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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299. 종자씨를 실내에 두지 말 것
단풍나무의 종자씨를 가을에 채종하면 삽상이나 밭에 바로 뿌려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반적으로는 봄에 씨뿌림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작업의 편의상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이고, 단풍나무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가을 쪽이 바람직한 것이다.
자연의 섭리의 상황을 본다면 가을철에 땅에 떨어진 씨는 낙엽이나 풀 속에서 알맞은 정도의 습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겨울의 추위를 겪음으로서 휴면(休眠)을 깨뜨리고 초봄 무렵부터 뿌리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것을 종이 주머니 등에 넣어 실내에 저장해 두면 심하게 말라 붙을 뿐만 아니라 겨울의 추위도 겪을수 없으므로 해서 종자씨는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버려 결코 겨울잠을 깨뜨릴 수가 없는 것이다. 가을에 바로 씨뿌림하여 겨울 동안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싹을 잘 트게 하는 요령이다.
300. 싹트지 않았던 씨라도 버리지 말 것
단풍나무는 씨알이 굵고 싹이 잘 트는 성질을 지녔지만, 건조시키거나 또는 온도가 높은 곳에 저장해 두어, 씨가 깊은 휴면(休眠)상태에 빠져 버린 것일 경우 이것을 그대로 뿌리며싹트지 못하는 것이 많아 진다.
또한 5월 이후에 씨뿌림하면 기온이 높기 때문에 싹트기가 역시 어려워진다. 이것은 씨앗 스스로가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의 싹틈을 자발적으로 억제하고 있는 현상으로서 사실은 절대로 죽어 버린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싹트지 않았던 것이라 하여 버리지 말고 그대로 이듬해 봄까지 마르는 일이 없도록 관리해 주면 일제히 싹튼다. 물론 이 경우 겨울철에는 옥외에 두어야 한다.
301. 떡잎이 떨어지기 전에 곧은 뿌리를 자를 것
단풍나무의 씨가 싹터서 아직 떡잎이 신신한 상태에 놓여 있을 떼에 곧은 뿌리를 잘라주고 고쳐 심어 주라는 이야기 이다. 모처럼 싱싱하게 자라나고 있는 뿌리를 잘라 버린다는 것은 무모한 짓인 듯하지만, 떡잎이 신신할 때에는 이러한 조치를 취해도 다시 새로운 뿌리가 힘차게 자라나는 것이다.
왜 이러한 조치를 하는가 하면, 씨뿌림으로 키운 묘(苗)는 아무리해도 곧은 뿌리가 강하게 자라나기 때문에 옆으로 나빠지게 된다. 그러나 곧은 뿌리를 잘라 버리고 고쳐 심어 주면 마치 꺾꽂이를 한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사방으로 새로운 뿌리가 잘나 뿌리뻗음이 좋아지는 것이다. 단 떡잎이 말라 떨어져 버렸을 때에 위와 같은 조작을 해 부면 좀처럼 새 뿌리가 내리지 않는다.
302. 붉은 색의 분을 사용하지 말 것
단풍나무의 중요한 감상가치는 겨울의 섬세한 가지모양과 가을의 단풍을 들게 된다.
특히 가을의 단풍은 화화롭다. 그러나 이 떼에 붉은 분에 심어져 있으면 잎의 색채와 분의 색채가 서로 경합하여 중요한 단풍의 아름다움이 깎여버리는 결과가 된다.
주역(主役)이 될 나무의 색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다른 색깔의 분을 고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점이 된다.
이와 함께 단풍나무가 풍기는 분위기라는 것은 부드럽고 우미(優美)한 것이다. 그런데 붉은 분(특히 유약을 입히지 않은 분)은 자극적이긴 하지만 거칠은 느낌을 풍기는 법이다.
그러므로 단풍나무가 가지고 있는 우아한 분위기가 분이 가진 이질적(異質的)인 요소에 의해 교란되어 차분한 느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303. 팔방(八房)성(性) 단풍나무는 강한 햇볕을 피할 것
청희(淸姬)와 같은 팔방성 단풍나무는 가아한 햇볕 특히 여름철 직사광선의 피해를 입는다. 잎 끝이 꺼멓게 말라 들거나 심한 경우에는 잎이 떨어져 버린다.
