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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월)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11왕복
심각한 근육 부상을 회복하기 위해 새벽에 수영장에 들러 몸을 풀었다.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11왕복으로 마무리하고 곧바로 투싼으로 고고!!
3월 18일(일)
엘레이 마라톤 대회. 5:25:56
애초부터 잘못된 시작이었다. 용기라고 하기에는 마라톤 물을 먹은 지 이십 년 된 고참(?) 주자에게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일 것이다. 만용, 오만과 독선, 그렇다. 차라리 이 말이 뼈를 깎는 듯한 고통으로 끝없는 후회와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오늘의 나를 나타내기에 아주 적당한 단어일 것이다.
작년 가을, 생애 처음 맞이한 족저근막염이라는 부상에서 회복되어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상태에서 3주 전 젊은이들과의 잠깐 동안의 실내 축구가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지 그 누가 알았을까.
발닥터를 찾아가 얻어온 소염제를 통해 새로이 도져버린 발뒤꿈치를 달래기에는 2 주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마음 속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뒤집히는 요행을 바라는 기대감과 접어야 하는 아쉬움의 갈등 속에서 불편한 발바닥임에도 매일 1만 오천보를 소화시켜야 하는 강행군의 일정에 처해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엘레이 마라톤을 아무 생각없이 휴지통에 구겨진 휴짓조각 던져버려듯이 바로 내려놓았어야 했다.
준비가 잘 되었든 채 준비가 안되었든간에 언제나 주로에 선 이상 최선을 다하자고 절름발이 주법으로 급격히 무거워져만 가는 몸을 채근하지만 오늘의 마라톤은 이십 년 경력의 주로 상에서 가장 길었던 시간의 고문을 스스로에게 가했던 가혹하고 처절했던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서른 여덟 개째의 묵직한 완주 메달 하나로 상쇄하기에는 너무나도 아팠던 다섯 시간 25분의 사투였다. 멋지게 표현하면 부상 투혼의 발현이요, 보통으로 말하자면 무모한 행위, 막말로 하면 미친 짓이었다!!
그랬다. 주로에 나설 마음을 접었어야 했다. 준비되지 않은 채 주로에 나서는 것은 고귀하고 신성하기까지 하다고 여겨지는 마라톤이라는 이름에 불명예라는 붉은 페인트를 내 손으로 직접 뒤집어씌우는 부끄러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제 쓰라림으로 점철된 이 해 봄 잔치는 끝났다. 잔치를 치르며 힘들었고 지쳤던 내 발을 오랜 기간 푸욱 쉬게 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고 나서야 다음을 생각해 볼 일이다.
오늘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주로에서 응원으로 힘을 주신 엘레이 러너스 클럽 회원 여러분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다음에 주로에 섰을 때는 오늘같은 모습을 다시는 보이지 말아야겠다고 각오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 마라톤 주로에 설 자격이 없다!!
3월 17일(토)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20왕복
이제 20왕복은 기본이 되었다. 물론 두세 번 후에는 잠깐씩 숨을 돌리긴 하지만 25미터 레인을 서른 번이나 왕복을 할 수 있음에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몸이 조금씩 가벼워짐에 더욱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문제는 내일 아침 엘레이 마라톤이다. 어제 상호와 번호표를 찾으러 엑스포에 다녀왔다. 멋진 배경이 그려져 있는 벽장식 앞에서 번호표를 가슴에 얹고 사진도 찍고는 했지만 마음은 엑스포장을 돌아다니는 동안 내내 무거웠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의 마음이라고나 할까. 그만둘 수도 있지만 상태가 어떨지 시험은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마음. 그렇지만 결과는 참담할 것이 뻔한 상황... 뭐 대충 그런 느낌이다.
상호가 페이스북에 같이 찍은 사진을 링크를 걸어놓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온동네 소문이 나긴 했는데 그 바람에 무리를 꼭 해야 할 것 같아 더욱 부담스러운 느낌이다. 일단 나가고 보자...
