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조종사파업에 관련된 글들을 대하면서
상심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떠한 부분들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게 되었나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어느 심리학책에 보니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 대하여
긍적적 혹은 부정적 태도를 가지려면 먼저 그 대상에 대하여 알아야 하고,
그리고 좋다 혹은 싫다라는 태도를 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만약 대상에 대해서 단지 알고만 있으면 지식이라 말할 수 있고,
대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평가만 내리면 고정관념이나 편견이라
한답니다.
따라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대상을 보다 잘 아는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보다 정확히 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생각에서 저의 생각들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다소 장황하기는 하지만 논리적 접근보다는 실제의 사례를 들어 말씀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항공사에서 안전운항에 가장 예민한 사람들은 조종사들이라고 단순히 말씀 드린다면 다른 분들께서 이해하시기에는 다소 큰 비약이라 여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조종사들은 왜 그리도 안전운항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어떤 분들은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 시키고자 안전이란
단어를 차용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 금호 아시아나 그룹의 회장님도 '안전운항과는 어떠한 것도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기업이 말하는 안전운항이란 조종사들이 말하는
안전운항과는 그 의미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기업이 말하는 안전운항이란 기업의 수익이 보장되는 범위에서의 안전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 노선을 운항할 이유가 없으니 당연한 것입니다.
따라서 법이나 규정에 정해진 최소 수준의 안전을 확보하면
운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이 느끼는 '안전운항'이란 의미는 이런 차원과는
아주 다릅니다.
조종사들에게 '안전'이란, 말 그대로 모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을 이륙했는데 비행기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모든 부담은 조종들이 안게 됩니다.
공중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지상에서만 생활하시는 분들이 이해하시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들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면까지를
포함해서 말씀 드리는 겁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고속도로상에서 차의 엔진이 고장 나든지
연료가 바닥났다고 하면 그냥 차를 세우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비행기는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물론 이러한 비정상 상황들을 대비해서 조종사들은 6개월 마다 모의 비행장치로 훈련을 하고 심사를 받습니다. 여기에서 불합격하면 외국조종사는 계약이 헤지되고, 국내조종사는 한 번의 재심사 기회가 주어집니다. 여기에서도 불합격되면 기장은 부기장으로 강등되고, 부기장은 회사의 손에 운명이 맡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조종사들 중에는 자신의 정년이 55세가 아니고 6개월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조종사외에 어느 전문직이 6개월마다 지식과 기량을 심사 받고 여기에서 불합격되면 그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비행중 비정상 상황에서의 적절치 못한 조작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실제 비정상 상황에서 기장이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을 할 기회는
보통 한 번밖에 없습니다.
만약 상황을 잘못 판단해 반대 조작을 한다면 비행기는 회복불능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상황발생에서 조종사가 판단을 하고 행동까지 하는데 조종사에게 허용되는 시간은 보통 1분 이내 입니다.
만약 이륙중 엔진에 문제가 발생한다면(비행기는 이륙할 때 엔진추력을 최대한 사용하므로 이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아마 0.5초 이내 일 겁니다. 이 시간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하에서 조종사들이 처한 조치에 대해서는 그 후 한. 두달간의 조사를 통해 적절했는지 회사가 판단을 해서 상을 주기도 하고, 처벌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은 회사에 출근해서 비행에 임할 때는 예민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은 회사와 충돌을 야기 시키기도 합니다.
예로 제가 경험했던 과거의 비행을 조합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날 출근해서 보니 목적지 공항(일본 도야마)의 기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목적지 공항 활주로의 한쪽 편에는 기상이 좋지 못해도 비행기가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계기접근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바람방향 때문에 그 쪽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게 활주로를 선회해서 반대쪽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항주변에는 높은 산들이 버티고 있어서 구름이 낮게 깔려있다면
구름에 가려진 산들을 볼 수 없으므로 위험합니다.
따라서 구름은 일정고도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비행차트를 확인해보니 측정된 구름고도가 접근이 허용된
최저치에 걸려 있습니다.
조종사로서는 비행하기가 부담스러운 기상입니다.
구름이란 밑면이 자로 잰 듯이 반듯하지 않기 때문에 산으로
둘러싸인 저고도에서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재작년인가 중국민항의 김해사고가 이 경우 입니다).
이 때는 접근을 중지하고 바로 재상승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승객들도 불편해지고
그러한 상황들을 대비한 예비연료까지 다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줄어드는 연료와 정말도 피 말리는 싸움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심리적 압박은 실수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싫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장은 운항관리사와 협의하게 됩니다.