일반적으로 단풍나무는 여름의 더위를 싫어하며, 그냥 바깥 한데에서 가꿀 때에는 잎이 상하든지 또는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이 물들지 못한다. 특히 팔방성의 나무는 보통 품종의 단풍나무에 비해 성질이 약하기 때문에 한층 더 상하기 쉽다. 그러므로 장마가 끝날 무렵부터 8월 한달 동안은 발 밑과 같은 반그늘에서 가꾸어 주는 것이 안전하다.
원래 성질이 약한데다가 장마철에 흰가루병(잎이 마치 흰가루를 뒤집어 쓴 것처럼 되어 버린다. )이 생겨나면 한층 더 나무가 약해지는 일이 있다. 여름에는 입원(入院)시키고 있다는 생각으로 관리해 주어야 한다.
304. 한창 자라는 가지는 꺾꽂이 하지 말 것
단풍나무의 꺾꽂이는 3월 초순, 즉 뿌리가 활동을 시작하기 직전과 6월 중순경(장마철)이 적기가 된다.
초 봄에 눈이 움직이기 직전은 가지가 가장 충실한 때이고, 6월은 가지의 성장이 일단 머문 채 잎에서 양분을 충분하게 받아들인 상태에 놓여 있는 때이므로 꺾꽂이의 적기인 것이다. 말하자면 모두 꺾꽂이순의 충실도가 높은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가지 끝이 계속 신장하고 있을 때에는 새로운 잎을 펼치기 위하여 양분을 갈무리 할 겨를이 없어서 가지가 미숙(未熟)상태에 있다. 이것을 억지로 꺾꽂이 순으로 쓰는 경우 조직이 연하기 때문에 시들기 쉽고 절단면이 썩어들기 쉽다.
만약 신장하고 있는 가지를 써야만 할 때에는 가지 끝의 연한 부분을 잘라 버리고 꺾꽂이해야 확실하다.
305. 봄에 펼쳐나온 잎은 여름에 잘라 버려라.
도시에서 가꾸어지는 단풍나무는 좀처럼 물들지 않는다. 그래서 봄에 펼쳐진 잎을 여름에 잘라 버리고 새로운 잎을 성장시켜서 단풍을 즐기는 일이 많다.
즉, 단풍나무의 손질 가운데에 잎자르기라는 것이있다. 잎을 잘라주면 새로운 잎이 펼쳐지면서 잔 가지가 늘어나는 한편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물든다는 잇점이 있다.
봄에 펼쳐진 잎도 여름철에 발은 쳐주어 햇볕을 약하게 하면 단풍이 들 수가 있다. 그러나 가을까지의 긴 생육기간 중에 주밀한 관리를 해 준다 해도 잎이 상하거나 병이 생겨나 충분히 단풍이 들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러므로 6~7월에 잎자루만 남겨두고 가위로 잎을 모조리 잘라주어 새잎을 펼치게 한다. 물론 이 조작은 나무에 큰 부담을 주므로 늙은 나무나 힘이 없는 나무(가지)에 대해서는 실시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306. 잎이 오그라들면 흰가루병의 피해
단풍나무의 잎이 오그라들거나 흰가루를 쓴것처럼 보이는 것은 흰가루병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흰가루병은 카라센이나 벤레이트 등의 살균재를 뿌려 방제한다.
흰가루병은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고, 햇볕이 잘 닿지 않으며, 통풍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 크게 번진다. 온도는 너무 높아도 낮아도 번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여름과 겨울에는 발생하지 않고 주로 장마철과 가을에 비가 계속 내릴 무렵에 크게 발생한다.
여름에는 뜸했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병에 걸린 잎은 큰 마음에는 나무에 살균제를 뿌려 주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햇볕과 통풍(通風)이 좋은 상태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07. 뿌리뻗음이 가꾸기를 잊지 말 것
분갈이(갈아심기)를 할 때에는 뿌리의 형편을 확인해 봐야하며 한편 다른 분에 옮겨 심을 때마다 뿌리를 약간씩 흙 위로 노출시킬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뿌리를 흙 속에 묻어 두기만 하면 언제까지나 굵어지지 않는다.
