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없는 편지
日(진일)아 생각나니.
새벽 일찍 책보를 메고 元(재원)아 빨리 가자 오늘도 지각하겠다.
재촉하던 그 때가, 천고마비의 계절 풍성한 가을이 되니 문득 친구가 생각나서 필을 든다.
앞뒤 집에서 동갑으로 너는 1월 나는 7월에 태어나서 어린 시절 팽이 치기 하며, 싸움도 하였고
산에 나무하고 소 풀 베기도 많이 하였지. 소 풀 먹이러 산에 갈 때 배고픔에 밀 사리 하다가 주인에게 들켜 혼나기도 하였지.
공기 받기, 자치기, 탄 피 따먹기, 따기 치기, 구슬 치기, 못 치기를 하며 오락에 빠져 있으면 친구 엄마는 일 아, 내 엄마는 원아 저녁 먹으러 오너라 하고 불렀지. 수박 놀이를 할 적에 재치 있는 친구는 수박 밭 주인 역할을 도맡아 하였잖아.
앗 참 문득 생각 난다.
모든 게임은 너와 나와는 라이벌 이였지! 시름을 하면 어른 아이 없이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며 인기가 대단했었지!
가을 비가오는 날 친구들과 소구리와 주전자를 들고 미꾸라지 잡으러 가서 두어시간이면 주전자가 무겁게 미꾸라지를 잡아 서말치 가마솥에 추어탕을 끓여서 또래의 친구들이 모두 모여 두어 그릇 씩 먹고 밤새도록 이야기 하며 장난치고 놀았었지!! 겨울이면 곡깽이들고 칡을 캐서 서로 많이 가지렸고 싸우기도 하고 칙을 먹고 나면 새까만 혀와 입을 보며 서로 웃기도 하였단다.
군입대는 한날하여 내 군번은 00004226이고, 친구 군번은 00004227이지 우리가 군 번 받는 날이 토요일, 12시 전에 군 번 받으려고 애를 섰지. 다행이 친구와 내가 군번을 받고 조금 지나서 군 번 발급 끝나고, 다음 월요일에 군 번을 받아야 했었지
친구와 나는 다행이 훈련소에서 한 중대 한 내 무 반에서 지냈으며 훈련도 같이 받고 건빵도 나누어 먹고 특히 일요일 세탁을 하고 잠깐 PX에서 찹쌀못지를 싸서 둘 이서먹을 때가 그 당시 제일 행복 했었지.
日아 생각나니!
중학교 통학 시절 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 마을을 지나 들판을 걸어서 이 십 리 길을 태풍이 불고 비가와도 춘 하 추 동 사계절 통학하던 그 때가.
겨울이면 양지 쪽 언덕을 벽 삼아 손을 호호불며 손발을 녹이고 여름에 벌거숭이 몸으로 개울에서 목욕을 할 때 마른 쑥을 비벼 귀 막이 하여 누가 물속에 오래있나? 버티기도 하였지. 봄이면 진달래꽃 버들 강아지로 허기진배를 채우고, 가을이면 주인없는 산과들이 너와 나의 배를 채워주었지.
세상 섭리로 한 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길 누구나 다 가야 할 인생길 이지만 친구가 가든 날 나의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 하였네!
세월은 수십년이 흘렀것만 풍성한 가을이 되니 너의 생각이 나서 두 서 없이 몇 자 적어 하늘나라로 띄워 보낸다.. 답장일랑 하지말고 내가 가면 보여 주려무나.
친구가 없는 세상에서 원이는 컴퓨터와 친구 되어 세상 구경 마음 대로하고 무엇이든 접할 수
있것만 친구가 있는 하늘 나라는 구경을 할 수가 없구나.
日아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지내렴,
元이가 冥福을 빈다.
2008년 10월
친구 원 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