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시 넘어 메일로 보낸 송년기고문을 오늘(12월17일 목요일)자에 게재, 고향지키는 공인효자 태헌이동무가, 밤엔 날 사랑하시는 송정길 선배님이 기사를 사진박어 카톡보냈슈.
서천신문 출향독자 특별기고
ㅡ '오지랖'이 주는 의미
전 정당연수원 교수 이재갑
순수우리말가운데 '멍텅구리', '싸가지', '오지랖' 등 정제되지 않은 듯 거칠게 들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건강은혜 받아 아직은 근로현장에 나가기 때문에 일요일주일성수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비대면 설교말씀생중계마저 제시간에 시청하지 못하고 12시가 돼서야 "왜 예배상황을 시청 할 수 없느냐?"고 성도한테 질문했던 필자의 어리석음을 자복(自服)하며 힘들고 어려운 경자년(庚子年)을 보내시고 하얀 소띠의해 신축년(辛丑年)맞이하실 독자님께 하나님축복을 기원하는 인사를 올리려니 바로 저 같은 사람에게 "오지랖도 넓네." 라는 비아냥이 오는 듯 자책감 듭니다. 아내한테 자주 듣는 핀잔가운데 '오지랖도 징그럽게 넓어'라는 말이 단연 첫 번째란 건 저를 알만한 독자들은 다 아십니다. 오지랖이란 말이 순수 우리말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 말의 뜻이 '앞가슴을 감싸는 부분'이란 건 최근에야 알았으니 저의수준이 어느 정도임을 독자들께서도 가히 짐작하시리라여깁니다. 오지랖이 넓으면 가슴을 넓게 감싸주는 걸로 끝나지만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사람을 가리켜 '오지랖 넓다'고 한다니 그런 사람 귀에는"오지랖이 몇 폭이냐?"는 비아냥 거림도 들리겠지요.
즉 남을 배려하고 감싸는 마음이 넓다는 뜻도 되지만 그 마음이 지나쳐서 남을 귀찮게 하였을 때는, '오지랖 넓은 사람'이란 소릴 듣기가 십상이란 말이죠. 오늘날은 오지랖이 넓은 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는 좀처럼 눈길도 주지 않는 좁은 가슴이 더 문제가 아닐까하는 염려역시오지랖 넓음 탓 일터, 이참에 진짜 오지랖을 펼쳐보겠습니다.
2년 전 2월 강원도평창에서 펼쳐진 동계올림픽 기억하시죠.
올림픽 전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나이어린 여정이가 보여줬던 이미지는'어쩜 저렇게 지 할아버지나 애비와 종자가 다를까? 저의 오판인지 아주 편안함으로 귀엽게 와 닿았어요. 그러나 그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등극한 후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반발하여 “개성 남북연락 사무소를 폭파하겠다.”는 등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는 데는 섬뜩했습니다. 그로부터 반년 만인 지난 5일, 바레인에서 열린 ‘마나마 대화’에서 지구전체를 뒤흔들며 창궐하고 있는 감염병 코로나와 관련, 북한의 실태를 묻는 외국인사에게 우리 강경화 외무장관이"그쪽 사정을 자세히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더라면 조용했으련만 ••• 북한을 걱정하고 염려되는 마음에서 “북한이 우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원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으니 이 도전(코로나19)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코멘트 한 걸 나이 서른두 살의 김여정이가 강경화외교부장관을 표적으로 삼아 보통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거친 발언을 공식채널을 통해 대외적으로 쏟아내며 그 가문의 본색을 표출하는 걸 들으면서 저의 판단은 여지없이 간사한 오판으로 판명 났습니다만, 과연 강장관의 발언이 김여정을 자극할 수준이며 강경화장관의 '오지랖이 넓은 탓' 때문일까요? 지금 우리가한가롭게 폐쇄적인북한만을 걱정하고 탓할 때가아닙니다. 당장 우리가 처한 현 상황이 문제입니다. 세계 언론들이 코로나 출현 1년이 다가오는 최근 우리 한국의 코로나 감염상황을 '아주 염려스러운 나라' 로 지적했다는 보도가 오보인지 보도내용의 진위보다는 이런 사실이 세계 언론이 다투어 터트릴 경우 송구영신에 즈음해서 '뭉치면 죽고 혼자라야 산다.'