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의 음운 변화 ----본문과문제
머리말 : 음운 변화의 유형
음운의 변화
1. 말소리는 변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 변하기도 한다. 또, 개인에 따라 발음을 달리하기도 한다. 말소리가 변하는 일은 음운의 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음운의 변화를 더 자세히 구별하면 통시적 (通時的)인 것과 공시적(公示的)인 것이 나뉜다. 흔히 통시적인 변화를 '변천(變遷)'이라 하고, 공시적인 변화를 '변동(變動)', 또는 '변이(變異)'이라 한다. 이 단원에서는 국어의공시적 변화, 즉 변동을 중심으로 공부해 보기로 한다.--도입 - 국어의 음운 변화
2. 일반적으로, 통시적 음운 변화는 변화의 성격상 자생적(自生的) 변화와 결합적(結合的) 변화로 대별된다. 자생적 변화란, 음운 자체의 성격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변하는 것이며, 결합적 변화란 변화하는 음운 환경 또는 음운이 결합되는 조건 등으로 말미암아 변하는 것이다. 공시적인 음운 변화도 마찬가지로 자생적 변동과 결합적 변동으로 나뉜다. 그러나 공시적인 변동의 경우는 대부분이 결합적 변동이고, 자생적 변동은 많지 않다. --상세화-음운 변화의 유형
3. 결합적 변동는 다시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결정적(決定的) 변동와, 변동가 임의적인 수의적(隨意的) 변동으로 나뉜다. 또, 음운은 일정한 환경 아래에서응 예외 없이 일정한 음운으로 바뀌는 것이 있는데, 비음(鼻音) 앞에 오는 /ㄷ/은 예외 없이 /ㄴ/으로 변하는거이 결정적 (決定的) 변동의 예이다. 반면, 특수한 경우에만 변하는 것이 있는데, 불규칙 활용의 경우 음운 변동은 경우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수의적(隨意的) 변동에 해당한다. 국어의 음운 변동은 몇 가지로 나뉘는데, 중화(中和), 동화(同化), 탈락(脫落), 사잇소리 현상, 축약(縮約) 등이 그것이다. --상세화-결합적 변동의 유형
본문1 : 자생적 음운 변화
자생적 음운 변동
4. 우리말의 음절(音節)의 끝소리에 올 수 있는 자음은 7개로 한정되어 있다.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들 이외의 자음을 끝소리로 가진 형태소가 단독으로 발음될 때 그 자음은 대표음으로 실현된다. /낟, 낫, 낮, 낯, 낱/ 등이 모두 대표음인 /낟/으로 실현되는 예가 그것이다. 끝소리에 둘 이상의 자음이 있을 때에도 실제 발음되는 대표음이 정해져 있다. 가령, '흙, 닭'이 방언에서 /흘, 달/로 발음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흑, 닥/으로 실현되어야 맞는다. 이같이 음절의 끝소리가 대표음으로 실현되는 일을 중화라 하는데, 이는 자생적 변화보다 결합적 변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주지-중화현상(음절의 끝소리 규칙)
5. 이 밖에, 넓은 의미의 자생적 변화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단모음과 이중모음 간의 변동, 첫소리의된소리화를 들 수 있다. /가게>가개, 지게>지개/에서처럼 /ㅔ>ㅐ/로 바뀌거나, 거꾸로 덮개>덮게, 찌개>찌게/에서처럼 /ㅐ>ㅔ/로 바뀌는 일, /거지>그지, 더럽다>드럽다/와 같이 /ㅓ>ㅡ/로 바뀌는 일, /그리고>그리구/, /베다>비다/ 등에서와 같이 /ㅗ>ㅜ/, /ㅔ>ㅣ/등으로 바뀌는 것은 대표적인 단모음의 변동이라 할 수 있다. /계집애>기집애, 켜다>키다, 며칠>메칠/ 등은 이중 모음이 단모음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하여, /감다>깜다, 닦다/딲다, 부러지다>뿌러지다, 세다>쎄다, 작다>짝다/ 같은 것은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뀐 예이다. 이렇게 발음되는 현상을 통시적 관점에서 보면 국어의 말소리가 변천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음들은 현재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므로 실제 언어 생활에서 주의하여야 한다. --첨가-모음간의 변동과 첫소리의 된소리되기
본문2 : 결합적 변화로서의 중화 현상
결합적 음운 변동
6. 앞에서 중화현상은 자생적 변화보다 결합적 변화에서 좀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했다. 국어의 일곱 개의 끝소리 이외의 자음은, 자음으로 시작되는 형태소나 모음으로 시작되더라도 실질 형태소와 결합될 때에는 그 소리가 정해진 대표음으로 실현된다.
