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따러가자님이 여름을 해리포터와 지냈다면 저는 겨울을 해리포터와 지내고 있습니다.
해리포터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저의 일상을 항상 흥분과 기대감으로 채워주는데요.
그 덕에 크리스마스가 오는 지, 송년회를 하는 지... 모든 현실에서 약간 멍한 상태로 만들어 주더군요.ㅋㅋㅋ
저는 개인적으로 3탄 아즈카반의 죄수가 가장 좀 흥미도가 떨어지는 거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루핀 교수가 늑대인간이었다는 거, 스캐버스가 윔테일이었다는 거,
시리우스 블랙이 해리포터의 아버지를 배신하지 않았다는 거, 요 세가지가 갑자기 튀어나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전조 증상들을 깔아 놓긴 했는데 그것 때문에 오히려 좀 늘어진 느낌이었고
뒤에 가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는 탄성도 안 나오던데요.
그런 거 있잖아요, "알고 보니 *** 였다더라~" 로 갑자기 급결말을 맺는 듯한 인상.
이런 경우 어려운 문제를 치열하게 해결하지 못 하고 선회한 그래서 허탈한 느낌, 그런 거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허탈함을 빠숴주는 것이 타임리와인더를 (위저드베이커리에서 나오는 기계 이름으로 대치해요. 기억이 안 나요.)
이용해 벅빅과 시리우스 블랙을 동시에 구해내는 결말. 그리고 그것을 이끌어 내기 위해 조앤 롤링은 헤르미온느에게 혹도한 수강을 시킵니다. 그건 헤르미온느 캐릭터와 잘 어울렸구요. 이 결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별따러가자님처럼 가장 매력적인 마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익스팩토 패트로놈" 거기서 해리포터의 아빠가 애니마구스로 선택했던 수사슴이 나오지 않습니까!
요 이름도 어려운 주문이 주는 매력과 힘은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나타나서 도와 줄 거라고 생각했던 해리, 하지만 사실은 타임리와인더로 나타난 자신이었던 거죠.
타임리와인더로 나타나서 해리 자기 자신을 도와준다는 것자체가 현실이었던 거잖아요.
그 어떠한 마법도 죽은 사람은 살려낼 수 없다는 규칙처럼
그 어떠한 마법으로도 일어난 현실을 바꾸지는 못 한다가 되네요.
하지만 다시 또 타임리와인더로 벅빅과 시리우스 블랙을 살려내잖아요.
하지만 그것이 역시 살려내게 끔 예정되어 있었던 게 되구요.
현실, 운명은 마법으로도 바꾸지 못 하는 것들이지만
현실, 운명과 해리포터와 그의 동료들은 싸워나갑니다. 그리고 싸워나가서 승리하면 그것이 현실, 운명이 되는 거구요,
실패하면 그것이 현실, 운명이 되는 거구요. 이런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아주 흡사하네요.
제가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그것이 저의 운명이구요, 도중에 포기하면 그것이 또한 저의 운명이 되는 거구요.
바로 이러한 것들이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가 내가 사는 세계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한다는 운명공동체? ㅋㅋㅋ
이런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리포터에게 열광하게 되는 힘이구요.
아무튼 해리포터 전편 모두 황홀하게 만듭니다.
조앤 롤링은 뭘 먹고 이런 작품들을 써 내려 가는 걸까요?
<끝없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판타지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해리포터>를 읽으면서 판타지의 결정판이란 없구나. 끝이 없으니까요... 생각합니다.
새벽이 밝아오네요. "루모스!"
두서 없이 쓴 저의 글을 마법으로 좀 고치고 싶지만 자러갑니다.
첫댓글 멋진 뼈다귀님... 멋진 글 감사해요. 없는 시간에 새벽같이 일어나 글 써주셔서 더 감사하구요.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그것이 운명이 되고, 도중에 포기하면 또한 그것이 운명이 된다는 말! 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전 그부분에서 좀 헸갈려요. 살려내게끔 예정되어 있다는 게 가능한가요? 벅빅과 시리우스가 죽었던 거 자체가 현실이었는데, 그 현실을 되돌린 결과 살려낸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어떠한 마법으로도 현실을 바꾸지 못해야 한다는 것에 어긋나는 것 같아요. 운명에 예정이라는 게 개입할 수 있는 건지 말이에요.
운명에 대한 생각 재미있는데요. 좀더 생각해봐야겠어요.
<끝없는 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모두 제 가슴을 울린 판타지 이야기죠. 지금도 <끝없는 이야기>를 펼쳐보곤 해요.(주로 밑줄 그은 부분들을 찾아 다시 읽지요.) 미하엘 엔데의 작품은 유독 밑줄 그은 부분들이 많아요. 철학적인 문장들이 많아서 마음 공부하듯이 가끔 꺼내게 된답니다. 저는 해리포터를 다시 읽지는 못하고 밑줄 그은 부분들을 훑게 되는데 멋진 뼈다귀님처럼 제일 재미가 없었어요. 너무 기대를 했었던 거지요.(특히 루핀교수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했던 듯) 아무튼 작가는 타고나는 것일까...싶네요.
아, 나니아연대기도 읽어야 하는 거에요? 늦게 시작한 판타지 공부에 날새는 줄 모르겠네요 ㅎㅎ
장르문학을 폄하하는 건 아니구요, 해리포터가 장르문학인데 반해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판타지 문학이지요. 작가는 타고나나봐요 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죽지 말고 우리 새해에도 건필! 해요!!
3권에부터 복선이 많이 깔리는 편이죠. 처음 읽었을 때는 그게 복선인지도 모르고 그냥 읽었습니다. 이번에 감상문을 쓰기 위해 다시 읽다보니 '아! 이것이 뒤에 가면 결정적 요소가 되는 것이구나!' 깨달아 졌습니다. 4권부터는 내용이 더 길어지면서 더욱 복잡하게 복선이 얽힙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요소들을 다 드러낼 수 없어서 안타까움이 있지요.
아뒤에서 빵, 터졌습니다^^ 제가 여지껏 본 아뒤 중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아뒤인 것 같아요, 멋진 뼈다귀님. 저는 갠적으로 3부가 좀 편했습니다. 1권에서는 복선 깔고, 2권에서는 또 볼트모트와 싸우겠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볼트모트가 등장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신선했거든요. 여하간 그 반전이 1, 2권을 정리하고 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짜릿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데로 조앤의 사유를 자분자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뱀파이어하고 늑대인간을 좋아하거든요. 늑대인간이 나와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오늘 해리포터를 보고 왔어요. 이번 개봉작...'익스팩토 패트로놈' 오늘 그 주문 한번 외치더군요.
영화가 에피소드와 비쥬얼에 치우치다보니 참 아쉽지만 몇 가지 기억에 깊이 남아요. 해리포터의 결말을 어찌하다가 너무 일찍 눈치 챘던 저로서는... (이번 영화에도 그 결말은 나오지 않지만) 조금 싱겁기도 한데^^;
저도 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에 초관심이에요. 렛미인이나 트와일라잇도 그래서 좋고. 그런데 해리포터의 복선들은 지나치게 원색적인 것 같아요...
멋진뼈다귀님의 글과 아래 별따러가자님 글 다 읽었습니다. 저는 3편 아직 읽고 있는 중(12월 너무 바빴거든요)인데 줄거리를 미리 알고 읽게 되었네요. 두분의 글을 생각하며 천천히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