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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08 남산중 3-4 원문보기 글쓴이: -_- v
[ 이 로봇이 기억나는 분이면 이제 중년이 되었겠지요 ? ]
우리나라에서도 30대 이후 세대는 대부분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마징가 Z 는 1970년대 일본에서 만화로 만들어지고 이후 만화영화로까지 제작 된 SF 거대 로봇 만화의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전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랜 다이저로 이어지는 연작들이 계속 출시되었고,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 V 도 사실 마징가 Z 의 시놉시스를 모방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 최근 복원되었다는 로보트 태권 V 의 포스터입니다
아쉽지만 마징가 Z 를 모방한 작품입니다 ]
그만큼 만화영화로 극화되기 전 이미 원작자 나가이 고 ( 永井 豪 1945 ~ ) 가 장편만화로 탄생시킨 마징가 Z 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비록 만화지만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던 원작자의 노력으로 등장인물이나 장면에 등장하는 많은 배경들이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상당히 자세히 묘사된 부분이 많습니다.
[ SF 만화의 거장 나가이 고는 밀리터리 매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
주로 어린이를 상대로 제작할 수밖에 없는 애니메이션에서는 편당 시간적 제한, 주 관객대상 등 여러 이유 때문에 단순히 마징가 Z 와 악당 로봇와의 대결로만 극화되어 원작인 만화에 비해 어쩔 수 없이 스토리를 단축한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만화영화로만 어렴풋이 마징가 Z를 기억하시고 있는 분들은 과연 그랬었나 ?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 마징가 Z에서 방위대 전차로 등장하는 독일 4호전차 ]
그런데 원작에 묘사 된 마징가 Z 의 스토리는 제2차 세계대전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소문난 밀리터리 매니아로 알려진 원작자 나가이 고가 처음부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만화를 그렸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부터 마징가 Z 에 숨어있는 밀리터리 그리고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천재를 악마로 만든 왕따
나가이 고의 원전 만화를 보면 마징가 Z 에서 적의 수괴인 헬 Hell 박사가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경위가 자세히 나옵니다. 헬 박사는 독일 출생이었는데 흉측한 외모 때문에 어려서부터 왕따를 당해온 불행한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 머리하나는 비상하여 공부를 상당히 잘하였던 천재였는데 외모적인 콤플렉스를 학교성적으로 만회하고자 더욱 노력하였습니다.
[ 악당의 괴수 헬박사 하지만 그의 과거는 불행하였습니다 ]
친구도 없이 사회와 담을 쌓고 공부에만 매진하던 그는 독일 최고 명문대학의 물리학과에 수석으로 진학하게 되었는데 여기에서도 1등을 놓쳐 본적이 없었을 만큼 오로지 학문에만 탐익하였습니다. 그러던 헬에게 우연히 봄날이 찾아왔는데 그것은 일본에서 유학 온 아름다운 마리코라는 여인 때문이었습니다. 우연히 그녀의 공부를 도와주며 가까와진 헬은 그녀와 함께 유학 온 일본 출신 동급생 카부토와도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면서 인생최고의 아름다운 날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에 용기를 얻은 헬은 마리코에게 청혼을 하려고 꽃을 사들고 기숙사를 방문하였으나 거기서 카부토와 마리코의 진한 키스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헬은 이들이 약혼자 사이임을 알게 되어 몹시 실망하였고 아픈 마음을 술로 달래면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가에 쓰러진 어린 소녀를 일으켜 세우게 되었는데 흉악한 외모 때문에 치한으로 오해한 아이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그에게 다가 온 더한 충격은 이제 것 놓쳐 본적이 없었으며 헬의 유일한 자존심이기도 하였던 1등의 자리를 카부토에게 내어 주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헬은 카부토가 마리코를 이용한 미인계로 자신을 유혹하여 공부를 소홀히 하게 만들고 그 틈을 타서 1등에 오른 것으로 오해를 하고 수치심과 배신감으로 분노에 가득 차 카부토를 권총으로 저격하려다가 미수에 그쳐 학교를 퇴학당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모든 사회의 편견과 냉대 그리고 첫사랑의 아픔은 반드시 복수하여 자신의 발아래 굴복시켜야 할 대상으로 헬은 가슴깊이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만화지만 외모로만 사람을 평가하여 소외시키는 것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고 그 고통만큼 사회에 적개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카부토와 마리코는 마징가 Z 조종사 카부토 고지 ( 한국명 쇠돌이 ) 의 조부모들이고 특히 카부토는 마징가 Z 를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스토리전개상 원작만화와 에니메이션 제 1 화에서 헬박사는 자신의 야망을 잘 알고 있던 카부토의 연구소를 기습하여 죽임으로써 헬과 쇠돌이가 처음부터 철천지 웬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 마징가 Z 의 발명자 카부토 주조박사 (上) 와 손자인 조종사 카부토 고지 ]
어쨌든 그러 저럭 세월이 흘러 헬은 독일의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는데 이때 그에게 감동을 안겨준 한 인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히틀러였는데 군중을 휘어잡는 놀라운 언변과 자신감, 게르만 우월주의를 주장하면서 타민족을 탄압하고 세계 정복을 외치면서 제1차 대전 당시 승전국들에게 하나하나 복수를 하여 나가는 모습에 헬은 철저히 매료가 되었고 작가 나가이 고는 자연스럽게 헬박사의 이미지에 히틀러라는 악인을 이입시켜 버립니다.