/ㄱ, ㅋ, ㄲ, ㄳ, ㄺ/→/ㄱ/
/ㄵ, ㄶ/→/ㄴ/
/ㅅ, ㅈ, ㅊ, ㅌ, ㅎ, ㅆ/→/ㄷ/
/ㄼ, ㄽ, ㄾ, ㅀ/→/ㄹ/
/ㄻ/→/ㅁ/
/ㅍ, ㅄ, ㄿ/→/ㅂ/
이 중에서 형태소 끝소리가 /ㄺ/인 것은 원칙적으로 대표음 /ㄱ/으로 실현된다. 그러나 뒤에 /ㄱ/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이어질 때에는 /ㄹ/로 발음한다. '밝다'의 경우 /박따, 박찌/, /발꼬, 발께/와 같이 발음되는 것이 그것이다. 끝소리가 /ㄼ/인 것은 /ㄹ/로 변동되는 것이 원칙이나, '밟다'의 경우만은 예외이다. '밟다'의 /ㄼ/은 /ㅂ/으로 발음한다. 이러한 예로는, 또 '넓적하다, 넓죽하다, 넓둥글다'가 있다. 형태소 말음 /ㅎ/은 /ㄱ, ㄷ, ㅂ, ㅈ/과 같은 예사 소리를 첫소리로 하는 형태소와 이어질 때에 /ㅋ, ㅌ, ㅍ, ㅊ/으로 축약되어 나타난다. 예컨대 요즈음에 '끊기다'가 흔히 /끈기다/로 발음되는 것은 잘못 실현된 것이다.---주지-중화현상
7. 그런데 /ㅋ, ㅌ, ㅍ, ㄳ, ㄺ, ㅄ/등의 끝소리가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와 이어질 때에 연음시켜 발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화 현상처럼 발음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는 잘못이다. 가령 '부엌을, 숱이, 무릎에, 삯으로, 흙에서, 값이야'가 /부어글, 수시, 무르베, 사그로, 흐게서, 가비야/로 발음되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잘못된 발음이므로 연음 법칙을 적용해 정확하게 발음하도록 해야 한다. --부연-잘못된 중화
8. 동화 현상(同化現象)에는 모음 동화와 자음 동화의 두 가지가 있다. 모음 동화는 원칙적으로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ㅣ'모음의 순행 동화는 /되여, 피여, 이요, 아니요/만이 허용될 뿐이다. 'ㅣ'모음 역행 동화에 의해 일어나는 변동의 예로는 /가자미>가재미, 먹이다>메기다, 손잡이>손재비, 아기>애기/ 등이 있는데, 이러한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는 상당히 많지만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부연-잘못된 중화
9. 결합적 음운 변화의 하나로 모음이 바뀌는 예로 전설 모음화(前舌母音化)가 있다. 이것은 /ㅅ, ㅈ, ㅊ, ㅆ, ㅉ/과 같은 전설 자음 아래 /ㅡ, ㅜ/ 같은 후설 모음이 오는 경우, 이 소리들이 앞에 있는 전설 자음의 영향을 받아 전설 모음 /ㅣ/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러한 전설 모음화의 예로는 /까슬까슬>까실까실, 나즈막하다>나지막하다, 메스껍다>메시껍다, 으스대다>으시대다, 층층대>칭칭대, 쓴나물>씬나물, 쯩(證)>찡/, 및 /고추>꼬치, 부수다>부시다, 수줍다>수집다/등이 있다. 이 밖에, 원순 모음화(圓脣母音化)도 많이 나타난다. /기쁘다>기뿌다, 슬프다>슬푸다, 저버리다>저부리다, 아버지>아부지/가 이러한 예이다. 이러한 현상도 물론 발음의 편의를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나, 표준 발음은 아니다. --주지-모음동화
10. 자음 동화 현상(子音同化現象)에는 결정적 변화와 수의적 변화의 두 가지가 있다. 비음화(鼻音化)와 설측음화(舌側音化)는 결정적 변화에 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음 동화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ㄱ, ㅋ 소리가 ㄴ, ㄹ, ㅁ위에서 ㅇ소리로 : 먹는다>멍는다, 부엌문>부엉문
ㅂ, ㅍ 소리가 ㄴ, ㄹ, ㅁ위에서 ㅁ소리로 : 십리>심니, 무릎맞춤>무름마춤
ㄷ, ㅅ, ㅈ, ㅊ, ㅌ, ㅎ, ㅆ소리가 ㄴ, ㅁ위에서 ㄴ소리로 : 콧날>콘날, 꽃말>꼰말
ㄹ소리가 ㄱ, ㅁ, ㅂ, ㅇ아래에서 ㄴ소리로 : 압력>암력, 종로>종노
ㄴ소리가 ㄹ위나 아래에서 ㄹ소리로 : 원리>월리, 칼날>칼랄 --주지-결정적 자음동화
11. 이러한 변화들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된다. 이와는 달리, 연구개음화(軟口蓋音化)와 양순음화(兩脣音化)는 수의적 변화에 속한다. 연구개음화는 연구개음이 아닌 소리가 연구개음에 동화되어 연구개음으로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의적 변화의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ㄷ>ㄱ/ : /숟가락>숙까락/, /뒷공론>딕꽁논/, /맡기다>막끼다/
