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사피엔스
‘지혜가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인류 최초의 조상을 우리는 호모사피엔스(Home Sapiens)라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자연을 길들여 인간이 원하는 일을 시작한 농업혁명은 12,000년 전 일인데, 인류가 초능력의 기술을 갖게된 과학기술 혁명은 겨우 500년 전 일이라고 한다.
2007년 ‘스티 브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이며 스마트폰시대를 열었다.
일상생활이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는 하나의 막강한 휴대용 무기가 나타났다. 스마트폰만 들고 있으면 소통도, 검색도, 놀이도, 업무도 24시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쓰는 사람을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 라 부른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2015년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에 의해 삶이 변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에 비유해 만든 신조어다.
일부가 아닌 대다수 인구가 스마트폰에 의존한 삶을 살게 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기기의 소형화와 데이터 전송비용 하락으로 스마트폰 생활화 시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나 시계같은 인간의 삶을 바꾼 물건들처럼 스마트폰이 인간 삶의 형태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24시간 끼고 사는 신세대(MZ)가 주류를 이룬다.
잠을 잘 때도 폰을 침대 맡에 두어야 안심이 되고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생명을 지탱하는 도구이자 무기다.
젊은 이들에게 휴대폰 사용을 못하게 하거나 빼앗으려 들면 죽기 살기로 저항한다. 그들에게 스마트폰은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뺏으려는 부모나 담임 선생님을 폭행하는 중학생들이 나오고,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충격적인 사회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휴대폰이 무엇이기에?
포노사피엔스에게 스마트폰은 신체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그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는다는 것은 신체의 일부를 뜯어가는 아픔이다.
MZ세대들이 군에 입대하면서 또한번 난리가 났다. 이들이 군에 들어오면서 큰 논란이 벌어진 것이 병영내 스마트폰 사용이었다.
군대는 합법적인 계급사회라 위계질서가 중요한 곳이다.
병영 내에서 부하는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사회다.
자유분방하고 민주화 의식이 강한 MZ세대들과 충돌이 불가피 했다.
군에서는 처음에 젊은 병사들을 교육과 훈육으로 바로 잡으려 하였으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위원회가 설치되고 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초기에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성 세대인 군간부들이 변하지 않은 채로 젊은 병사들만 대상으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신성한 국방의무를 하는 건 좋은데 생명줄인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건 받아드릴 수 없다는 아우성이 쏟아졌다. 병사들의 스마트폰 사용 여부를 놓고 뜨거운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다.
보안 문제, 지나친 게임, 오락 등 문제점보다 순기능이 더 많다고 판단되어 스마트폰 사용이 허락 되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했더니 병사들의 우울증이나 자살율이 급격히 감소되었다고 한다.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MZ세대들이 군생활을 하게 되면 속박감을 느끼고 위축이 된다. 스마트폰 사용 허락으로 활로를 열어준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가 되며 휴가와 외출까지 제한 되면서 위축된 병사들 심리에 숨통을 터준 셈이다.
스마트폰이 인간 생활과 밀접해 지면서 ‘노모포비아(Nomophobia)’ 란 말까지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초조하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영국의 한 보안업체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66%가 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77.4%가 특별한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했다.
포노사피엔스는 물론 보통 사람들 에게도 스마트폰을 통한 생활 밀착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통신용 휴대 전화기가 어느날부턴가 일상생활을 좌지우지 히는 문명의 이기(利器)로 바뀌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