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개선행진
고린도후서 2:14-17
색동운동회를 축하한다.
모두 마치 금메달리스트처럼 의기양양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11월 중순에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린다. 가장 볼 만한 것은 주최국이 펼치는 화려한 입장식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메달 시상식일 것이다. 오늘 색동운동회 역시 풍성하다.
1)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14).
사도 바울은 환상을 본다. “이기게 하시고”란 뜻은 로마 군대의 개선행진(드리암뷰오) 열병식을 의미한다.
로마 군대의 개선행진은 얼마나 대단한가? 장군들의 위용, 화려한 행렬, 높은 승전가, 환영인파, 축제.. 저 앞에는 황제가 줄 면류관이 기다린다.
그 긴 행렬에는 승자만이 아니라, 패배자도 있다. 포로, 노예, 전리품이 승자의 자랑처럼 그 앞에 보란 듯이 있다.
특히 행렬의 중간에 제사장이 있다. 그는 제물로 드릴 흰 황소를 앞세우고, 수레에 커다란 향로를 동반한다. 개선행렬 내내 그 향로에서 타오르는 짙은 냄새는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승자에게는 승리의 냄새요, 패자에게는 죽음의 냄새다.
바울은 비전을 본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패배자 같은 사도 바울을 승리의 개선 행렬에 참여 시키실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승리를 생각하며, 자신을 개선행렬의 전령으로 느꼈다.
그러나 바울은 로마의 개선행진이 아닌, 파란 종려 나뭇가지와 아이들의 노래 소리와 백성들이 깔아둔 겉옷을 밟고 어린 나귀를 타고 개선행진 하신 예수를 기억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힘, 능력, 파괴력, 승리, 정복 등 이러한 것을 자랑하려고 행진하시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는 정반대이다.
오히려 그 힘을 감추고, 외려 연약함을 자랑한다. 목적은 언제나 사랑 그 자체이고, 그 방법은 항상 평화롭다.
2)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15).
예수 안에서 승리는 세상에서 승리와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정복자가 아니라, 사랑의 십자가이다. 힘의 승리가 아니라, 복음의 승리였다.
승자와 패자가 따로 기억하는 냄새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이다.
그리스도인이 언제나 향기를 발할 수 있는 것은 예수의 사랑을 품고 살기 때문이다.
내 안에 예수가 사심을 믿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이미 영원한 승리, 곧 부활하셨음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 향기를 드러내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이런 모습이 세상 속에서 언제나 당당하고, 여유있고, 기쁨이 있는 그리스도인의 개선행진의 삶이다. 날마다 그런 행진을 하기를 바란다.
일어나면 팡빠레를 울리고, 순간순간 하나님을 의지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평안을 빌라. 날마다 생명 주심에 감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약속의 자녀됨을 믿으며, 아픔과 고난 속에서도 주님의 십자가를 붙드는 삶,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향기로운 생활이다.
3) “하나님께 받은 것 같이 하나님 앞에서와 그리스도 안에서 말하노라”(17).
바울의 개선행진은 그의 당당한 신앙인의 모습이다.
그것은 하나님만이 희망의 근거가 되시고, 언제나 이기게 하신다는 낙관이었다.
그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하나님께 받은 것 같이 하나님 앞에서와 그리스도 안에서 말하노라”.
이것이 복음의 능력이다.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승자는 등수나 상과는 관계없이 달린다. 그러나 패자의 눈은 줄곧 상만 바라본다.
승자는 꼴찌를 해도 의미를 찾으나, 패자는 1등을 했을 때만 의미가 있다.
승자는 달리는 도중 이미 행복하다. 그러나 패자의 행복은 경주가 끝나봐야 결정된다.
오늘 색동운동회가 그리스도인의 향기와 빛깔과 은혜가 넘치는 예수 잔치가 되기를 바란다.
예수의 개선행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
첫댓글 체육관이라는 상황탓이었는지 주일날 말씀이 잘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짧으면서도 많은 의미가 있었네요...
바울이 간직하고 소망했던 그리스도의 향기 가득한 그 개선행진을 제 안에서도 소망하고 선포해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