/ㅂ>ㄱ/ : /밥그룻>박끄룻/, /접견>적껸/, /갑갑하다>각까파다/
/ㄴ>ㅇ/ : /건강>겅강/, /둔갑>둥갑/, /반기다>방기다/
/ㅁ>ㅇ/ : /감기>강기/, /담그다>당그다/, /꼼꼼하다>꽁꼼하다/ --주지-수의적 자음동화
12. 양순음화는 양순음 아닌 소리가 양순음에 동화되어 양순음이 되는 것이다. 이들의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ㄷ>ㅂ/ : /꽃바구니>꼽빠구니/, /샛밥>샙빱/, /젖비린내>접삐린내/
/ㄷ>ㅁ/ : /꽃말>꼼말/, /냇물>냄물/
/ㄴ>ㅁ/ : /신문>심문/, /단백질>담백질/, /안 먹어>암 머거/, /한 마리>함 마리/
이러한 변화는 비록 자주 일어나는 것이라고는 하더라도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들 변화는 글을 읽을 때에는 잘 드러나지 않으나, 대화에서는 본인도 잘 으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발음을 정검해 보고 주위를 기울여 바르게 발음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주지-수의적 자음동화
13.이 밖에, 동화 현상에 속할 것으로 구개음화(口蓋音化)가 있다. 구개음화는 혀끝 파열음 /ㄷ, ㅌ/이 뒤에 오는 형태소의 소리가 /이/ 인 경우 이에 동화되어 각각 /ㅈ, ㅊ/으로 변동되는 현상을 이른다. /미닫이>미다지/, /해돋이>해도지/, 및 /같이>가치/, /밭이>바치/가 그 예이다. --주지-결정적 자음동화
본문4 : 결합적 변화로서의 탈락, 첨가 축약
14. 탈락(脫落)이란 형태소 결합 과정에서 어떤 음운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이른다. 이러한 탈락의 예로는 ㅅ불규칙, ㅎ불규칙 등에서 나타나는 음운 변동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쓰어>써, 뜨어>떠/등에서 보듯이 /ㅡ/가 탈락하는 경우, /살다-사는, 삽니다, 사오, 사시오/에서 처럼 /ㄹ/이 탈락하는 예를 볼 수 있다. --주지-탈락현상(ㅅ탈락, ㅎ탈락,ㅡ탈락, ㄹ탈락)
15.한편, 국어에서 끝소리로 /ㅎ/을 가지는 말은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올 때에 탈락이 일어나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다. '낳은[나은], 놓아[노아], 쌓이다[싸이다], 끊이다[끄리다]'등이 그 예이다. --주지-탈락현상(ㅎ끝소리 탈락)
16. 이밖에, /ㄹ/은 혀끝 소리인 /ㄴ, ㄷ, ㅅ, ㅈ/ 앞에서 탈락되는 경우가 흔하다. '불나비>부나비, 달달이>다달이, 불삽>부삽, 바늘질>바느질'이 그 예이다. 이들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된다. 반면에 요즈음에는 '꾀어서>꾀서, 되었다>됬다, 선뵈어>선뵈, 쬐어>쬐'와 같이 /ㅓ/를 탈락시켜 발음하는 일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것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주지-탈락현상(ㄹ탈락, ㅓ탈락)
17. 첨가 현상은 두 개의 형태소가 결합할 때에 그 중의 한 형태소나 두 형태소에 어떤 음운이 덧붙어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예로는 사잇소리 현상이 대표적인데, 뒤에 오는 형태소의 첫소리로 '이'나 '요, 여'등의 소리가 올 때, 흔히 'ㄴ'소리가 끼여 들어가는 것을 들 수 있다. '깨-잎>깻닙, 꽃-잎>꼰닙, 맨-입>맨닙, 콩-엿/콩녇, 눈-요기>눈뇨기'가 그 보기이다. 'ㄹ'받침 뒤에 첨가되는 소리는 /ㄹ/로 발음한다. '들-일>들릴, 설-익다>설릭다, 물-엿>물렷'이 그 예이다. 이러한 사잇소리 현상은 주로 합성어를 만들 때 일어나는데 글로 적을 때에는 사이시옷으로 적기도 하는데 발음상으로는 /ㄴ/소리가 덧붙는 것으로 나타난다. '코-날(콧날)>콘날, 하루-날(하룻날)>하룬날, 차-물(茶水,찬물)>찬물, 배-머리>밴머리' 등이 그 예이다. --주지-첨가현상(사잇소리 현상)