3월 15일(목)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20왕복
지난주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5일간 아리조나주 투싼에 있었다. 운동은 역시 한톨도 못했다. 발바닥은 진전이 없는 것 같고 열심히 걷기만 했다. 소염제는 먹고 있지만 어떤 차도가 있는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내일 발닥터 약속이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듣게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디엠브이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가히 고문적이다. 아침 아홉 시 45분에 도착해서 건물에 들어오는 데만 두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번호를 받고 기다리고 일처리 하는 데 두 시간이 더 걸렸지만 행정처리 미숙으로 일을 마치지도 못하고 10분도 안돼 돌아서야 했다. 공무원들의 일처리 하는 꼴이라고는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이래저래 캘리포니아는 살기에 불편한 동네가 되어가고 있다.
3월 9일(금)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15왕복
나흘간의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한 일정에 몸은 파김치가 되었다. 월요일 바이잘리아를 가면서 급작스럽게 결정된 유레카 왕복에 화요일은 무려 16시간을 운전을 해야했다. 완전 미친 짓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수목 이틀간의 쌩 노가다... 그래도 쓰러지지 않는 것 보면 그나마 이십 년 동안 닦아 온 마라톤 체력으로 버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발닥터를 오랫만에 찾아갔다. 치료든 조언이든 구해야 그나마 심적으로(?)라도 안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 결국은 소염제를 받아들고 나왔다. 일주일간 무리는 하지 않아야 할 텐데... 투싼이 문제다.
3월 5일(월)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15왕복
푸쉬업 30 × 5 세트
큰일났다!! 절뚝발이가 됐다. 왼쪽발꿈치 바닥에 심각한 통증이 생겼다. 토요일 저녁 축구하면서 무리를 했나보다. 예전에 느꼈던 족저근막염 증세보다 더욱 심한 것 같다. 병원에 가야할까 아니면 그냥 며칠 발바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 자연치유가 될까. 2주도 채 남지 않은 엘레이 마라톤은 과연 물건너 갈 것인가...
3월 3일(토)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10왕복
고정 자전거 1 시간
킥보드를 구입했다. 발차기가 훨씬 수월하다. 오늘에야 물 속에서 몸이 무거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 수영장 갔다가 뛸까 했는데 발바닥이 걱정되어 자전거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투싼 준비에 걱정이다. 저녁에는 교회에 가서 회원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족구, 배드민턴, 축구 등. 오랜만에 젊은이들과 뛰려니 죽겠다.
3월 2일(금)
발차기 10왕복 + 자유영 10왕복
족저근막염이 재발한 것 같다. 깔창을 깔고 걸어다녀도 신발이 안좋은지 왼쪽 발꿈치 아랫부분에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발바닥 착지자세를 바꾸면 통증이 덜하긴 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엘레이 마라톤을 신청해 놓고 이게 무슨 일이람?
2월 달린 거리: 93 마일
2월 26일(월)
7.5 마일. 바이잘리아 도로변.
모텔의 한쪽 구석진 방에 러닝 머신이 있다. 구닥다리처럼 보인다. 모터소리와 바닥재 구르는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3.5 마일을 뛰는데도 소리에 신경쓰느라 지루함마저도 잊을 정도였다. 바깥 기온은 34도였는데 땀을 흠뻑 흘리고 길에 나섰더니 그나마 덜 추위를 느낀다. 도로변 북쪽으로 2 마일을 갔다 왔다.
2월 25일(일)
6 마일. 코요테 크릭 뚝방길.
해피 러너스에 나갔다. 세 여자와 함께. 새벽 날씨가 추워 긴타이츠에 목에 버프까지 접어 넣고 중무장을 했다. 윤장균 회장이 직접 맞이해 주어 2 마일을 걷고 뛰고 한 후 나홀로 북쪽으로 2 마일을 더 갔다 돌아왔다. 평속은 8분 50초 정도 나왔다. 세 여자와 함께 갈비탕으로 아침을 하고 귀가.
