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튼 역’
작가 ; 존 더스 패서스(1896-1970)
초판 ; 1925
작가 더스 페서스는 폴투갈 계 미국 이민자로서 뉴욕에서 변호사를 하는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남북 전쟁 때 나팔수로 종군했으며, 어머니는 버지니아 출신이다.
패서스는 하바드 대학을 나와서 1차 대전 때 의무부대원으로 참가했다. 전쟁 체험을 근거로 전쟁의 비인도성, 그리고 공포를 묘사한 세 명의 병사(three soldier)로 이름을 알렸다.
맨해튼 역은 1차 대전의 전전 세대와 전쟁 세대, 그리고 전후 세대와 3대에 걸쳐 뉴욕을 무대하여 펼쳐지는 장편 소설이지만 수법은 단편을 묶어 놓은 연작소설 형식이다. 많은 등장 인물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또 등장한다. 얼핏 보면 잡다한 문맥을 통한 거대한 뉴욕을 매우 인상적으로 그려내는 도시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은 각각 혼자서 살아간다. 이 각각의 인물은 간혹 서로 만나기도 한다.
(맨해튼 역)
이 소설에는 많은 등장 인물이 만나고, 헤어지고 있어서 일관된 통일성이 없다. 인상파의 수법으로 복잡한 뉴욕의 모습을 독자에게 떠오리리게 해 준다. 비교적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여배우 에렌과 신문기자 지미이다. 이 두 사람을 따라가 보면 많은 이야기가 나타난다.
에렌과 지미는 어려서부터 뉴욕에서 살았다. 서로 만나는 것은 성인이 되고나서이다. 에렌은 이미 2년 간 결혼생활을 했다. 스텐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스텐은 대도시의 생활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살한다. 엘렌은 그 다음에 변호사 조지 볼드윈과 잠시 관계를 맺었다가 지미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러나 이 결혼도 오래 가지 못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에렌은 조지 볼드윈과 결혼하고 지미는 뉴욕을 떠난다.
지미를 따라가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타난다.
경리 사원 샛자는 쇠약한 아내가 입원을 해서 딸을 분만했으므로 병원으로 찾아간다. 새로 태어난 딸에게 그의 어머니이 이름을 따서 에렌이라고 지어주었다. 아내인 수지는 병원 생활에 싫증이 나서 거의 신경질적으로 되어 있었다.
몇 년 후에 수지가 병사하자 셋자는 거의 혼자 손으로 에렌을 키운다. 그는 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열심히 일을 한다. 에렌이 성장하여 무대에 서게 되고, 마침내 존 오글로소프라는 남자 배우와 결혼하지만 결혼 생활은 불행해졌다. 남편은 배우로서는 뛰어났지만 배신자였다.
지미 하프는 어머니와 함께 유럽에서 미국에 왔지만 어머니는 병사하고 돈 많은 숙부에게 맡겨진다. 지미는 그것이 싫어서 신문기자가 된다. 지미와 잘 알고 지내는 여배우 에렌과 하숙하고 있어서 이를 통해 지미는 에렌을 알게 된다.
한편 에렌은 폭주하는 대학생과 사귄다. 에렌은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집을 뛰쳐 나온다. 애인인 스턴은 대학에서 쫓겨나 더욱 술에 빠진다. 에렌은 젊은 변호사나 후자의 후원에 접하나 스턴을 사랑하기 때문에 후원을 거절한다. 그러는 동안에 그녀는 여배우로서 인기를 얻어 호텔 생활을 버리고 호화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전쟁에 들뜬 뉴욕에도 남녀의 애증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에렌이 정식으로 이혼하고 나니 연출가들이 끊임없이 유혹을 한다. 에렌과 스턴의 감정도 뒤따른다. 연출가 하리 콜드와이저는 에렌에게 청혼한다. 에렌은 배우로서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 연출가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밤에 에렌이 그 연출가와 식사를 하는 중에 그는 흥분하여 권총으로 위협한다. 그 위기는 주변 사람에 의하여 모면하지만 하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에렌에게 구혼한다.
자포자기한 스턴은 아파트에 기름을 붓고 불은 질러 자기도 큰 화상을 입는다. 스턴은 죽고 에렌은 마음의 큰 상처를 받는다. 스턴의 친구인 지미와 함께 있는 것이 에렌에게는 작으나마 위안이 되었다. 에렌과 지미는 전쟁 중인 유럽으로 가서 적십자 활동을 하다가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함께 귀국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지미는 희망을 잃고 직업도 포기하고 에렌과 헤어지낟 에렌도 이제 인생에 지처 옛날의 법률가와 합친다. 지미는 직업도 가정도 버린다. 맨해튼을 떠나기 위해 페리를 기다리는 동안에 그는 몇 달 만에 인생의 행복을 다시 맛본다.
소설 맨해튼 역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는 영속하는 것은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만났다 헤어진다. 뉴욕 사람들의 사생활도 마찬가지로 불안정하다. 뉴욕 사람들이 사회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이야기를 한다. 이 소설에서는 사람들의 온갖 운명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등장하는 사람이 아니고, 뉴욕이라는 도시이고, 맨해튼이다. 도시라는 힘이 사람을 끌어 모우고, 흩어버린다. 이 도시에 적응하는 사람은 살아남고,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라진다. 지미는 뉴욕을 떠나므로 유일하게 도시에서 빠져 나온다.
근대적인 대 도시의 삶을 더스 패서스는 비판적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는 용광로 시대라고 말하는 1900년부터 1924년까지 전개된다. 맨해튼 역은 도시의 성장이 외로움, 군중 속에서 몰락, 갑작스런 빈곤, 안절부절하는 불안, 등 어떤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소설의 제목인 맨해튼 역은 이런 도시의 상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맨해튼 역은 등장인물들이 도착하는 장소이고, 갈아타는 장소이다.
맨해튼 역은 근대에 가장 중요한 대도시 소설로 꼽힌다. 더스 패서스가 이 소설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그때는 아주 새로운 것이었다. 한 순간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병렬하고, 이 이야기에서 저 이야기로 건너 뛰는 몽타주 기법으로 마치 영화나 사진처럼 도시를 한 순간에 드러낸다. 개별의 장면들을 복합적으로 제시한다. 이것을 콜라쥬 기법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몽타주 기법과 콜라쥬 기법을 이용하여 뉴욕의 움직임과 성장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