기상이 좋지 않으므로 도착예정시간 전후의 기상변화가 어떻게 될지,
기상이 조금만 더 나빠지면 비행이 불가능하므로 결항의 가능성은 있는지를
협의하게 됩니다. 하지만 좌석이 많이 팔린 상황에서 결항은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따라서 조종사는 더 많은 예비연료를 확보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승객이 만석이라면 이륙중량 때문에 연료를 더 확보하려면
승객의 짐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려는 회사와 약간의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운항관리의 입장에서는 공식적인 자료들이 규정에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는 이상 그대로 운항하려는 것이 당연한 주장입니다.
제가 만약 조종사가 아니고 운항관리사라도 그렇게 할 겁니다.
아니 비행시스템이 아주 발달해서 조종사가 필요 없는 무인 비행기나
원격조종 여객기가 나온다면 저도 망설임 없이 그렇게 결정을 내릴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행기가 이륙하면 그 모든 부담을 조종사가 다 안아야 합니다.
죽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지요.
따라서 조종사는 회사의 수익이나 비용보다는 안전요소를 높이는데
집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비행기에는 수많은 복잡한 기계들이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항공기의 모든 부품들을
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언제 사용될지도 모르는
고가의 예비부품 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려면 재고유지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고장이 잦은 부품이나, 없으면 당장 비행이 불가능한
가장 중요한 부품들만 예비로 보유하고 있으려는게 회사의 당연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조종사는 비행기가 완벽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도 회사측과 충돌할 여지가 있습니다.
똑 같은 부품결함에 대하여도 조종사들은 공중에서 비정상상황까지를
염려하여 비행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넓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정비사분들은 규정에만 맞추어서 비행에 투입하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의 요구수준을 다 들어주기에는 정비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규정에 근거해서 운항 시키려 하고,
조종사들은 안전을 이유로 거부해서 가끔씩은 조종사들이 회사로부터
제재를 받고 결국은 회사의 뜻에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비상의 결함 때문에 비행출발이 지연되는 상황이
만약 승객이 탑승한 경우에 발생한다면 객실승무원들을 포함해 해당 출발장에
나와있는 타부서의 모든 직원들한테도 조종사들은 비난을 받기 일쑤 입니다.
그 만큼 직원들이 승객들에게 시달려야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자신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지 때문에
안전에서는 고집을 피우려 하고 회사의 이익에 과감히 부합하지 못하고
소심합니다.
이렇게 비행에 임해도 목적지 기상 때문에 결국 결항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조종사들은 확실한 기상자료를 갖고 비행에 임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최근이 기상이 나올 때까지 승객탑승을 미루다가
최근의 기상이 운항에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운항관리사와 협의하여
결항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다른 직원들에게 전해지고
또 한번 원망과 승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실 회사에서 조종사를 도와주는 부서는 없습니다.
많은 경우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책임은 해당편의 기장이 져야 합니다.
비행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조종사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기가
아주 쉽습니다.
왜냐하면 사고가 발생한 그 현장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이지요.
항공사고를 분석할 때 에러체인(error chain)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한 건의 사고가 발생하려면 여러 사고 요인들이 연속해서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 중간에 하나라도 빠지면 사고로 연결되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 괌에서 일어났던 대한항공 사고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그 날 비행에 투입된 B747항공기는 대한항공이 국제선 운항에 주로 사용하는
신모델이 아닌 구모델의 항공기였습니다.
원래의 계획이 갑자기 바뀌어 대체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항공기는 신형 모델의 항공기가 장착하고 있는
항법장비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모델의 조종사들은 괌비행에 자주 투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괌공항 사정에 밝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괌 공항의 항법시설이 공항이 아닌 산위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비행한 것 같습니다.
물론 비행차트를 조금한 유의해서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사항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날 야간에 접근이 이루어졌고 기상도 좋지 않았습니다.
만약 위의 사항들 중 하나라고 달랐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
에러체인의 설명입니다.
즉, 최신기종 이었거나, 접근이 낮에 이루어졌거나,기상이 좋았거나,
괌 공항에 경험이 많은 조종사들이었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에러체인의 제일 마지막에 있는 것이 조종사입니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이지요. 하지만 사고가 일어나면 사고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기가 아주 쉽습니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자신의 켠디션이나 심리상태에 민감합니다.
집을 떠나 비행에 임하면 모든 집안일들을 잊으려 합니다.
