯), 살인과 같은 흉악한 범인을 흉범(凶犯), 바르지 못한 것은 바른 것을 감히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를 이르는 말을 사불범정(邪不犯正),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를 이르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마음이 아주 깨끗하고 청렴하여 조금도 남의 것을 범하지 아니한다를 이르는 말을 추호불범(秋毫不犯) 등에 쓰인다.
▶️ 正(바를 정/정월 정)은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正자는 '바르다'나 '정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正자에서 말하는 '바르다'라는 것은 '옳을 일'이라는 뜻이다. 正자는 止(발 지)자에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正자를 보면 止자 앞에 네모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城)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正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正자는 성을 정복하러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正자는 자신들이 적을 정벌하러 가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미에서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正(정)은 (1)옳은 길 올바른 일 (2)부(副)에 대하여 그 주됨을 보이는 말 (3)종(從)에 대하여 한 자리 높은 품계를 나타내는 말 품수(品數) 위에 붙어 종과 구별됨. 정1품(正一品)으로 부터 정9품(正九品)까지 있었음 (4)조선시대 때 상서원(尙瑞院), 사역원(司譯阮), 봉상시(奉常寺), 내의원(內醫院), 내자시(內資寺) 등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 (5)조선시대 때 세자의 중증손(衆曾孫), 대군의 중손(衆孫), 왕자군(王子君)의 중자(衆子) 등에게 주던 작호(爵號)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임 (6)고려 때 전농시(典農寺), 서운관(書雲觀), 사의서(司醫署), 내알사(內謁司), 사복시(司僕寺)의 으뜸 벼슬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에서 정4품(正四品)까지 (7)신라 때 상사서(賞賜署), 대도서(大道署)의 으뜸 벼슬 35대 경덕왕(景德王) 때 대정(大正)을 고친 이름으로 뒤에 다시 대정으로 고침 (8)정립(定立) (9)정수(正數) 플러스(Plus) 등의 뜻으로 ①바르다 ②정당하다, 바람직하다 ③올바르다, 정직하다 ④바로잡다 ⑤서로 같다 ⑥다스리다 ⑦결정하다 ⑧순일하다, 순수하다 ⑨자리에 오르다 ⑩말리다, 제지하다 ⑪정벌하다 ⑫관장(官長: 시골 백성이 고을 원을 높여 이르던 말) ⑬정실(正室), 본처(本妻) ⑭맏아들, 적장자(嫡長子) ⑮본(本), 정(正), 주(主)가 되는 것 ⑯정사(政事), 정치(政治) ⑰증거(證據), 증빙(證憑) ⑱상례(常例), 준칙(準則), 표준(標準) ⑲처음 ⑳정월(正月) ㉑과녁, 정곡(正鵠: 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 ㉒세금(稅金) ㉓노역(勞役), 부역(負役) ㉔네모 ㉕군대 편제(編制) 단위 ㉖바로, 막, 때마침 ㉗가운데 ㉘가령, 설혹, ~하더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광(匡), 바로잡을 독(董), 곧을 직(直),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위(僞), 버금 부(副), 돌이킬 반(反),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그르칠 오(誤)이다. 용례로는 어떤 기준이나 사실에 잘못됨이나 어긋남이 없이 바르게 맞는 상태에 있는 것을 정확(正確),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바르고 옳음을 정당(正當),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올바른 길을 정도(正道), 꼭 마주 보이는 편을 정면(正面), 옳은 답이나 바른 답을 정답(正答), 일정한 격식이나 의식을 정식(正式), 본래의 형체를 정체(正體), 진짜이거나 온전한 물품을 정품(正品), 엄하고 바름을 엄정(嚴正), 옳지 않음이나 바르지 않음을 부정(不正),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서 고침을 수정(修正),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거짓이 없이 참을 진정(眞正), 잘못을 고쳐서 바로 잡음을 정정(訂正),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침을 개정(改正), 태도나 처지가 바르고 떳떳함을 일컫는 말을 정정당당(正正堂堂), 정대하고도 높고 밝다는 뜻으로 대현의 학덕을 형용하는 말을 정대고명(正大高明), 소나무는 정월에 대나무는 오월에 옮겨 심어야 잘 산다는 말을 정송오죽(正松五竹), 의지나 언동이 바르고 당당하며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함을 일컫는 말을 정정백백(正正白白),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단정하게 앉음을 일컫는 말을 정금단좌(正襟端坐), 마음을 가다듬어 배워 익히는 데 힘씀을 일컫는 말을 정심공부(正心工夫),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정성스레 함 또는 허식이 없는 진심을 일컫는 말을 정심성의(正心誠意), 조리가 발라서 조금도 어지럽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정정방방(正正方方), 때마침 솟아오르는 태양이라는 뜻으로 기세가 더욱 강성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정출지일(正出之日), 바른 길과 큰 원칙을 일컫는 말을 정경대원(正經大原), 마음씨가 올바르면 학식과 덕행이 높고 어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정인군자(正人君子), 나의 뜻에 딱 들어맞음을 일컫는 말을 정합오의(正合吾意)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