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집은 겨울이면 거실의 1/3이 얼음장으로 변한다. 전 주인이 이미 확장을 해놓은 집이라 마루만 깔고 입주했는데 확장 면에 난방 설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 외풍에 효과 있다는 이중 새시가 달려 있지만 지은 지 20년 넘은 아파트라서 그런지 추워서 못살겠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확장 공사를 제대로 한다는 것
난방 안 들어오는 바닥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알아보니 바닥에 코일을 묻는 것만으로는 추위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다. 확장 공사를 제대로 하려면 새시와 바닥 공사, 벽과 천장 단열 3가지를 모두 신경 써야 한다.
첫째, 새시는 시스템 창호보다 이중 새시가 시공 후 더 따뜻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물론 옛날 알루미늄 새시는 아무리 이중이라도 유리 두께가 얇아서 단열 효과가 떨어진다. 그리고 이중 새시일지라도 제대로 시공해야 춥지 않다. 새시 시공 과정을 살펴보면 시멘트로 마감된 베란다 프레임에 새시 틀을 끼운 후 문짝을 다는데 이때 시멘트 부분과 새시 틀의 아귀가 딱 맞지 않으면 틈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틈에 거품처럼 분사되는
우레탄 폼이라는 자재를 쏴서 틈을 막는 것이 포인트. 이 과정에서 치약 짜듯이 쭉 둘러 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틈을 봐가며 꽤 꼼꼼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아파트에서 살다 보면 벽체가 느낄 수 없을 만큼 움직여 벽과 새시 틀 사이에 틈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우레탄 폼은 벽과 새시 틀 사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둘째, 바닥 난방을 위해 난방 배관인 엑셀 코일을 깔아야 한다. 예전에는 확장 공사가 불법이라서 공사 소음을 줄이기 위해 코일 대신 전기 패널을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전기장판처럼 전원을 연결해 바닥 난방을 하는 형태인데 전기세가 만만치 않아 정말 추운 날만 겨우 틀게 된다고 한다.
셋째, 단열공사는 마치 비닐하우스를 짓듯이 옆벽과 심지어 천장까지 단열을 해야 완벽하다. 외장재로 쓰이는 단열 폼을 두르고 석고보드로 마무리하는데 단열재를 뭘로 쓰는지에 따라 공사 효과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제대로 하려면 일반 스티로폼에 비해 10배 이상 단열 효과를 내는 28mm의 단열 폼(롤당 30만원 이상)을 써야 하는데 이 자재 대신 저렴한 은박지처럼 얇은 폼과 스티로폼을 대버리면 단열을 해도 한기가 느껴질 수 있다.
제대로 한 확장 공사를 되짚어보면 기자의 집이 추운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일단 눈에 보이는 새시는 이중이고, 새시 틀과 벽에 손을 대보니 바람이 별로 들어오지 않는 듯. 옆벽을 만져보니 너무 찬 것으로 보아 단열 미비는 확실하다. 바닥, 늘 느끼듯이 난방 공사를 안 한 찬 바닥이다.
재공사 또는 중문 시공
완벽한 확장 공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재공사라도 해서 따뜻한 집에 살고 싶다. 확장 부분만 철거한 후 앞서 말한 완벽한 확장 공사의 과정을 밟으려면 30평대 기준 3백50만~4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거실 바닥을 두드려 깨서 배관도 찾아야 하고, 마루도 새로 구해서 깔아야 한다. 살면서 공사할 엄두도 나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재공사 다음으로 효과 좋은 방법은 확장 전 상태처럼 중문 달기. 위쪽에만 레일을 심어 행잉 도어를 시공하면 역시 아래 틈으로 바람이 들어오니 비추천. 넓어 보이려고 확장 공사를 했는데 중문을 다는 것이 달갑지는 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니 패널 커튼처럼 포개져 오픈 폭이 넓어지는 연동 슬라이드 도어를 선택하는 수가 있다. 30평대 기준 연동 슬라이드 도어로 시공했을 경우 2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고, 천장과 바닥을 뜯어내긴 하나 확장 재공사보다는 공사 규모가 작다.
소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솔루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임시방편 솔루션을 수소문해봤다. 예전에 엄마들이 하듯이 병풍을 세우는 것도 꽤 효과가 있다지만 병풍도 없고 아무래도 인테리어를 너무 해칠 것 같다. 확장 면을 등지게 하여 소파를 돌려놓는 것도 그럭저럭 효과가 있다는 평. 베란다 확장 부분에 파일이 긴 러그를 맞춰 깔아주면 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한기를 줄일 수 있다. 또 한 가지, 별 효과 없을 듯 생각되는 문풍지가 실제로는 꽤 단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 나오는 투명 문풍지나 털실 문풍지는 기존 스펀지 문풍지보다 탄력이 있어 틈을 꽉 채워주고 안팎의 온도 차로 생기는 습기에도 강하다. 창 전체에 외풍 차단 비닐을 바르면 효과가 좋지만 환기를 위해 여닫아야 하니 포기. 만약 확장 면에 난로나 라디에이터를 둔다면 창을 등지도록 놓아야 온기가 냉기 위로 올라가 실내 공기가 골고루 데워져서 효율성이 올라간다.
확장하고 추운 집에 살던 사람들이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의외로 커튼이다. 블라인드가 있더라도 도톰한 이중 커튼을 하나 더 달라는 것. 이때 길이를 약간 길게 해서 바닥에 끌리도록 하면 외풍을 더 효과적으로 막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