비행에 집중하기 위해서지요.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뀌는 해외에 나가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방법도 각자 다르고 적응속도도 개인별 차가 심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해 보신 분들은 시차적응이 얼마나 힘든지
아마 이해하실 겁니다.
조종사들은 생활습관이 비행스케줄과 연관되어 거꾸로 계산해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5일 마다 낮과 밤이 바뀌므로 컨디션조절은 비행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낮에 잠을 청하기도 하고, 일부러 20시간 이상을 버티다
잠을 자기도 합니다.
우리의 몸이 자야 한다고 해서 금방 잠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운동으로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헬쓰장에서 뛰기도 하고, 테니스를 치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하고
골프를 치기도 합니다.
이번 단협 초기의 요구사항중 골프채에 관한 조항이 있어서
여론의 많은 비난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골프와 부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는 정말 저렴한 수준의 퍼블릭 골프장이
많습니다.
조종사들이 가는 곳도 이런 저렴한 곳들입니다. 그리고 회사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 골프가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80년대에도 해외 각 주재 호텔들에 골프채를 비치해 두었고, 15년 이상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다 보니 훼손의 정도가 심해 사용하기
부적절한 것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번 단협초기에 노조가 명문화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를 원했던 것인데, 마치 조종사들이 골프나 치러 해외에 나다니는 걸로 오해가 되어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회사가 일부러 여론조장을 위해 단협 초기에만 있었던 사항을 부각시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번 단협은 아시아나 조종사노조가 법적으로 정식노조로 인정을 받고 처음으로 회사와 하는 단협이라서 일상 생활과 관련한 세세한 사항들이 많았음에도 이런 부분만을 부각시켰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야 조종사들이 골프채를요구하면서 파업한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골프채로 파업하는 노조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조종사들은 골프를 치러 해외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비행임무로 나와서 회사가 비치해 둔 골프채를 사용해 운동하는 것인데,
목적과 수단을 거꾸로 적용해버리니 많이 답답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런닝과 걷기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편입니다.
40대 중반의 제 사회친구들은 골프를 즐기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국내에서 골프를 치기가 부담스러워 아직 배우지 않았습니다.
골프 이야기가 나오니 이야기가 옆으로 흘렀는데
다시 안전운항이란 주제로 돌아가겠습니다.
조종사들은 컨디션조절 때문에 수면과 휴식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수면과 휴식이 불충분하면 스스로 긴장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차적응에 실패에서 잠을 못하면 조종석에서 동료 조종사에게
'잠을 잘 자지 못했으니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드시 언급합니다.
군에서는 조종사들이 출근해서 자신의 컨디션을 적는 상황판을 운영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컨디션조절에 민감하다 보니, 스케줄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스케줄변경에 관련해 언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회사의 필요상 스케줄을 바꾸어야 할 때, 스케줄러는
규정에 정해진 휴식시간이 충족되므로 비행에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기존의 스케줄을 기준으로 거꾸로 계산해서 잠도자고,
운동도 하고 , 사회생활을 합니다. 따라서 스케줄변경이 최소 2일 전에
통보되지 않으면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조종사들을 최소한도로
보유하면서 운항하고자 하므로 사소한 외부적 교란요인에도 여유인력이 없으므로 전체 조종사들의 스케줄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 번 단협안의 가장 큰 핵심은 조종사인력을 충원하라는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휴식이 잦은 변동 없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겁니다.
그 요구사항들이 이 번 단협의 가장 큰 쟁점인,
'편승시간을 포함한 연간 비행 시간 1000시간 제한’,
‘3조 비행횟수 제한’, ‘하루 이 착륙횟수 5회 비행 월간 횟수제한’
등으로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모두 조종사의 충원 없이는 불가능한 사항들입니다.
조종사들은 순간적인 판단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한 순간의 판단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체계적이고,
조직적이어야 합니다.
여러분들 중에 작년 8월, LA에서 관제사의 실수로 사고가 날 뻔 했던 것을
아시아나 기장의 순간적인 적절한 판단에 의해 사고를 모면했던 사건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회사는 미국 항공청으로부터 감사편지를 받았고, 해당 편 기장은
건교부 장관의 표창을 받았습니다.
미국 사고조사 위원회(NTSB)의 설명에 따르면
기장의 판단이 3초만 늦었다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01년, 동일한 공항,동일한 상황에서 미국 여객기 2대가
충돌하여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과 3초 안에 내려진 다른 판단이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아시아나 기장과 사고 비행기의 기장과의 차이는
집중력에 있습니다.