2월 24일(토)
수영장. 발차기 5왕복+쉬엄쉬엄 10왕복
고정 자전거 한 시간
어제는, 아니 오늘 새벽 두 시에 들어왔다. 눈을 뜨니 일곱 시. 신 현 씨가 같이 뛰었으면 했는데 어젯밤에 양해를 구했고 런클에는 당연히 못나갔다. 발뒤꿈치가 어제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 차라리 잘됐다 싶어 수영장에 가서 발차기와 처음으로 10왕복을 했다. 돌아올 때 언제나 자세가 흐트러지는 느낌이다. 연구 대상이다. 집으로 돌아와 고정 자전거를 한 시간 탔다. 사타구니 멍은 좀 아물은 것 같다. 덜 아프니 살겠다. 이제는 두 시간도 탈 수 있을 것 같다.
2월 23일(금)
6 마일. 언덕 - 디비대로. 푸쉬업 30×5.
오늘은 그냥 동네를 뛰기로 마음먹고 나섰다. 42도라는데 그보다 더 추운 느낌. 목덜미에 버프를 두르고 중무장을 하고 나섰음에도 춥다. 공원에서 무려 10분을 쉬며 프로틴바를 먹었다. 바 하나 먹어치우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젤로 바꿔야 할까. 마일당 평속이 9분 초반대가 나왔다. 이번주말 하프정도 뛰어주면 장거리 훈련에 만족할까? 네 시간 20분은 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2월 22일(목)
수영 6랩. 6 마일 트레드밀. 푸쉬업 30×5.
헷갈린다. 아침 운동을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효과적으로 아침시간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이번달은 6랩을 위주로 하고 다음달부터는 매주 2랩씩 늘려가야겠다. 어차피 40랩은 한두 번은 치러야 할 이벤트이니까 시간을 두고 몸에 붙을 때까지 천천히 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트레드밀 한 시간을 버텼다. 이것도 몇 년만인지 기억도 없다. 초반 3 마일은 6.5 마일로 달렸고 후반 3 마일 중 첫 2 마일은 속도를 7.8까지 내고 마지막 1 마일은 6.8로 마무리. 역시 실내 트레드밀은 지루하다. 아침운동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됐다.
2월 21일(수)
물놀이를 했다. 몇 년 만의 물놀이인지 기억도 없다. 레인 세 개의 25 미터짜리 수영장에는 새벽 시간 각 레인당 한 사람씩 들어 있다. 머뭇거리는 사이 한 사람이 자리를 비워 내 차지가 되었는데 조금 후 한 사람씩 자리를 뜬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물 속에서의 유영은 언제나 자유롭고 부드럽다. 수 년 만에 만나는 물이라 무리하지 않고 몸이 흐르는대로 발차기와 팔젓기를 천천히 하며 몸에 익히려고 했다. 30분도 채 안되었는데 물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와 고정 자전거 한 시간. 골반에 굳은살이
배기기 전에 멍이 들었는지 안장에 골반을 앉히니 무지막지한 통증이 느껴진다.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니 참을 만 했다. 조만간에 442 작전을 해야겠다.
2월 20일(화)
8 마일. 언덕 - 디비 한 바퀴.
날씨가 춥다. 영하는 아니지만 어름이 얼기 직전날씨다. 아마 미국 와서 처음으로 중무장(?)을 하고 나갔던 것 같다. 이틀을 쉬고 나니 몸은 좀 무거웠지만 8 마일을 해치우니 기분은 좋다. 엘레이 대회까지 약 3주 반이 남았는데 몸관리를 잘 해두면 그리 고생은 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자전거와 수영에도 신경을 좀더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엘레이 피트니스에 등록을 했다. 내일부터는 수영 시작이다. 드디어 삼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어떻든간에 마지막에 문닫고 들어오지는 말아야겠다.
2월 19일(월)
언덕 걷기 2.6 마일. 실내 자전거 1 시간.
