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夢想)’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꿈 속의 생각’ 또는 ‘실현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의미한다. 상상(想像)이라는 단어에 비해 그리 좋은 의미로 쓰이지는 않는 셈이다. ‘몽상가’라는 표현도 그렇다.
그러나 아무 이득도 없는 듯한 몽상이 사실 인간의 기억력과 창의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상상의 세계에 빠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몽상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우리는 자라면서 수업 중에 몽상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엄격한 선생님의 수업 중 창밖을 내다보며 꿈을 꾸었던 적을 말이다.
몽상은 뇌의 최고의 휴식이다. 몽상을 통해 기억력과 창의성을 증진시킨다는 연구가 나왔다.
몽상은 뇌의 최고의 휴식이다. 몽상을 통해 기억력과 창의성을 증진시킨다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30~50%는 夢想
당연히 우리의 생각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 당연히 선생님에게 집중을 하지 않는다고 꾸중을 들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공상을 한다. 그리고 몽상을 한다. 그리고 꿈을 많이 꾼다. 과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생활하는 시간의 30~50%를 몽상 속에서 보낸다.
몽상은 우리가 깨어 있는 동안 경험하는 공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늘 표류(漂流)한다. 우리의 현재 세계에서 잠깐 벗어난 것이다.
몽상은 우리의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허락한다. 몽상의 휴식은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꼭 필요하다.
우리의 뇌는 집중력과 생산성을 위해서 쉬는 작업이 필요하다. 잠을 통해서만이 아니다. 좋은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긴 하루를 보낸 후나 친구와 의견 충돌이 있은 후,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무관하고 즐거운 무언가로 떠내려가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걱정스러운 상황을 잊고 거리를 두도록 도와줄 수 있다.
영미권에서 몽상(daydreaming), 즉 드림 비전(dream vision)은 중세 시인들이 꿈을 서술하기 위해 관습적으로 널리 사용하던 형식이기도 하다.
서술자나 작가가 대개 봄날의 경치가 펼쳐진 전원에서 잠들어 그가 앞으로 관계 맺게 될 사건, 즉 그가 책이나 시 속에서 계속 이야기해 나갈 사건을 꿈꾸게 된다.
몽상은 한 때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偶話를 만들어내
흔히 그들은 꿈속에서 사람이나 동물 안내자로부터 안내를 받는다. 그들이 꿈으로 꾼 사건들은 부분적으로는 풍유(allegory)나 우화가 많다. 그래서 드림 알레고리(dream allegory)라고도 부른다.
몽상 양식의 작품들 가운데 후세에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예로 13세기의 프랑스 궁정풍의 연애 교훈시 ‘장미설화’, 그리고 중세의 대표적인 서사시인 단테의 ‘신곡(神曲)’이 있다.
‘장미설화’의 전반부는 1225∼1230년에 궁정시인(宮廷詩人) 기욤 드 로리스가, 후반부는 장 드 묑이 1769~1778년에 집필했다. 주인공인 ‘연애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성의 상징인 장미를 얻고자 하는 꿈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14∼15세기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켜 유명한 장미설화 논쟁을 야기시켰다. ‘한가(閑暇)’ ‘환대(歡待)’ 등의 자기편과, ‘경계’ ‘질투’ 등의 적(敵)이 있어, 그것들을 통하여 연애심리를 설명하면서 여성 숭배 등의 궁정풍의 연애 범절을 가르친다.
유럽 각국에서 번역되고 개작되었는데, 특히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의 영어 번역이 유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몽상 속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대상과 이야기할 수 있다. 중세시대 단테의 신곡을 비롯해 유명한 작품이 몽상이라는 알레고리 속에서 나왔다.
몽상 속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대상과 이야기할 수 있다. 중세시대 단테의 신곡을 비롯해 유명한 작품이 몽상이라는 알레고리 속에서 나왔다.
몽상은 최고의 휴식, 기억력 창의성 높여
최근 과학자들은 이런 무의미하게 보이는 몽상(daydreaming)이 기억력에 좋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들은 마음이 가는 대로 떠올리는 몽상이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뉴욕 대학 의과대학 신경학과의 릴라 다바치(Lila Davachi)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2~34세 남녀 16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했다.
MRI 촬영 당시 실험 참여자들은 얼굴이나 사물 혹은 바닷가나 산 같은 이미지들을 바라보도록 헸다.
또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왜 그런 이미지들을 보고 있으며, 나중에 어떤 질문이 주어질 것인지 등 질문을 던지지 않고 그저 바라보게만 했다.
그들이 이미지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연구자들은 “좋은가, 싫은가?” 혹은 “행복한가, 불행한가?” 같은 질문만을 던졌다.
이미지를 다 보고 난 뒤 참여자들은 누워서 휴식을 취했고 무엇이든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대로 상상했다.
참여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연구진이 이들의 뇌활동을 MRI로 관찰한 결과, 기억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두 개의 구역이 강하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바치 교수는 “격렬한 인지활동 뒤의 작은 휴식이 기억력 향상과 관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깨어 있지만 자유로운 생각을 할 때가 바로 휴식”이라고 강조했다.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휴식을 취한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연일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사회다. 그저 창 밖의 나뭇잎만 바라보면서 아무 정신없이 우리의 뇌가 움직이고 작동하는 대로 놔두자. 그리고 멍하니 쳐다만 보자.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