18. 그런데 이 사잇소리 현상이 과도하게 적용되어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ㄴ, ㄹ/소리를 첨가하지 않을 자리에 이들을 첨가하는 예가 그것이다. '강요>강뇨, 금연>금년, 육이오>육니오, 함유>함뉴'등으로 발음한다든가 굴욕>굴룍, 송별연>송별련, 월요일>월료일, 활용>활룡' 따위로 발음하는 것이 그 예인데, 이는 모두 표준발음이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쓸데 없는 소리를 끼워 넣어 잘못 발음하는 예로 '다르다>달르다, 바르다>발르다, 흐르다>흘르다' 등도 있는데 이러한 발음도 표준발음이 아니다.---부연-과도한 사잇소리 현상
19. 축약(縮約)은 인접한 두 소리가 하나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나의>내 너의>네, 보이다/뵈다'에서처럼 서로 다른 모음의 축약되는 경우도 있고, '가-아>가, 서-어>서'에서처럼같은 모음이 축약되는 경우가 있다, 또 자음의 경우에도 축약이 일어난다. 가령, '낙하>나카,놓고>노코, 닫히다>다티다>다치다, 조하>조타, 맞히다>마치다, 그렇지>그러치, 밥하다>바타다' 등과 같은 거센소리되기 현상도 축약 현상에 들어간다. --주지-축약현상(모음축약, 자음축약) --
본문4 : 결합적 변화로서의 탈락, 첨가 축약
비분절 음운의 변화
20.비분절(非分節) 음소도 분절 음소와 같이 바뀐다. 그 대표적인 것은 소리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본래 긴소리이던 음절도 그것이 둘째음절 이하에 쓰이게 되면 긴소리로 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기에 /눈:보라, 말:씨, 많:다/ 와 같은 긴소리로 나던 말이 /첫눈, 반말, 수많은/처럼 뒤에 오게 되면 짧게 발음되는 것이다. 또, 긴소리를 가진 음절이라도 단음절인 어간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가 이어지는 경우와, 용언의 어간에 피동, 사동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긴소리로 나지 않는다. '감:다-감으니, 밟:다-밟으면, 꼬:다-꼬이다, 삶:다-삶기다'와 같이 발음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밖에, 합성어에서 본래의 긴소리가 짧은소리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밀-물, 썰-물, 작은-아버지, 큰-집'과 같은 것이 그 예이다. --부연-소리 길이의 올바른 발음의 중요성
21.그런데 긴소리의 발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원칙에 따른 변동이 아니라, 화자의 무지로 말미암아 긴소리를 잘못 첨가하거나, 탈락시킴으로써 혼란이 빚어지는 것이다. '가장(家長), 가중(加重), 가치(價値), 고속(高速), 비리(非理), 전통(傳統), 파행(跛行)' 등의 첫음절은 원래 단음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흔히 장음으로 잘못 발음하는 일이 많다. 반대로 '개정, 경기(競技), 도로, 보도, 애정, 전형(典刑), 행운' 등은 장음으로 발음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흔히 단음으로 잘못 발음하는 예이다. 장단음을 잘못 발음하면, '방화(防火)-방화(放火), 감상(鑑賞)-감상(感想)'의 구별이 안 된다. 또, "그만하면 살 만하더라."는 생활을 의미하는지, 구매를 의미하는지 구별이 안 된다. 우리말에서 소리의 길이는 의미를 구별해 주는 중요한 비분절 음소이므로 잘 구별해 발음하도록 해야 한다.-- 맺음말 : 표준 발음의 중요성
22.이상에서 우리는 우리말에서 일어나고 있는 말소리의 변동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변동들 중에는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는 것과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 않는 예들이 있다. 앞에서 공부한 내용 중 우리 자신은 혹시 표준 발음이 아닌 것을 무심코 발음하는 경우는 없는지 반성해 보자. 국어의 표준어 규정에서도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라고 규정하고 있거니와, 말을 할 때 이 같은 표준 발음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다면 교양있는 사람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부연-소리 길이의 올바른 발음의 중요성
--------------------
1, 윗글이 전제하는 언어의 특성은?