원래 단풍나무는 뿌리의 살찌는 속도가 빠른 성질을 갖고 있어서 이것이 단풍나무분재의 큰 매력으로 되어 있다.
뿌리는 사방으로 나오는 것이 이상적이며 그 자라는 위치도 같은 높이로 고르게 뻗어 나가도록 한다. 마치 국화(菊花)의 꽃잎이 펼쳐져 있는 것과 같은 모양새로 꾸며주는 것이 좋으며, 서로 얽혀 있거나 중간에서 튀어나오거나, 심하게 굽어 있어서도 안된다. 또한 뿌리는 상하기 쉬우므로 이상적인 위치로 펼치고자 할 때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다루어야 한다.
308. 여름에 잎이 떨어져도 살릴 수 있다.
단풍나무는 여름철에 물주기를 잊어 버리면 단번에 시들어 비리며, 심할 때에는 잎이 상하기도 한다. 더욱 심할 경우는 잎의 모조리 다 떨어져 버린다.
이러한 상태는 언뜻 보기엔 대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무는 말라 죽지 않는다.
그 까닭은 식물이 활동하고 있을 때에는 수분이나 양분을 많이 흡수하지만, 어떠한 원인으로 흡수할 수 없을 때에는 잎을 감아 버리거나, 심할 경우 잎을 떨어뜨림으로써 흡수량의 부족을 보충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잎을 떨군다는 것은 식물 스스로가 수분의 균형을 잡기 위하여 생겨나는 현상인 것이다.
만약 물 주는 것을 잊어 버려 잎이 떨어져 버린 나무가 생겨나도 포기하지 말고 물주기를 계속해 주기 바란다.
309. 잎에 무늬가 드는 나무를 고르지 말 것
단풍나무의 원운품종(園芸品種) 가운데에는 잎에 무늬가 드는 것이 적지 않다. 그 외에 각기 나름대로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신품종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 즉 잎에 무늬가 든다든가 특별한 매력을 지닌 것은 분재용으로 적합지 않다.
무늬가 든 잎을 보게 됨녀 자연이 꾸며낸 신기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으며 무의식 중에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분재라는 것은 고목이나 거목을 느끼게 하는 수형을 가꾸고 자연스러운 풍경을 묘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잎의 아름다움에 내세운다는 것은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관상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으며 분재로서의 발상인 것이다. 지나치게 화려한 무늬가 들어 있으면 안정감이 없어 지고 만다.
310. 혹이 생겨나지 않도록 할 것
단풍나무의 피부는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혹이 생겨나면 심하게 눈에 거슬린다.
혹이 자라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처가 생겨났을 때에 그것을 껍질이 덮어 피부를 보호하고자 하는 생리 때문에 저절로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가지를 자른 경우에는 끌과 같은 연장을 써서 절단구(잘린부분)을 우묵히 도려내어, 글 자리를 수피가 덮어도 부풀어 오르는 일이 생겨나지 않도록 조치해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같은 위치에서 여러 개의 가지를 신장시키면 그 부분이 이상스럽게 부풀어 올라 흉해져 버리며, 나줄에 가질르 잘라 버려도 부풀어 오른 것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눈은 신장시키지 말고 어린 눈일 때에 미리 손톱으로 긁어 없애 버려야 깨끗한 나무가 된다.
311. 줄기가 썩어들지 않도록 할 것
단풍나무가 나이 어린 시절에는 생육상태가 대단히 황성하지만 나이가 들던가 노목이 되면 가지는 거의 신장하지 않고 힘이 약해져 버린다.
그리고 예기치 않았을 때에, 힘이 좋은 듯이 보였음에도 갑자기 큰 가지가 말라 죽어 버리는 일이 흔히 생겨난다.
그 원인 중 주가 되는 것은 줄기 속에 썩은 부분이 생겨나기 떄문이다.
