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10년3월25일(목) 날씨:비&눈
아침부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오늘은 시간이 짬이나서 사우나하고 뭘 할까 생각하다 마음먹고 있었던 장군봉(용바위)에로프나 설치하러 가야겠다.
수태골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차량은 한대 뿐이고 우의를 입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잠깐 운해가 하늘로 연기처럼 피어 오르더니서봉쪽엔 하얀 띠를 두르고 있는것 같은데 이내 사라져 버린다.
최선생 묘지쪽 삼거리에서 우측 주추방골로 진행하다보면 계곡 우측 소암벽에 계명대학교의 원정대 추모비와 동판을 지나
소폭에서 조금오르다 좌측 능선으로 오르는데 여기부터는 눈이 제법 많아서 깊은곳은 등산화가 발목까지도 빠진다.
봄꽃에다 눈꽃이라 바로 이런걸 어떻게 표현하지???ㅎㅎ
사실 팔공산에서 가장 위험한 암릉 코스인데 오늘은 눈이와서 바위 틈새도 찾기 힘들고 일일이 맨 손으로 치우며 오르다 보니 손 끝은 별 감각이 없고 뒤딤발을 딛는데도 미끄러워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눈보라치고 눈은 내리고 손을 녹힐 만한 곳은 내몸의 따듯한 거시기 밖에는 ...
힘들게 암릉을 올라서니 옆능선의 느리청석엔 암반에 흘러 내리는 물이 암반을 가르며 꼭 폭포수가 흘러 내리는것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기암에 자태를 뽐내는 노송도 머리엔 하얀 면사포를 섰는지 너무나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 보기엔 아쉽고 디카도 a/s 보냈는데 ....
폰으로 몇장 찍어 보지만 맘에 내키지않고 드디어 장군봉에 올라 작업을 시작한다.
16m/m 안전 로프와 8m/m 피피로프를 설치하고 직벽을 왕복으로 오르내리며 테스트를 해보고 서봉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발걸음을 돌린다.
하산길에 삼성암 옆 계곡에서 좌측으로 수태골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
수태지로 연결되는 등로인데 여름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지않아 간단하게 피서할만한 좋은 곳이기도 하다.
오늘도 위험을 무릎쓰고 힘들게 산행을 했지만 춘삼월에 개나리.산수유.생강꽃도 보고 암릉에 곱게핀 설송과 설화도 보았어니 얼마나 즐거운 산행이 아니 엇겠는가?
좀 아쉽다면 다음엔 암릉선 7부정도에 서너군데 더 로프를 설치해야 안전할것 같은데 언제가 될지....
출처: 산에서살리라 원문보기 글쓴이: 가팔환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