아마도 사고기의 조종사들이 당시 어떠한 이유로 인해 피곤한 상태에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보통 이륙 후 30분, 착륙 전 1시간은 정말 높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비정상상황도 이 때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시카고, 뉴욕, LA
또는 런던 히드로 공항등 국제 공항에 접근할 때면 이들 공항들은
너무나 많은 항공량 때문에 한 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간 공중에서 미아가 되고
다른 항공기에 위협이 됩니다.
따라서 정말 긴장하게 되고 집중력이 많이 요구됩니다.
세계의 모든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의 업무부담에서 판단착오를
줄이기 위해 많은 수단 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자동조종장치입니다.
비행중 정상고도에서의 순항은 주로 이 장치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컴퓨터에 입력된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항로를 찾아가는 조종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미국 조종사들은 자동조종장치를 제3의 조종사로 인정하고
Captain Joe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조종사들의 임무부담을 많이
완화시켜주어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지요.
또 하나는 비행 중 휴식공간의 제공입니다.
비행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면 조종사가 한 명 더 투입되고,
12시간을 넘어가면 두 팀의 기장, 부기장이 탑승합니다.
이 때 기장에게는 퍼스트 좌석이, 부기장에게는 비즈니스좌석이
휴식공간으로 제공됩니다. 세계의 모든 항공사가 다 동일합니다.
왜 항공사들은 그 비싼 좌석들을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겠습니까?
밤을 세우는 비행에 투입될 때, 피곤한 상태에서 비행에 임하면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이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대문입니다.
비행 중, 객실 승무원들이 조종사들을 보게 되는 시간은
근무 교대 전, 혹은 근무를 잠시 교대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객실에 나와있을 때입니다.
따라서 객실 승무원들 입장에서는 근무교대까지 하면서
좋은 좌석에서 휴식을 취하는 조종사들의 피로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 들은 이. 착륙 순간의 긴박한 상황들을 한 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객실 승무원분들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게
일할 때가 많습니다.
손님들의 불평을 웃음으로 이해 시키려는 그 분들의 노력을 회사가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우리 회사 본사 건물에 세계 최고의 객실 서비스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는데 회사에서는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
분명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진정한 서비스는 사명감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 승무원들 만큼
친절한 항공사는 분명 없습니다.
단 조종사를 대하는 자세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같은 항공기를 타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한 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번 단협 안에 3조 비행(비행시간이 8시간 초과 12시간
이내일 경우 세 명이 하는 비행)제한과
이착륙 횟수 5회 비행 제안에 관한 안건이 있었습니다.
이 들 비행은 조종사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시험하는
비행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한 항공은 최대 이착륙 횟수 4회로 제한해서 운항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현재의 조종사 수급사정을 고려해 5회 까지도 받아들이되
월간 횟수를 2회로 제한하자는 것인데 회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전보다는 비용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종사는 수당보다도 안전이 우선입니다.
3조 비행의 경우는 국제선 비행에서 피로도가 가장
큰 비행이기 때문에 월간 횟수를 제한하자는 취지입니다.
실제 처음 이 비행패턴이 만들어 질 때는
건교부도 회사도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에
월 2회로 제한을 하고 비행후의 휴식도 훨씬 많이 주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 제한 규정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보완조치도 없이 삭제된 제한규정을
다시 원상 복구하라는 것이 노조의 단협안 입니다.
실제 3조 비행의 경우, 조종사들이 밤을 꼬박 세우고 착륙에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LA비행의 경우 보통 새벽 4시나 아침 8시에 현지 공항에 내리게 되는데,
밤을 꼬박 세우고 집중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물론 이 직업에 익숙해져서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해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조종사들도 있습니다.
관제탑의 지시를 입으로는 따르지만 머리가 멍해 있는 상태라
몸이 따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노조는 이러한 위험한 비행을 제한하고,
그 비행 전후에 휴식을 확보할 수 있는 여유를 달라는 겁니다.
현재의 무리한 스케줄에서는 조종사의 충원이 있어야만 가능하지요
가장 큰 쟁점사항 중 하나인 ‘비행시간 연 100시간’에서
회사와 차이가 나는 부분은 다음비행을 위해 실지 조종업무 없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편승시간을 비행시간 1000시간의 제한에
포함시키느냐 하는 겁니다.