나이 어린 시절의 단풍나무는 수피의 발달상태가 좋아 꽤 큰 상처가 생겨나더라고 껍질이 그 상처를 쉽게 감싸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속히 상처를 감싸 버린다 해도 역시 이미 받은 상처로부터 목질부(木質部)가 썩어 들기 마련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처의 절단면에 유합(癒合)제를 발라주어 빗물이나 잡균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312. 잎을 노화 시키지 말 것
단풍나무의 붉은 잎은 뭐니뭐니 해도 가을의 대표적인 아름다움이며 잎이 울긋불긋 물들지 않는 단풍나무는 김 빠진 존재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분재로 가꾸어지고 있는 단풍나무 가운데에는 이외로 단풍이 들지 않는 것이 많다. 그 원인은 잎의 노화에 있다.
봄부터 자라난 잎은 가을이 돌아올 때까지 강한 여름 햇볕을 오래 받았고, 건조를 견디느라고 애쓰는 사이에 잎 표면이 굳어져 버렸으므로 또 강한 바람에 의한 상처도 입고 있다. 이러한 상태로는 도저히 아름답게 단풍이 들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잎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름엔느 발을 쳐서 햇볕을 약화시켜 주거나 또는 7월에 잎따기를 실시하여 새로운 잎을 재생시킴으로써 가을철을 맞아 아름답게 물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잎이 극심한 자연환겨의 시달림을 받아 노화되지 않게 해야하는 것이다.
313. 깊은 분에 심지 말아야 할 것
깊은 분에 심어서 가꾸면 뿌리가 아래로 곧게 자라나, 옆으로 퍼지지 못하고 마는 경향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어린 나물르 가꿀 때에도 얕은 분에 심거나 또는 나무 상자레 심어 아래로 향해 뿌리가 자라나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있다.
밭에서 가꾸는 경우에도 뿌리가 아래로 깊이 신장하는 일이 생겨나지 않도록 흙을 얕게 갈아서 심어 놓는다.
그토록 아래로 신장하려는 뿌리를 자라나지 못하게 억제하는 이유는 장차 얕은 분에 올릴 것을 예상해서이며, 뿐만 아니라 가지의 균형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이 어린 단풍나무 도장지(徒長枝:헛가지)가 마구 자라나기 쉬우며 특히 아래로 향하는 곧은 뿌리가 자꾸 자라나면 틀림없이 강한 도장기가 자라나 다른 잔가지를 상하게 해 버리게 되는 것이다.
314. 가지를 곧게 신장시키지 말 것
단풍나무는 곡간형으로 꾸미는 것이 가장 수월하고 따라서 나무가 자니고 있는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다.
가지는 순치기, 가지치기 등의 조작으로 가지들이 갈라지게 하여 직선적으로 자라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가지치기, 순치기의 요령은 사진과 같이 가지의 밑부분에 자리 잡은 두 마디 정도를 남겨두고 잘라 버리면 된다.
이렇게 하면 잎 겨드랑이로부터 싹눈이 새로 자라난다.
단풍나무는 잎이 한 자리에 마주쳐 나므로 하나의 마디에서 좌우로 두개의 가지가 자라난다. 가지가 신장하는 방향은 눈이 붙어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반드시 좌우의 눈을 살려야 하며 아래 위의 눈은 가지의 맨끝 이외에는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315. 줄기에서 돋아나는 가지를 방임하지 말 것
나이 어리고 원기가 좋은 단풍나무는 줄기로부터 새 가지가 자라나는 일이 많다.
줄기로부터 터져나오는 가지는 생장이 매우 왕성하여 방치해 둘 것 같으면 본래 줄기였던 부분보다 굴게 살쪄서 모르는 사이에 줄기와 뒤바뀌어 버린다.
줄기로부터 자라나는 가지를 때에 따라서는 이용할 수도 있으나, 수형의 기본이 잡혀 있을 때에는 빨리 따 버려야 하며, 가지로 이용하는 경우에도 길게 신장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그 까닭은 아무리 길고 굵게 자라나더라도 줄기로부터 자라난 가지는 도장지이기 때문에 밑부분과 가지 끝의 굵기가 비등하고 직선적인 생금새를 보이므로 엄숙함이나 변화가 적은 법이다. 한 마디 한마디씩 오랜 세월에 걸쳐서 가꾼 것이야말로 엄숙함과 고색(古色)이 우러나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