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 김남조 (1927~ 2023. 10. 10)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 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첫댓글
기독교적 사랑의 세계와 윤리의식을 담은
시를 써온 김남조시인이 1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6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