어제 한 시간 자전거에 가랭이에 멍이 들었나보다.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또 한 시간을 버텨냈다. 이틀 전 19 마일 장거리에 달리기는 무리일 것 같아 언덕을 한 시간에 걸쳐 걸어올랐다.
2월 18일(일)
실내 자전거 1 시간.
질렀다!! 무려 260불이라는 거금을 냈다. 엘레이 마라톤을 뛰기로 했다. 어제 지 회장님 댁에서 꽁치 신 규식 형과의 대화를 통해 얼떨결에 한 마디 했다가 그 말에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 회장님이 5월 12일 산타 로사 아이언맨에 출전하신다는데 자극이 되었는지 오늘부터 자전거를 타기로, 그래서 사타구니에 굳은살을 만들어 놔야겠다고 생각했다. 9월까지 이제 넉 달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수영장 등록해야겠다.
2월 17일(토)
19 마일. 그리피스 파크 - 버뱅크
오랜만에 그리피스 파크에 새벽에 나갔다. 신 현 씨와 동반주를 했다. 새벽공기가 생각보다 차가워 긴 타이츠를 입으려 했는데 장거리 하면서 날이 더워질 것을 생각해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잘한 결정이었다. 10분 30초에서 11분대로 뛴다고 하기에 천천히 동반주를 하며 힘을 비축한 것이 주효했을까 장거리에 그다지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엘레이 마라톤을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기욤 뮈쏘의 소설, "파리의 아파트"는 제목에 걸맞지 않은 추리소설이다. 흔히 그래피터라 불리우는 낙서꾼들, 또는 거리의 미술가인 천재 예술가 숀 로렌츠와 실종된 그 아들을 둘러싼 전직 여경사와 시나리오 작가의 탐문 수사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기욤 뮈쏘라는 젊은 프랑스 작가가 인상적이다. 금년 다섯 권째.
지성호 회장님께서 설을 맞아 예전 런클 팀 여덟 명을 초대해 저녁을 함께 했다. 굴비 백반에 적당한 음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참 좋았다. 5월 12일 산타 로사 아이언맨에 참가하신다는 소식에 고무되는 느낌이다. 나도 빨리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는 5월 19일에 모두 다시 만나기로 했다.
2월 15일(목)
6 마일. 물탱크 - 디비대로 왕복.
오랜만의 언덕훈련이어서인지 힘이 든다. 일부러 보폭을 짧게 천천히 뛰어올랐다. 날씨가 많이 풀려 반바지를 입어도 그다지 춥지 않다. 해도 많이 길어졌다.
2월 12일(월)
6 마일. 유레카 자전거 도로.
이틀째 달렸더니 힘에 부친다. 맞바람을 맞으며 달려나가는데 몸이 무겁다. 돌아오는 길 뒷바람에 몸을 실었어도 발걸음은 무겁다. 어제 무리했나보다. 그래도 달리고 난 뒤에 마음은 한층 더 가벼움을 느낀다.
2월 11일(일)
8.5 마일. 유레카 자전거 도로.
정말 지랄같은 나날의 연속이다. 금요일 오전 열 시에 집을 출발해 토요일 새벽 한 시 반에 유레카에 떨어졌다. 두 군데를 들러 오느라고. 제이킴과 같이 왔다. 그는 어제 오후 아들과 같이 바로 내려갔다. 어제 하루 종일 일에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에 들었는데 오늘 일곱 시도 안 돼 눈이 떠지다니 도대체 무슨 연고인지... 몸이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2월 8일(목)
5 마일. 물탱크 - 공원 왕복.
화요일은 늦잠자느라고 못뛰고 어제는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느라 못뛰고 열 두 시간 운전해 엘레이 내려왔는데 새벽에 눈이 떠지는게 이상할 정도다. 그래도 이틀이나 쉬었으니 의무감에 나섰는데 언덕길이 너무 힘이 드는 느낌이다. 겨우 5 마일을 채웠다.