[ 헬박사는 놀라운 독일의 비밀병기를 만들어 내었으나
자신의 야심을 위해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그려집니다 ]
헬은 이후 독일 비밀무기개발국의 책임자가 되어 Tiger 전차, Me-262 제트기, V-1, V-2 같은 무기개발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끝까지 보유한 비장의 기술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차후 자신이 세계 정복의 주인공이 될 때 이용하려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이때 헬박사가 모든 기술을 나찌에 제공하였다면 나찌가 세계정복을 완료하였을 것이라고 나가이 고는 담담히 그려 내려가고 있습니다
나찌의 비밀무기를 개발하던 헬 박사는 생체공학에도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우슈비츠 유태인 수용소에서 수많은 생체실험을 반복하면서 기술을 축적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지능과 기계를 결합한 거대 로봇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부하가 될 인조인간 병력을 만들어 내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 만화에서 헬은 아우슈비츠에서 생체실험을 주도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
* 비록 만화지만 역사적 사실을 재미있게 각색한 나가이 고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들을 가지고 생체실험을 자행한 나쁜 짓으로만 따진다면 나찌보다 일본이 한수 더 위에 있다고 생각되는데, 작가는 이런 점은 애써 외면하면서 만화에서 나찌와 헬 박사일당을 같은 연장선상에 놓고 반대로 주인공들을 일본인으로 묘사한 것은 정말 자가당착적인 나쁜 행위라고 august 는 비판합니다.
[ 사실 日帝의 악랄함도 못지 않았습니다 ( 731 부대 전경 ) ]
전쟁말기 전투로 중상을 입은 귀족 출신의 SS 지휘관 브로켄이 헬 박사의 연구실로 후송되어 오는데 거의 사망 직전이었습니다. 헬 박사는 그동안 실험결과를 응용하여 브로켄의 목을 절단하여 살아있도록 만들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몸은 사이보그로 만들어 환생시키는데 그 인물이 헬 박사의 오른 팔로 활약하는 브로켄백작입니다.
[ 친위대 복장을 하고 있는 헬 박사의 오른팔 브로켄 백작 ]
한국에서 1975 년 마징가 Z 가 MBC 에서 처음 방영되었을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폭력적인 만화영화 방영을 금지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마징가 Z 시리즈는 꼬맹이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도 불구하고 중도에서 방영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시리즈 초반부에 등장하는 아수라백작은 알아도 작품 후반부에 나오는 브로켄백작에 대해서 생소하신 분들이 많 것입니다.
[ 국내에는 또 하나의 부하인 아수라백작이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
브로켄백작은 헬 박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인조인간인 아수라백작과 더불어 헬 박사의 직계 2 인자들 이었습니다. 미케네 유적지인 파도스섬에서 발굴된 남녀 미이라를 결합하여 만든 아수라백작은 인조인간 부대인 철가면군단을 지휘하였고, 브로켄 백작은 휘하에 철십자군단을 지휘하였습니다. 그런데 마징가 Z 에서는 이둘 사이가 거의 견원지간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 만화에서 이 둘의 사이는 견원지간이었습니다 ]
헤게머니를 거머쥔 자의 바로 아래 있는 2 인자들의 힘이 서로 엇비슷할 때 협력보다는 경쟁을 하기마련인 인간사회의 평범한 구조를 만화에서 그대로 묘사하여 놓았고 헬 박사는 아수라백작과 브로켄백작의 경쟁심과 라이벌의식을 부추겨 자신에 대한 충성 경쟁을 유도 하였습니다. 이 정도의 스토리 구조면 어린이용 만화의 범주를 넘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만화지만 인간사 굴곡과 경쟁관계가 잘 묘사되었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브로켄백작과 그가 지휘하는 철십자군단은 영락없는 나찌 군대의 부활이었습니다. 브로켄백작이 SS 장교 출신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가 지휘하는 부대의 이름이 Iron Crosses 라는 것만 보아도 그러합니다. 철십자군단이 개인화기로 보유한 장비도 흔히 독일군 기관단총으로 불리는 MP-40 이고 복장 또한 제 3 제국 군복과 다름없습니다.
