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태백의 삼수령(해발935m)은 태백과 정선군을 연결하는 35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갯길로 태백시내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동해안을 따라서 내려오던 백두대간인 두타산, 덕항산을 지나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매봉산으로 향하는 산줄기에 위치하고 있다.

삼수령의 이런 지리적인 특징때문에 이곳에 내린 비는 남쪽으로는 낙동강발원지인 황지천을 거쳐
영남지방 들판을 지나 남해로 흘러간다.북쪽으로 정선 아우라지를 거쳐 남한강, 수도 서울을 지나 서해로 흘러간다.
또한 동쪽으로 오십천 계곡을 거쳐서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이런 지형적인 특징때문에 삼수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태백시내와 가까운 평범해 보이는 고갯길이지만, 삼강(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발원지라는 지리적인 특징과
의미를 갖는 곳이다. 삼수령의 비문은 이렇게 기록한다.
"이 고개의 이름은 큰피재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길은 태백시로 들어가는 관문이며
낙동간, 한강, 오십천의 삼대강이 발원하고 민족의 시원인 태백산을 상징하는 삼수령(三水嶺)이기도 하다.
태백에서 분출되는 낙동강은 남으로 흘러 영남곡창의 질펀한 풍요를 점지하고 공업입국의 공도들을 자리잡게 했다.
한강 역시 동북서로 물길을 만들면서 한민족의 수도를 일깨우고 북부의 기틀인 경기지역을 일으켜 세웠다.
오십천도 동으로 흘러 동해안 시대를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의미는 삼강의 발원지인 태백을 찾은 이에게 삼수령의 상쾌한 휴식을 권하며 이 비를 세운다."

이웃 삼수령 정상 휴식터에 있는 삼수정 앞 상징탑에서 삼수령의 글을 아래에 옮긴다.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명(命)으로 빗물 한가족이 대지(大地)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삼수령(三水嶺)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강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 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밖에 없는
빗물 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삼수령만이 전해주고 있다."

삼수(三水)란 한반도 남부를 적시는 세 강. 서해로 흘러드는 한강, 남해로 가는 낙동강,
그리고 동해로 유입되는 오십천을 말한다.
그런데 이 세 강의 원류가 신기하게도 모두 태백 근방에서 발원한다. 삼수의 원천이 깃든 곳은 어딘가.
두 개의 산줄기가, 더 정확히 말하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Y’자 형태로 만나 생긴 계곡이다.
삼수령 피재는 바로 이 세 계곡의 중심, 두 산줄기의 교차점이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피재에 떨어진 빗방울은 세 개로 쪼개져 각기 다른 계곡으로 흘러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 물은 계곡 어디선가 솟거나 내를 이루어 강줄기의 원류가 되는데 그것이 금대봉 산기슭의 검룡소(한강),
태백의 황지(낙동강), 그리고 낙동정맥의 태백 인근 산간에서 시냇물이 추락하는 통리의 미인폭포(오십천)다.
서로 자동차로 15분 이내 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