노조의 안은 이 시간을 항공법이 정한 최대 비행가능시간인 연 1000시간의
제한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실행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회사의 지시에 의해 비행기를 타는 것이므로 이 탑승시간의 75%를
수당으로 지급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회사의 지시에 의해 출장가실 때
제반 경비와 임금을 인정 받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지금까지는 실지의 비행임무 시간만 1000시간 안에 포함시켰으므로
편승시간에 의해 늘어나는 시간은 조종사들에게 고임금이 가능하게 한 원인중의 하나였습니다.
비행수당은 비행시간이 일정한 시간을 초과하면 누진적으로
증가하므로 1000시간이 넘어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임금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노조의 안이 그대로 통과하게 되면 회사는 더 많은 조종사를
충원해야 하지만 조종사들 입장에서는 임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노조의 입장은 임금이 줄어들더라도 보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휴식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종사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회사의 입장은 편승시간은 비행임무에 실제로 투입된 시간이 아니므로
1000시간이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 돈으로 지급하더라도 인력충원을
2년후 까지도 1100시간범위 이내에서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론에는 조종사들이 돈에만 집착하는 것으로 매도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금을 자신의 생명보다도 우선시하는 조종사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 번 안이 통과되면 인력충원에 따른 회사의 비용은 증가하겠지만
조종사들은 임금이 줄어들더라도 더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고
승객분들 도 더 편안히 안전하게 비행기를 이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이 항공사에 입사해서 15년 이상을 비행하면서 절실히 느낀점이 있습니다.
비행에 관련해서 저희 회사 회장님도, 정비사분들도, 객실 승무원들도
너무 모른다는 겁니다. 모두 자신들이 관련된 사항들에만 관심이 있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지 규정만 찾고, 그 이상이 되면 안전이 확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규정은 안전운항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조치이지 안전을 담보해
주지는 못합니다.
더욱이 그 규정자체가 회사의 비용을 고려하여 계속 조종사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안전운항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조종사들이 느끼는
절박감은 벼랑 끝으로 몰리는 심정과도 비슷합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의 입장은 비용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회사와는
많은 부분에서 배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감히 제안하기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비행기를 이용하시는
승객분들이 주장하셔야 할 것은 회사가 보다 유능한 조종사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비행기를 항상 결함 없이 유지해서 안전에는 어떠한 결함도
없기를 요구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많은 항공 사고들은 조종사들이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넘어가는 상황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이 상당히 길어졌지만,
임금에 대한 여론이 많으므로 잠시 언급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들은 세계의 많은 항공사들이 왜 조종사에게 높은 임금을 지급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연봉 5000만원이나 3000만원만 제시해도 조종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분명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항공사는 수백명의 승객이 타고 있고,
천억이 넘어가는 비행기를 운항 시키기에는 일정한 능력 이상이 요구된다고
판단할 겁니다. 따라서 항공사가 요구하는 자질의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보수를 제시해야만 가능합니다.
여러분들도 언론사 취직시험을 ‘언론 고시’라고 까지 말하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고시’라고 까지 불리는 취업시험에 힘들게 뛰어 들까요?
타 직업에 비해 연봉과 복지혜택이 크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그에 합당한 반대급부를 제시해야만 원하는 수준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 지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론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연봉을 제시하는 곳에 지원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즉, 취업 시장에서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아는 반면,
회사는 지원하는 사람에 대해 현저히 부족한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겁니다.
회사가 요구하는 능력을 10이라 할 때, 회사에서 10이상에 해당하는 반대급부를
제공해야만 자신의 능력이 10이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지원한다는 겁니다.
만약에 회사에서 보수를 5나 6을 제시한다면 능력 10을 가진 사람이 지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지원자들 중에서 정말 10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가려내는 것은 회사의 몫이지요.
이러한 현상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2000년형 소나타의 가격이 1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차가 그 이하의 가치를 가졌다고 판단하는 사람만이
차를 중고차 시장에 내놓습니다.
자신의 차의 상태나 장비를 고려할 때, 그 이상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결코
1000만원에 자신의 차를 시장에 내놓지 않습니다.
즉 차의 판매자는 자신의 차에 대해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지만,
구매자는 아주 제한된 정보만 갖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구매자가 1000만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차를 시장에서 1000만원에 구매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의 연봉이 1억이라면 그만한 책임감과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이윤 추구가 최고의 목적인 기업에서 이유없이 연봉을 높게 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항공산업같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산업에서는 임금에도 아주 인색합니다.
따라서 단지 연봉이 높다는 것만으로 모든 근로조건에 대한 요구를
접어야 한다면 비용을 줄이고자 끈임 없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회사의 논리에 의해 모든 것이
희생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에 관한 사항은 조종사들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 인 이상 조종사들을 끝까지 양보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이 번 조종사노조의 파업 목적도 임금이 아닌 안전 운항입니다.