는 벽보를 바라보며 떨고 있는 우리를 어떻게 보겠는가? 일제36년 압제에서 사슬이 풀리자마자 이념•사상 문제로 동강난 민족이면서 동족상잔의비참한만행으로70년을 으르렁거리면서 살아가는 주제에 설상가상으로 저들은 배곯아도 주체사상일사천리건만 남쪽에선 영•호남지역감정도 부족해 국민의 머슴이 되겠노라고 자처했던 여•야정치인들이 상대를 자빠트리려 주야장장 싸우는 꼬락서니에 감염병까지 창궐, '방역 모범국'이라 자처하더니 이젠 하루 확진환자 1천명 이상의 기록을 세우며 위험 국이라는 불명예의멍에를 짊어질 판국에 이르렀으니 혹시 '공수처 일당독주' 여당을 쓰러트리려 벼르던 야당에겐 호재로 작용, 신바람에 살판났다고 착각하는 건아닐까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사자성어커녕 마치경사라도 난 듯 연일증가일로의 코로나 확진자수를 다투어 보도하는 극성도 한 몫을 톡톡히 한셈이라면 오지랖을 뛰어넘어 논리의 비약일까요? 우리의 극성언론을 탓하랴? 질병관리본청을나무라랴? 90년대공부했던중앙대신문방송 대학원의 원장께서 주신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분이 우리이웃 부여군 태생이신데 원장님한테 배운 것 중에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 속담 같은 말씀인즉 "언론의사명은 신속•정확도 중요하지만 ‘윤리•도덕’을 두려워함이 덕목이다" 이 말씀을 주실 당시 불과 며칠 전 일본이 사상최악의 지진으로 아비귀환인 상황에서 언론계 보도진들이 울부짖는 이재민들 앞에서 인터뷰커녕 취재보다는 함께 부둥켜안고 울며 뒹구는 모습이 매우 감동이었음을 소개하며 들려주신 사례였습니다. 이 내용을 기억함은 그 훨씬 전 야당의 사무처 당료시절에 가까이에서 모셨던온양•아산출신, 지난 7월1일 타계하신 고 황명수 어른께서 자주 당부하셨던 말씀과 견주어 간직한 기억 탓으로 여깁니다. 어른께서 주신 당부역시 "정의를 추구하되 신의와도의를두려워해야 하느니라"는 덕목이었고,"실패자는 될지언정 변절자는 되지 말아야 지만 공익을 위해서는 변절도 불사하라"는 무서운 당부이셨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의리 예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배신과 무례(無禮)가 출렁대던 정치판을 향하여 일갈 (一喝)하셨던 포효(咆哮) 이셨으며 3당 합당과 문민정부 출범 전에 함께했던 동지들의 분란을 걱정하시던 당시의 살점 흔들리던 당부로 기억을 합니다.
자 ~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도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세월빠름 앞에서는 힘이 빠지는지 서면 해변으로 자빠질 모양, 제아무리 독한 경자년도 세월의 수레바퀴까지 멈추게 할 힘은 부족한가봅니다. 우리 어릴 적 듣고 배워 외쳤던 것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였건만 올해연말연시엔 ‘지금 혼자가 되지 않으면 영영 혼자가 될 수도 있다’라는 잔인한 벽보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처지입니다. 함께 뛰 놀며 잔뼈 키웠던 동무들 선후배 동문향우들 만남은물론 명절에
부모상봉커녕 조상묘소 벌초며 예배조차 금지당한 질곡의 경자년을 서해바다에 처넣어 버립시다.
이 잔악무도한 경자년이 서해로 자빠지면 하얀 소띠의 해, 신축년 새해 아침에는 찬란한 태양이 우리에게 더 큰 희망을 안고 동쪽에서 불끈, 힘차게 떠오를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삶 속에서 고통스러웠던 지난 해, 마음고생이 크셨지만 하얀 소띠의 해 신축년(辛卯年)에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우리 서천군민의 융합(融合)에서부터 독자여러분들 가정과 생업에 풍농·풍어(豐農•風魚)의 축복이 출렁이길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에다 '오지랖은 결코 잘못이거나 흉이 아님을 확신'하며 올해의 오지랖은 이만 접겠습니다. 새해 부디 형통하시길 미리세배 드리며 다시 근로현장으로 이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