2월 5일(월)
6 마일. 트레드밀 2 + 바닷가 자전거 도로 4.
새벽 다섯 시 반에 눈이 떠졌다. 어젯밤 열두 시 반이 넘어 잠이 든 것 같은데... 느낌은 적중했다. 모텔에 작은 방에 트레드밀과 자전거 그리고 아령 몇 개가 준비되어 있다. 트레드밀에 올라 2 마일을 천천히 뛰었더니 바로 소식이 온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나머지 4 마일을 채웠다. 안개는 그저께보다 심하지 않았지만 공기는 축축하고 차갑다. 2 마일을 몸을 풀어서인지 도로 3 마일은 9분대 중초반, 마지막 1 마일은 8분 40초 정도 나온 것 같다. 기분은 상쾌하다.
2월 3일(토)
6 마일. 유레카 바닷가 자전거 도로.
어제는 열 세 시간에 걸쳐 이 먼곳에 도착을 했다. 기름값만 150불 썼다. 새벽 짙은 안개에 시계가 200 미터도 안되는데 한참을 달리다 보니 속눈썹에 이슬이 맺힌다. 기온이 50도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차지는 않다. 오늘부터 나흘간의 노가다가 시작될 터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황당한 소설이다. 가게 문을 열어놓으면 바깥 세상과 시간이 같아지고 닫아놓으면 내부의 시간이 늦어진다는 특이한 설정으로, 주위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이야기. 재미라기보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편지를 썼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데 그 짜임새가 빈틈이 없어 보인다. 역시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네권째.
2월 1일(목)
6 마일. 물탱크 - 디비대로 왕복.
2월은 1월보다 좀더 많이 달릴 수 있을까. 어떤 목표를 두기보다는 차라리 하루하루 기회가 올 때 충실하자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어제보다 더 힘이 들었는데 4 마일째 내리막에서 가속도에 몸을 내맡기는 바람에 속도가 빨라져서 그런 것 같다. 푸쉬업 (6 × 5) × 2
1월 31일(수)
6 마일. 물탱크 - 디비대로 왕복.
무려 2주가 넘는 기간만에 6 마일을 뛰었다. 오랜만의 장거리에 숨이 턱끝까지 차는 느낌. 낮기온은 여름날씨지만 새벽 공기는 역시 차다. 긴 타이츠와 장갑이 부담스러웠던 아침 달리기. 내일은 반바지를 입어도 될까. 그리고 아디다스 트레일화는 무겁다.
1월 총 달린 거리가 60 마일도 안된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디 명함이라도 내밀겠나. 각성해야 한다.
1월 30일(화)
5 마일. 물탱크 - 디비 고등학교 왕복.
어제 뛰었다고 오늘은 좀 수월한 느낌. 언덕 오를 때 의도적으로 보폭을 줄여서 그랬을까. 구름이 잔뜩 끼인 하늘에 구름의 틈새로 간간이 비치는 햇살에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이 완연한 봄이다. 겨울은 이렇게 물러가는 걸까. 몸을 만들어 샌프란시스코를 뛰어야겠다.
여검사에 대한 성추문 사건이 대한민국 검찰청은 물론 전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미국도 그렇고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속물근성이 드디어 몰매를 맞기 시작한다.
1월 29일(월)
4.5 마일. 물탱크, 공원 왕복.
몸이 좀 나아진 것 같다. 그래도 힘이 없긴 마찬가지이다. 잘 먹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다. 1월도 이제 사흘 남았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없다. 이렇게 정신없이 세월을 보내면 안되는데라는 생각만 있을 뿐이다.
집에서 며칠 쉬는 동안 밀란 쿤데라의 "농담"을 해치웠다. 평소에 농담하길 즐겨하는 나에게 말조심 하라고 권고하는 책이었다. 물론 농담 한 마디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기막힌 시대에 살지 않는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상대의 농담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위의 "머리 나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어처구니 없음은 차라리 내 팔자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월 25일(목)
위 내시경 검사를 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단다. 그 때문에 궤양도 생겼을 것이고, 그것이 있을 경우 위암 발생율이 두 배로 증가한단다. 잘됐다. 2주일 약을 먹으면 균을 제거할 수 있단다. 소화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더니 그것은 노화의 일부란다. 몸이 늙어가고 있다. 먹는 일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
1월 24일(수)
3 마일. 물탱크 왕복 걷기.