이 점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호도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론에 영어시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것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저는 입사시험을 치를 때 10번이 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전형하는 데만 2달 정도가 소요되더군요.
우리 회사는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영어수학 능력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와 같은 출신의 조종사들은 영어능력에 대해
이미 검증을 받은 후에 입사하게 됩니다.
따라서 영어시험에 대해 큰 부담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 필요성을
많이 인식하는 편이지요.
다만 영어시험을 인상상의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종사들이 음주측정을 거부한다는 여론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은 조종사인 저로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여러분께서 운전하실 때 음주측정을 거부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이는 법으로 정해진 사항으로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나라들은 조종사의 음주에 대해 일반인들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비행의 특성을 생각할 때 너무나 당연한 사항이지요.
단지, 단협에서 이에 관한 사항이 있었다고 한다면 비행 전 무작위로 조종사들을
선발해서 채혈을 하는 음주측정 방법상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의심이 가는 조종사들에 한하여 채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한다면
모든 조종사들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간주하는 셈입니다.
이 때는 심한 모욕감을 느끼지요. 즉, 이는 인권에 관한 사항입니다..
세계 민간 항공기구에서도 이러한 사항은 인권침해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번 단협에서 방법상의 문제를 거론한 것 같은데
모 정치인의 발언으로, 조종사들이 마치 술이나 먹고 비행하면서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쳐져서 무척 황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소비자들인 승객들은 자신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안전운항에 대하여 항공사에 훨씬 엄격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완벽한 정비상태의 비행기를 요구하셔야 하고,
저급한 조종사들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보다 우수한
조종사들을 기대하셔야 하며, 보다 우수하고 친절한 객실 서비스를
항공사에 요구하셔야 합니다.
혹 어떤 분들은 그러면 항공운임이 올라갈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승객들이 염려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 항공사가 책임질 부분입니다.
즉, 시장의 그러한 요구에 맞출 수 있는 항공사만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항공산업은 산업 특성상 이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분들이 미국의 LA로 비행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 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이 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뿐만 아니라 대한 항공도 있고, 미국의 항공사들도 있고,
일본의 항공사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항공사들은 모두 동일한 항공기(보통 B747)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비행항로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LA까지 가는데 걸리는 비행시간도 모두 동일합니다.
즉 비행이란 상품은 너무나 동질적인 상품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품들의 가격은 회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정해줍니다.
이는 저의 생각이 아니고 경영학의 태두라는 ‘
마이클 포터’의 너무나 잘 알려진
경영이론의 일부(본원적 경쟁전략) 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 동네에 중국집이 여러 군데 있을 겁니다.
이들 중국집들의 자장면 들이 모두 비슷한데 한 집만 이윤을 만이 남기고자
자장면 가격을 올린다면 그 집이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아마 망하기가 십상일 겁니다. 중국집이 돈을 벌려면 자장면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 동일한 가격을 받아도 이윤의 폭이 커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싼 가격의 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재료의 질은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이러한 자장면을 자주 먹으면 아마 건강에도 나쁠 수 있습니다.
항공사도 동일한 가격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비행이란 상품이 동질적이니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고(항공운임은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고가이라
고객들은 특히 가격에 민감 합니다.)
결국은 낮은 비용에 제공할 수 있어야 이윤이 남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객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항공사들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오히려 비쌀 겁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여러분들이 제공 받는
안정성이나 서비스가 이들 항공사들보다 결코 뒤쳐질 이유가 없습니다.
당연히 그에 합당한 수준을 요구하는 게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제가 볼 때 객실 서비스는 아마 국내 항공사가 나을 겁니다.
안전운항은 글쎄?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따라서 소비자인 승객들은 보다 우수한 조종사,
보다 완벽한 비행기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맞추는 것은 항공사의 몫입니다.
미국의 항공사들이나 일본의 항공사들 조종사들은 저희 보다 훨씬 고임금입니다.
우리회사가 이들 외국인들은 채용할 때도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줍니다.
그래야 우수한 조종사들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항공사들이 외국의 항공사들 보다 높은 항공료를 받으면서도
그 보다 저임금의 조종사나 정비비용을 들인다면
이는 안전운항을 희생하고 이윤을 추구하고 있던가
또는 다른 경영상의 실수를 안전운항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인 여러분들이 항공사의 비용을 걱정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