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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례로 생각해보는 순환선 안내 1 - 북경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서울지하철 2호선과 같은 순환선 형태의 철도를 가진 해외 도시가 여럿 있습니다. 딱히 어떤 종점이라는 개념이 없는 순환선의 특성상, 다들 보다 명확한 열차방향안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몇가지 독특한 부분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서울2호선의 안내체계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
(1) 중국 베이징 2호선
첫 빠따-_- 는 중국 베이징 2호선으로 잡았습니다. 해외하면 일본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 ㄲㄲ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보고 배워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사례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
일단 노선부터 보면 18개 정거장을 갖춘 순환형 노선으로, 고궁 성곽및 얼환루(2번째 순환선)를 그대로 따라가는 노선입니다. 성곽을 따라가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ㅇㅇ문 역들이 존재합니다. 순환선 내부는 도심시가지, 외부는 신시가지라는 원칙을 아주 교과서적으로 적용한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순환선의 일반적 상식에서 벗어난 서울2호선과는 대조된다고 할수도^^) 덕택에 2호선의 많은 정거장은 시외로 나가는 광역버스(9xx번대)의 기점으로써 활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노선에서는 내선, 외선이라는 표기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순환도로를 운행하는 급행버스에는 44번을 예로 들면 44內, 44外 등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보아, 내/외선의 개념은 이쪽에서도 통용되는 듯 합니다만) 다만 사진과 같이 '바로 다음역'의 이름을 사용합니다.
사진의 역은 1-2호선의 서측 환승역인 FuXingMen 역인데, 좌측이 FuChengMen 방면, 우측이 ChangChunJie 방면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각 역마다 다르지요.
역 구내 안내방송 역시 사인물의 표기를 준용합니다. 어디행 열차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FuXingMen 방면 열차 도착' 또는 'FuChengMen 방면 열차 도착' 이라고 할 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순환선이 아닌 1호선이나 13호선의 구내안내방송에서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편하자고 한 것 같지만, 생소한 외지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느낌입니다. 또 한가지 불편한 것은 중간에 운행을 마치고 기지로 들어가는 열차인지 여부를... 기차를 타봐야 안다는 것이겠네요 ^^:;
하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일단 (1) 내선/외선 하는 생소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안내방식이라는 점. (2) 주요역(우리나라 방식)이 아닌 이웃역의 이름을 일관되게 사용함으로써 노선도를 보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 입장 - 특히 한자 하나하나 해독해가면서 읽는 것은 정말 즐 - 에서는 오히려 더 편리한 측면도 있다는 점. 정도를 들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 건에 대해 보충설명하면, 만약 임의의 역. 예를들어 '北京驛역' 승강장에에서 '長椿街역 방면' 이라고 안내했을때, 장춘지에역이 어디쯤 있는지 꿰고 있는 사람 또는 한자에 익숙한 현지인들은 금방 방향을 인식하겠지만... 애시당초 북경역부터가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외지인들은 노선도에서 일단 北京驛부터 찾은다음 長椿街를 또 뒤져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허나, 역의 중요도에 상관없이 바로 이웃역 이름을 사용한다면 찾는 속도는 더욱 빨라지지요.^^
이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측 안내체계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하게 개선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2호선에서는 승강장 방면안내를 위한 사인물에 단순히 '주요역' 의 이름을 다수 나열하고 있습니다. 주요역이 어떤 기준으로 적히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체로 환승역이라던가 규모가 큰 역을 임의로 선정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여기에 더하여, 중요도에 상관없이 바로 다음역의 이름을 강조해서 적어넣는 방법을 첨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잠실역의 경우 현행대로라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성내역이나 신천역은 제외되고, "건대입구, 동대문운동장, 을지로 방면" "삼성, 강남, 사당, 신도림 방면" 등으로 표기하겠습니다만. 개선안에서는 아래와 같이 변경되는 것입니다.
"성내 … 건대입구, 동대문운동장, 을지로 방면"
"신천 … 삼성, 강남, 사당, 신도림 방면"
해외사례로 생각해보는 순환선 안내 2 - JR 야마노테선을 중심으로
야마노테센은 JR히가시니혼(동일본)에서 운영하는 순환상 철도로 도쿄에 소재합니다. 주요 통근철도노선 중 하나로 혼잡률 랭크에서 항상 상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순환노선 안내 부분을 보면 이 노선에서는 외선, 내선이라는 표현을 꽤 활발하게 사용하는데 열차가 좌측통행을 하므로, 도쿄에서 칸다 방면이 내선 (우치마와리 - うちまわり, 內回り) 도쿄에서 유라쿠쵸 방면이 외선 (소토마와리 - そとまわり, 外回り) 이라고 불립니다.
특징1. 행선지가 계속 변한다.
야마노테센 방향안내의 특징적인 점은, 열차 위치에 따라 행선지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도쿄, 우에노, 타바타, 이케부쿠로, 신주쿠, 시부야, 시나가와 등 특정 기준역을 설정하여 다음 기준역과 다다음 기준역을 행선지로 사용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신주쿠 역을 출발한 내선(우치마와리)열차는 "시부야,시나가와 방면" 으로 LED에 표기되고 차내안내방송, 역 안내간판 등에서도 "시부야, 시나가와 행" 등으로 부릅니다. 그러다가 시부야 역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모든 표기가 "시나가와, 도쿄 방면"으로 교체됩니다. 역시 시나가와역에 도착하면 이번엔 "도쿄, 우에노 방면" 이 되지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여튼 기본 원리는 이렇습니다.
특징2. 방향별로 성우가 다르다.
서울2호선에서는 내선승강장의 시그널과 외선승강장의 시그널이 조금 다릅니다. 한쪽은 땡땡땡땡 하는 분절음. 한쪽은 때르르릉 하는 연속음으로. 다른 노선에도 대체로 적용이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벨 소리만으로는 사람들이 그 차이점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관련 언론 보도에서도 보면 차이점을 인식하고 있는 승객은 거의 없었고, 저 역시도 어느쪽이 내선이었고 어느쪽이 외선이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_-
야마노테센에서는 벨소리가 다른 것에 그치지 않고 상하행 또는 내외선의 성우를 달리하여 보다 확실하게 차이를 드러내고자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선에는 여자 성우. 외선에는 남자 성우의 목소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땡땡땡이나 때르릉보다 훨씬 쉽게 차이를 인식할 수 있으니 훨씬 편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적용한다면?
차량 행선지가 계속 변하는 것도 배울만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잠시 보류해 둡니다. 다만 일관된 기준역을 정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 상하행 방송성우의 분리. 두 가지는 당장 쉽게 적용이 가능하면서도 필요성이 가장 높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의 경우는, 야마노테센의 경우를 좀더 발전시켜본 대안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5~6개 정도의 주요역을 선정하여 역 안내간판 등에 적용할 때 일관되게 적용함은 물론, (최소한 단일노선도상만에라도) 설정된 주요역의 역명을 크게 기재하여 노선도상에서 다른 역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추가개선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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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