애초부터 걷기로 하고 나섰다.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중간에 시계가 죽었다. 그래도 언덕이라고 땀이 배어나 속옷은 다 젖었다. 기분은 좋다.
정 현,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써가고 있는 스물 둘의 청년이다. 호주 오픈에서 세계 1위 조코비치를 꺾고 4강에 진출해 테니스의 전설 페더러와 맞붙는다.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무표정한 얼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스포츠를 정치 도구화 하려는 정치꾼들 때문에 울화통 터지는 요즘 젊은 청년을 통해 차라리 통쾌함을 느낀다. 내친김에 결승까지 가서 우승했으면 좋겠다.
1월 23일(화)
4 마일. 디비 고등학교-대로 왕복.
몸이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다. 통증은 사그라들었지만 늦은 저녁에 먹은 두부 몇 조각에 속이 더부룩해서 아침에 뛰면 사라질까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속이 빈 상태에서 뛰려니 힘이 더 드는 건 당연지사. 걷다뛰다를 반복하던 중 3 마일째는 꾸준히 달려 9분 25초까지 나오기도 했다. 3.5 마일 후부터는 걸었다.
어제는 상호가 발닥터를 만나러 우리 동네에 왔다. 산악 마라톤 연습한다고 무리했단다. 나이들어감을 다들 몸으로 실감하는 것 같다. 마음은 원이로되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제 좀 천천히 가자. 상호, 보고 있나?
1월 21일(일)
3.5 마일. 물탱크-소방서 왕복.
몸에 힘이 없다. 지난 일주일간 제대로 먹은 것이 없어서 그런 느낌이다. 소방서까지 갔다가 더 오르려는데 도저히 힘이들어서 못올라가 그냥 돌아내려왔다. 그래도 언덕을 오를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일은 6 마일을 달릴 수 있으려나.
1월 20일(토)
3 마일. 동네 두 바퀴.
지난 일주일은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다. 끝없는 일과 장거리 운행에 위염인지 궤양인지가 재발해서 화요일부터 오늘 토요일까지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아침 3 마일 후 큰 트림이 자동으로 터져나오고 나서야 월요일 저녁에 먹은 스테이크가 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통으로부터의 해방된 기분이 이렇게 자유로울 수가... 이제부터 고기를 줄여야겠다. 그리고 스트레스도 함께 줄여야겠다. 그리고 역시 달리기는 만병 통치약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야말로 누죽달산이다.
금년의 두번째 책을 치웠다. "세 잔의 차". 그렉 모텐슨이라는 미국인이 파키스탄의 K2 등정에 실패한 후 그를 구해준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 했던 약속,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것을 실천하며 평생 이슬람 지역에 학교를 짓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글이다. 우리와 첫 잔의 차를 마시는 이는 이방인이다. 두 잔째의 차를 마시는 사람은 영예로운 친구이며 세 잔의 차를 마시는 사람은 가족이 된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한다. 죽음을 불사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말이다.
1월 12일(금)
6 마일. 디비대로 왕복.
오랫만에 도로주를 했다. 어제 아침에 좀 셌던지 오늘은 돌아오는 길이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그래도 후반 3 마일을 9분 안으로 끊었다. 유레카 간다.
1월 11일(목)
6 마일. 물탱크 언덕, 디비 한 바퀴.
아침 기온은 차다. 긴 타이츠에 장갑에 버프를 목덜미에 두르고 나섰다. 햇살은 따스하다. 언덕은 언제나 힘들지만 내리막에 숨고르기는 수월하다. 마지막 3 마일을 내리 9분 안쪽으로 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속도로 장거리를 달려야 한다니...