[ 브로켄과 철십자군단 ( 上 ) 은 부활한 나찌군단이었습니다 ]
한 때 동맹국이어 그런지 일본에는 유독 독일군 매니아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가이 고의 작품을 보면 헬 박사도 그렇지만 브로켄과 철십자군단처럼 독일과 관련된 부분은 악의 축에 세워놓은 반면 일본인들은 평화를 수호하는 정의의 사도로 작품을 전개하였습니다. 왜 그랬을 까요 ? 아마도 은근슬쩍 자신들의 원죄를 희석시켜 왜곡하고자 가증스런 시도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
한 컷 그리고 숨의 뜻
앞글에서 헬 박사, 브로켄 백작, 철십자 군단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지만 만화의 한 컷에 나오는 무기류도 나가이 고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는 원작을 애니매이션으로 극화할 때 직접 참여하여 이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관여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점은 한국의 만화가나 영화제작자들이 본받아야 할 측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세밀한 묘사는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
먼저, 모든 SF 영화가 그렇지만 악당의 공격을 제일 먼저 막기 위해 애쓰는 것은 있으나 마나한 방위대인데 당연히 (?) 악당에게 방위대가 무참히 깨지고 난후 주인공이 나타나 적을 통쾌하게 무찌릅니다. 그런데 마징가 Z 에 등장하는 방위대 ( 아마도 자위대 인 듯 ) 의 주력 전차가 독일의 4호전차 입니다.
[ 애니매이션 오프닝 타이틀에 등장하는 방위대전차 ]
아시다시피 4호전차는 전쟁 중반이후 重전차에 지존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전쟁 내내 가장 많이 사용된 독일군의 주력전차였습니다. 비록 그 성능이 후에 등장한 5호전차, 6호전차, 소련의 T-34 에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그 깔끔한 모습은 많은 매니아들의 주목을 받기에 좋은 모양의 전차입니다. 나가이 고도 이놈을 상당히 좋아하였었나 봅니다.
[ 독일 4호 전차 ]
그리고 또 하나의 전차가 등장하는데 헬 박사의 괴수로봇이 소련의 모스크바를 공격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때 소련군이 사용한 전차는 오래전에 august 가 한번 다룬 적이 있는 JS-3 전차 ( 또는 IS-3 일명 스탈린전차 ) 입니다. JS-3 는 소련의 전차 개발사상이 中전차로 바뀌면서 사장된 마지막 重전차인데 지금 보아도 상당히 멋있습니다.
[ 만화 속의 JS-3 전차 (上) 와 실사 ]
방위대가 하늘에서 헬 박사의 괴수 로봇을 상대한 전투기도 등장하는데 이놈이 바로 세계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Me-262 입니다. 그런데 애니매이션 작업 중 실수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배기가스가 엉뚱한 곳에서 분사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아마도 나가이 고의 꾸중을 면하지 못하였을 것 같습니다.
[ 방위대 전투기 (上) 과 Me-262 ]
만화에서는 아니었고 애미메이션 에피소드 중 가렌 포라는 괴물이 등장합니다. 일본군이 만들어 태평양전쟁 말기 단 한번 발사로 일본을 폭격하는 수십 기의 B-29를 격추시킨 전설의 포로 각색된 놈이었는데 미군이 일본을 점령하기 전 비밀장소에 유기 된 것으로 나옵니다. 아수라 백작이 이를 찾아내 마징가 Z 공격에 사용하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영락없는 독일의 거포 구스타프입니다.
[ 만화 속의 가렌포 (上) 과 구스타프 ]
전쟁 말기 언터처블인 미국의 B-29 대 공습에 속수무책 당하였던 역사가 있었던 일본으로서 비록 만화영화에서지만 미국을 한번 정도 통쾌하게 이겨보았던 것으로 왜곡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막상 전쟁당시 일본군은 변변한 거포가 없었기 때문에 복수의 화신으로 동맹국이었던 독일이 실전에 사용하였던 대물을 차용한 것 같습니다.
[ 이런 모습만이 일본 국군주의 잔재가 아닙니다 ]
비록 만화지만 시놉시스 전반에 걸쳐 철저한 고증과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스토리를 전개시키며 단 한 컷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는 일본 만화산업의 잠재력이 참으로 놀랍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앞에 썼던 글에서 살펴 본 여러 내용처럼 은연중 역사왜곡을 시도하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 군국주의의 잔재를 보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합니다.
[ 정의의 사도 마징가에 숨어있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 ]
1997년 잠실운동장에서 벌어진 프랑스 월드컵 예선 축구 한일전 서울 경기 때 한국 응원단이 아무생각 없이 마징가 Z 노래를 응원가로 불러서 원정 온 일본 응원단을 감격 (?) 하게 만들었고 같이 합창하게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무 대비 없이 어려서부터 일본 군국주의 잔재가 들어간 만화영화를 비판 없이 수용하고 즐겨왔던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무섭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첫댓글 마징가 z의 부품이랑 설계도는 안나오나요?? ㅋ
학교지하실에 마징가인가요 태권브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