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미디어처돌이
*중간에 몬스트로엘리자수(크리쳐) 짤 있음, 피범벅 주의*
스포주의
영화에 대한 비판 때문에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직접 보고 나니까 비판점이랑 내 해석이랑 달라서 써 봄!
1. 단순히 여성 개인이 외모 강박으로 스스로 자멸하는 이야기다?
난 이것 보다는 쇼비즈니스 업계에 대한 비판이라고 생각했음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후반부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하는데
주인공이 심각하게 외모강박에 시달리게 되는 주된 원인은 남자들이잖아?
(남프로듀서, 약을 처음으로 전파한 남간호사)
근데 마지막 새해 전야 쇼에서 여자, 남자,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가 몬스터가 쏟아낸 피 범벅이 된단 말이지
이 부분에서 왜 직접적 가해자인 남자들을 해하는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선량해보이는 사람들한테도 피를 쏟아낸 걸까 생각했음
이 작품이 비판하고자 하는건 외모에 집착하는 여성이 아니라
그 외모를 찬양하는 대중과 업계임
대중이 환호한 것
=
남프로듀서가 거르고 걸러 뽑아낸 "예쁜" 여성
그 여성을 찬양하면서
결국 남성 프로듀서가 여성을 평가한 기준
&
착취적인 업계를 응원한거나 마찬가지니
환호한 우리 모두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것임
그리고 그걸 카메라 렌즈에까지 피를 뿌리면서
이걸 바라보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도 결국 똑같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았음
(여담이지만 초반에 엘리자베스가 화장 고치고 얼굴 박박 문지를때 충분히 예쁜데 왜 그러지? 라고 생각한 나 자신을 반성했음... 나도 똑같지 뭐... 화장을 어떻게 하든 중요한건 그냥 사람인데...)
그래서 여성들한테 외모정병 안 고치면 ㅈ된다? 는 식의 경고 보다는
이 착취적인 업계에 환호하는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난 느꼈음
2. 감독이 여성의 몸을 관음적인 시선에서 다룬다.
계속 빵댕이 펌피럽 하는것도 처음에야 좀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후반부로 갈수록 빵댕1...빵댕2...빵댕3...빵댕 28488... 이런단 말임
다 비슷하게 예쁜 엉덩이라 누구건지도 잘 모르겠고...
옷만 갈아입히면 솔직히 누구 엉덩이인지 구분도 안 갈것 같고...
비하인드 인터뷰에서 그 엉덩이들은 모두 완벽하게 제작된 가짜 엉덩이이기도 했음
예전에 책에서 어리고 예쁜 "정형화된" 여자 아나운서를 뽑는게
다른 여성으로 대체하기 쉬워서 라는 구절이 생각났음
비슷하게 예쁘니 바꿔도 티가 안 나잖아?
생각해보면 미디어에서 개성이 있는 건 남자들 뿐임
여자들은 비슷하게 아름답고 반짝거리지
엘리자베스도 수로 대체되었고
그렇게 수 다음에도 비슷하게 예쁘고 어린 진행자를 뽑겠지?
계속해서 빵댕이를 보여주는 건
상품 마냥 대체될 수 있는 여성의 몸을 나타낸거 같았음
하나의 정형화된 미의 기준으로 여성들을 채찍질하고
그 기준에 맞춘 아주 극소수를 뽑아 착취하다가 또 다른 극소수로 대체하는것... 이게 진짜 호러지...
욕실 장면에서는 노출이 있어도 목욕탕 간것마냥
무미건조하게 그리는걸 보고
더 확신하게 되었음
개성 없는 예쁜 엉덩이의 향연...
그리고 나름 개성이었던 엘리자베스의 몽고반점이 수가 되면서 작아진 장면을 보고 개성을 없애는 연예계를 나타내는것 같았음
3. 몬스터 수는 단순히 외모 집착의 결과를 보여주는 혐오스러운 덩어리일 뿐이다?
내 해석은 마지막에 나온 크리쳐는 뭉쳐진 하나의 축늘어진 덩어리 같지만
예쁜 수의 눈, 가느다란 팔, 엘리자베스의 아름다운 얼굴,
조그마한 귀, 토해낸 아름다운 가슴...등등
이렇게 아름다운 부분도 뭉쳐져있음
마치 콜라주한 것처럼.
그래서 그 크리쳐가 미디어에서 바라는 미의 기준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 같았음
자, 너희들이 바라는 그 아름다운 것들을 다 합쳐봤어? 어때?
아직도 아름다운 것 같아? <-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남프로듀서가 새해 전야쇼가 자기가 만든 완벽한creation(창조물) 이라고한 점
+
예쁜 수가 서브스턴스를 맞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논리적'으로는 몬스터가 더 나은 외모를 가진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게 맞단말이지?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들 기겁하고 도망가는 크리처가 나왔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기준을 갖다붙여서 만들어지는건 망가져버린 크리쳐 밖에 없음
외적으로는 완벽할 수 있겠지
몬스터가 본 환영처럼 다들 박수치고 찬양하는 스타의 내면은
사실 망가져버린 몬스터일 수 있겠다고 생각함
감독님이 엘리자베스가 느끼는 진정한 자신이 몬스트로엘리자수라고 하셨다고 하니 이 해석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4. 결론
영화가 누군가는 엘리자베스에게 이입해서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본 건 업계, 대중에 대한 비판이었음
외모정병이 이렇게 여자인생을 망칩니다!라고 생각하기보단
지금까지 본 미디어 속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고 찬양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영화였음
첫댓글 디즈니플러스 공개완
내용해석 재밌다 영화도 신선했어 근데 노인한테 폭력적인 장면을 너무 자세히 보여줘서 그건 좀 힘들더라ㅜㅜㅜ
달려갑니다 디플
맞아 원래 이런 식으로 주인공이 자멸하는 영화는 주인공 혼자만 괴로워하는데 마지막에 관객 모두에게 피 뿌리는 거 보고 너무 통쾌하고 '너희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말하는 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음. 이 영화 보고도 뭐 과욕이 화를 부른다 이런 식으로 얕게 해석하는 한남들 때문에 열불터짐;
좋은 해석이다 이게 더 와닿네 이마를 탁치고갑니다
완벽한 해석
좋은 해석이다!