1월 9일(화)
6 마일. 물탱크 언덕, 디비 한 바퀴.
새벽 세시 반에 집에 돌아왔다. 여덟 시에 눈이 떠졌는데 비는 그쳤다. 구름이 잔뜩 끼인 날씨 뒤척거리다 열 시가 되어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나섰다. 썬글래스를 끼고 나갈까 할 정도로 햇살이 언뜻 비치기도 했다. 5, 6 마일 지점은 8분 40초 안쪽 기록이 나왔다. 일요일 과속이 주효한 것 같다.
산타 바바라에도 비가 왔다. 마치 온 세상이 검은 비가 내리는 느낌이었다. 멀리 보이는 산은 온통 검정이다. 석탄산처럼 보인다. 비가 내리니 떨어지는 빗방울에 검은 재가 튀어올라 바람에 실려 온 천지가 탄내로 진동을 하는 것 같아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다. 이 비로 검은재와 함께 주민들의 시름도 모두 씻겨내려 하루 빨리 푸른 산타 바바라를 다시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김훈의 소설 "공터에서"를 끝냈다. 아버지와 두 형제의 끊을 수 없는, 세대를 이어가는 팍팍한 삶의 인연을 그린 우리 시대의 이야기이다. 2018년 첫 책이 끝났다.
1월 7일(일)
6 마일. 쎄리토스 공원.
은희와 혜영이가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해서 공원 가까이 사는 은희네 집에 모여 공원에 나갔다. 세사람은 걷기로 하고 나는 솔로 한 바퀴를 뛰고 젊은 친구를 만나 보조를 맞춰 두 바퀴를 더 뛰었다. 3 마일째 7분 35초가 나왔다. 썹쓰리를 목표로 하는 친구랑 뛰려니 정말 15년만에 이런 속도로 뛸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첫 바퀴를 뛰어 돌아오다가 콘크리트 분리선의 돌출부분에 왼발 앞꿈치가 걸려 넘어졌다. 순간 왼쪽 무릎이 바닥에 긁혔고 몸을 한 바퀴 굴려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왼무릎에 엄지 손가락 크기의 살점이 긁혀 붉은 핏기가 배어났다. 액땜했다.
이지 러너스가 드디어(?) 두동강이 났다. 내막은 모르지만 또 하나의 클럽이 "분리"되어 나가는 현장을 목격하니 여간 속이 쓰린 게 아니다. 나이들면 구부러지지 않고 꺾여버린다더니 한국인의 그런 속성들이 여실히 나타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왜들 그럴까. 왜 남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걸까. 왜 남의 실수를 덮어두려 하지 않는걸까. 관용과 아량, 용서란 없다.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오로지 내 고집만 있을 뿐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나와 같이 할 수 없다. 유치한 아이들의 싸움터 같다. 아이들은 나중에 싸웠던 일을 잊고 또 다시 어깨동무를 같이 하겠지만 오만의 골이 이미 강처럼 깊어진 어른들은 차라리 보지 않는 쪽을 택한다.
강건너 불구경으로만 치부하기엔 한인을 대표하는 마라톤 클럽의 내부 알력으로 인한 분리라는 불명예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1월 6일(토)
4.5 마일. 언덕 물탱크, 공원 왕복.
오랫만의 여유로움일까, 늦잠까지 잔 후 느즈막한 오전 시간에 주말기념 장거리(?)를 어제 거리보다 조금 더 긴 거리로 완주. 오전에 시간을 내 [문명의 충돌] 나머지 부분을 해치웠다. 이제 새해의 목표로 설정한 열 두 권 중 첫째를 시작해야겠다.
1월 5일(금)
3 마일. 언덕 물탱크 왕복. 시주식.