① 기호성 ② 자의성 ③ 체계성 ④ 사회성 ⑤ 역사성
2. 윗글의 주된 설명 대상으로 알맞은 것을 고르시오.
① 음운 변화의 조건 ② 음운 변화의 종류 ③ 음운 변화의 개념
④ 음운 변화의 상대성 ⑤ 음운 변화의 필연성
3. 이 글의 내용 전개에 전제가 되는 언어의 일반적 특성을 지적하시오.
① 기호성 ② 자의성 ③ 역사성 ④ 사회성 ⑤ 객관성
4. 다음 중, 윗글에 나오는 '변천(變遷)'과 '변동(變動)'의 개념을 구분짓는 주요 요소를 지적하시오.
① 지역의 넓고 좁음 ② 시간 개념의 개입 여부 ③ 개인과 사회의 적용 여부
④ 음운의 변화 여부 ⑤ 사회성의 확보 유무
<정답>
1-⑤// 2-②// 3-③ / 4- ②/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말소리는 변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 변하기도 한다. 또, 개인에 따라 발음을 달리하기도 한다. 말소리가 변하는 현상을 음운의 변화라고 한다. 이러한 음운의 변화를 더 자세히 구별하면 통시적(通時的)인 것과 공시적(共時的)인 것으로 나뉜다. 흔히, 통시적인 변화를 ‘ⓐ변천(變遷)’이라 하고, 공시적인 변화를 ‘변동(變動)’, 또는 ‘변이(變異)’라 한다.
일반적으로, 통시적 음운 변화는 변화의 성격상 자생적(自生的) 변화와 결합적(結合的) 변화로 대별된다. 자생적 변화란, 음운 자체의 성격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변하는 것이며, 결합적 변화란 음운의 환경이나 음운이 결합되는 조건 등으로 말미암아 변하는 것이다. 공시적인 음운 변화도 마찬가지로 자생적 변동과 결합적 변동으로 나뉜다. 그러나 공시적인 변동의 경우는 대부분이 결합적 변동이고, 자생적 변동은 많지 않다.
결합적 변동은 다시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결정적(決定的) 변동과 임의적(任意的)으로 일어나는 ⓒ수의적(隨意的) 변동으로 나뉜다. 음운은 일정한 환경 아래에서는 예외 없이 일정한 음운으로 바뀌는 것이 있는데, 비음(鼻音) 앞에 오는 /ㄷ/은 예외 없이 /ㄴ/으로 변하는 것이 결정적 변동의 예이다. 반면, 특수한 경우에만 바뀌는 것이 있는데, 불규칙 활용의 경우 음운 변동은 경우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수의적 변동에 해당한다.
(나)
음운 변화는 현저한 규칙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규칙성은 언어의 역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업 원칙이 되어 왔다. 음운 변화는 흔히 조건(條件) 변화와 무조건(無條件) 변화로 분류되어 왔다. 어떤 음의 변화가 그 인접어(隣接語)의 영향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을 때 이것을 ㉠조건 변화라 하며 이런 조건 없이 일어나는 변화를 무조건 변화라고 한다. 조건 변화에는 동화(同化), 이화(異化) 등이 있다.