나도 처음에는 서브스턴스가 훌륭한 영화인 것과는 별개로 페미니즘적으로는 다소 뒤쳐진 담론을 다루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예를들어, 엘리자베스 정도의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여성이 왜 고작 노화를 견디지 못하고 자기혐오에 빠져야만 했나?
> 갠적으로 모든 여성들이 중년이된다고 해서 다 외모강박이 심해지는게 아닌디 2024년에 묘사하기엔 너무 납작한 여성상 아닌가? 싶었거든
근데 이 부분은 본문 감상대로 엘리자베스의 성공이 철저히 메일게이즈가 지배하는 쇼비즈니스 업계에서 꽃피운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됨.
엘리자베스에게 미모, 젊음은 단순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넘어서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져다준 수단이었기 때문에 평생을 그 시선을 내재화하면서 살았을거니까...
외모 칭찬도 여성을 좀먹는 '평가'라는게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지
다만 영화가 그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도 너무나도 쇼비즈니스적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좀 아쉽긴 해
비판적인 주제의식을 담았지만 흥행을 위한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줄 장면들 역시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을 취했다 생각해 감독이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단순히 성적대상화 장면 외의 영화 후반부 가 더 그렇게 느껴짐
물론 어디까지나 다른 알탕 영화나 벡델테스트도 못넘길, 여성서사라곤 하지만 가부장제 프레임을 답습하는 작품들에 비할 바는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눈물도 흘리면서 너무 재미있고 뜻깊게 본 영화이고 잘만든 페미니즘 영화라 생각해
오히려 비판적인 감상이든, 긍정적 감상이든 다양한 관점의 감상을 볼 수록 더 좋아지는 영화더라고 ㅋㅋ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여성 커뮤니티에서만 나눌 수 있는 감상이라고 생각해서 댓 달아봄
카메라 렌즈에까지 뿌린다는 지점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네 진짜 쩐다
오 너무 좋은 해석이다..
와 더 와닿는 좋은 해석이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고마워!
해석 다시 읽어봐야지
오 카메라에 피 뿌리는게 관객한테도 뿌려지는 거라고는 생각 못해봤네!!
난 이 영화 너무 슬펐음 여러모로 ...
꺄 좋다 좋다 맞는 거 같아
오 대체 가능하기때문에 예쁜 여자뽑는다는거 완전 오ㅏ닿는다 ..ㅜ
걍 그 자체로 아이코닉한 여연한테도 한때는 ㅇㅇㅇ 비켜 포스트 ㅇㅇㅇ 하면서 신인 여돌나오묜 언플할때 꼭 이용당햇엇잖아 .. ( 이런 글에서 굳이 이름 언급하는게 아닌것같아서 이름은 안쓸게)
과거 정상급이엿던 여연이 유툽같은데서 자기 나이들고 예전느낌 안난다 하는 영상에 언니 지금도 그때랑 똑같은ㄷㅔ요 나이는 나만먹엇다 이런 댓글들도 생각나곺..
좋은 해석글 퍼와줘서 고마워
맞아 단편적으로는 외모 강박으로 보이지만.. 넓게 생각하면 저 업계에 대한 비판도 느껴졌어 처음에야 몬스터수가 피를 뿌리는게 경악스러웟지 두번째 관람때는.. 슬펐어
나도 이렇게 봤어,, 외모정병 또한 미디어와 이 세태가 오직 여자의 어리고 젊고 아름다움에 대해서만 찬양하고 소비하니까 만들어진거고.. 너무 슬프고 화나는 영화야
아주 아기때부터 이런 매체를 보고 커 왔어서 도대체 어떻게 외모정병을 탈피 해야 될지 모르겠어
나는 지금 삼 십대여서 어느 정도 덜한 축이지 지금 십대 이십대들 진짜 너무 심한 거 같아 비꼼 아님 안타까워서 그래
요즘 아이돌은 호르몬까지 조절 한다는 것 듣고 진짜 깜짝 놀랬거든
근데 보이는 게 모든 방법을 다 써서 그렇게 외모 최정상을 올린 여자들 뿐이니까 정병 안 할 수가 없겠더라
오 진짜 좋은 해석이다 나도 보면서 우리나라 케이팝 산업도 생각나던데..
나도 선정적 장면이 불필요하게 많다라는 비판이 오히려 의미있게 느껴졌어 과도한 클로즈업과 롱테이크가 그 엉덩이와 섹스어필이 쓸모없는 장면이라고 생각되게 만든 것 같았음
와 오늘 디플 통해서 봤는데 너무 와닿는 해석이야
이런 해석도 되겠다
해석 완벽해..
이거야.. 완벽해.. 엘리자베수가 혼자 외모정병걸린게 아니잖아 업계와 사회가 보내는 외모찬사 비판 모든 메시지들이 핵심같애 영화 너무 좋았다죠
어제봤는데 공감
새해전야쇼리고 뭔투자자들? 백인
할배들 나올때 뼈져리게느낌
난 진짜 너무 좋았어 이 영화 ㅋㅋ 해석 너무 좋다
와 이 해석 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