어제 치과 치료를 위해 아침부터 내달렸다. 결국은 30분 늦게 도착. 합창단 첫 연습에 늦지않게 또 달려... 피로가 풀릴 틈이 없다. 일던 오늘 아침은 신년 첫 달리기(?)로 6일만에 뛰는 근육을 풀어줄 겸 걷다뛰다 언덕 물탱크까지 3마일로 가볍게. 45분이나 움직였으니 묵직해진 몸뚱아리에 운동 효과는 나타났으리라...
1월 2일(화)
둘쨋날도 훈련은 없다. 유레카 사흘째다. 이번이 네번째다. 컴퓨터 다운에 오디오까지 수명을 다했다. 끝없는 인벤토리는 겨우 마무리했다. 내일도 훈련은 없을 것이고 목요일 아침도 없을 것이다...
1월 1일(월)
첫 날이다. 훈련은 없었다. 무슨 새로운 마음, 다짐... 이런건 생각할 틈도 없다. 무슨 팔자가 이런지 일복이 터져도 유분수지 정월 초하루부터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풀코스 39회 도전해서 37회 완주...
39th: 2018년 3월 18일 5:25:56 LA Marathon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부상 투혼(미친 짓)
38th: 2017년 2월 5:00:00 Huntington Beach Surf City Marathon
37th: 2016년 6월 5일 4:15:55 San Diego RocknRoll Marathon
36th: 2016년 2월 14일 4:28:07 Los Angeles Marathon
35회: 2015년 10월 11일 5:08:37 Long Beach Marathon
34회: 2013년 10월 13일 4:43:08 Long Beach Marathon
33회: 2013년 06월 16일 4:11:08 San Francisco Marathon
32회: 2013년 03월 17일 4:12:31 Los Angeles Marathon
31회: 2012년 11월 4일 4:28:57 Santa Clarita Marathon
30회: 2012년 10월 7일 4:13:27 Long Beach Marathon
29회: 2012년 05월 20일 4:25:31 Pasadena Marathon
28회: 2011년 05월 15일 4:26:50 Pasadena Marathon
27회: 2008년 01월 6일 4:22:00 Orange County Marathon
26회: 2007년 10월 14일 4:11:24 Long Beach Marathon
25회: 2007년 03월 4일 4:34:35 Los Angeles Marathon
24회: 2007년 01월 7일 4:33:51 Orange County Marathon
23회: 2005년 05월 8일 3:47:41 아디다스 킹오브더로드
22회: 2005년 04월 24일 4:08:31 경향서울마라톤
21회: 2005년 03월 13일 3:48:46 동아 마라톤
20회: 2004년 05월 9일 3:40:38 경향신문 마라톤
19회: 2004년 03월 14일 3:58:14 동아 마라톤
18회: 2003년 11월 2일 3:29:02 중앙 마라톤 - 최고기록
17회: 2003년 10월 19일 3:34:27 춘천마라톤
16회: 2003년 09월 28일 3:38:59 통일마라톤
15회: 2003년 04월 13일 3:57:10 전주-군산 마라톤
14회: 2003년 03월 30일 3:57:35 코리아오픈
13회: 2002년 09월 29일 4:08:17 문화 통일마라톤
12회: 2002년 03월 17일 4:15:45 동아 마라톤
11회: 2001년 10월 21일 3:53:40 춘천 마라톤
10회: 2001년 10월 7일 문화일보 통일 마라톤-25키로에서 포기!!!
9회: 2001년 9월 9일 4:37:?? 충주 마라톤
8회: 2001년 4월 22일 3:45:55 London Flora Marathon Race
7회: 2001년 4월 15일 4:16:?? 전주-군산 마라톤
6회: 2000년 11월 3:51:?? 춘천마라톤
5회: 2000년 10월 3일 4:50:?? 문화일보 마라톤
4회: 2000년 6월 서울마라톤대회 혹서기-30km 지점에서 포기!!!
3회: 2000년 4월 4:14:06 전주-군산 마라톤
2회: 2000년 3월 5:37:?? 서울동아마라톤
1회: 2000년 1월 4:26:?? 서울마라톤 혹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