동화는 어떤 음의 영향으로 다른 음이 그것과 닮게 되는 현상으로 ⓓ앞의 음이 뒤의 음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순행 동화)와 ⓔ그 반대의 경우(역행 동화)가 있으며 또 이들 두 음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인접 동화)와 떨어져 있는 경우(원격 동화)가 있다. 국어에서 몇 예를 들면, 근대 국어에서 양순 자음 뒤의 ‘ㅡ’가 ‘ㅜ’로 변한 것은 순행 인접 동화, 중세 국어에서 ‘ㄴ’ 위의 ‘ㄷ’이 ‘ㄴ’으로 변한 것과 근대 국어의 구개음화는 역행 인접 동화의 예이다. 이화의 예는 매우 드물다. 국어에서는 고대의 ‘하랄[一日]’, ‘마랄[棟]’ 등이 중세 국어에서 ‘하라’, ‘마라’ 등이 된 것이 이화의 예로 지적되었다. 그리고 음운 도치도 이화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조건 변화가 부분적임에 대하여, 무조건 변화는 전반적이다. 가령 중세 국어에서 전기와 후기 사이에 일대 모음 추이(推移)가 일어난 것은 무조건 변화의 한 예이다. 한 음소가 분화하여 두 음소가 되든가, 두 음소가 합류하여 한 음소가 되든가, 음소들의 대립 관계가 새로워지든가 해서 음운 체계에 변천이 일어나는 것이다.
* ‘하랄[一日]’, ‘마랄[棟]’, ‘하라’, ‘마라’ 에서 'ㅏ'는 옛말 '•'임. (옛말 표기가 불가능하여 '•'를 'ㅏ'로 임의 표기함)
1. 윗글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윗글의 (가)와 (나) 모두 언어의 사회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② 윗글 (가)와 (나) 모두 표준어와 방언의 관계를 중심 화제로 하고 있다.
③ 윗글 (가)에서는 어휘를 중심으로, (나)에서는 음운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④ (가)에서는 국어의 구체적 특징을, (나)에서는 언어의 보편적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⑤ (가)에서는 통시적․공시적 변화를 함께 다루고, (나)에서는 통시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2.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음운변화상 동화와 이화는 조건 변화에 해당한다.
② 음운 변화는 개인차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③ 공시적인 음운 변화는 주로 결합적 변화이다.
④ 불규칙 활용에 나타나는 음운 변화는 자생적 변화이다.
⑤ 중세 국어에서 모음 추이가 일어난 것은 무조건 변화이다.
3. (나)의 ㉠과 의미가 같은 것을 (가)에서 찾으면?
① 음운의 변화
② 통시적인 변화
③ 공시적인 변화
④ 자생적 변화
⑤ 결합적 변화
4. ⓐ~ⓔ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예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중세어 ‘가살[秋]’이 현대어 ‘가을’로 바뀌었다.
② ⓑ : ‘쏟는다’는 /ㄷ/이 /ㄴ/ 소리로 변하여 【쏜는다】로 발음된다.
③ ⓒ : ‘묻다[埋]’는 ‘묻어’, ‘묻으니’ 등으로 활용하지만, ‘묻다[問]’는 모음 앞에서 ‘물어’, ‘물으니’ 등으로 활용한다.
④ ⓓ : 중세어 ‘믈[水]’은 근대 국어에 와서 ‘ㅡ’가 ‘ㅜ’로 바뀌어 ‘물’이 되었다.
⑤ ⓔ : ‘불능(不能)’은 /ㄴ/이 /ㄹ/ 소리로 변하여 【불릉】으로 발음된다.
* ‘가살[秋]’에서 'ㅅ'은 옛말 '△'이고, 'ㅏ'는 옛말 '•'임. (옛말 표기가 불가능하여 '△'을 'ㅅ'으로, '•'를 'ㅏ'로 임의 표기함)
[정답] 1⑤ 2④ 3.⑤ 4⑤------------------------------
[해설]
1. 윗글의 (가)에서는 통시적인 변화와 공시적인 변화를 함께 설명하고 있지만, (나)에서는 국어의 역사적 변화 속에서 ‘음운 변화’를 다루고 있으므로 통시적 변화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볼 수 있다.
2.본문의 내용과 같이 불규칙 활용에 나타나는 음운 변화는 수의적 변화이고, 수의적 변화는 결합적 변화에 해당하므로, 결국 불규칙 활용에 나타나는 음운 변화는 결합적 변화라고 볼 수 있다.
3. 본문(나)에서 ‘㉠조건 변화’는 어떤 음의 변화가 그 인접어의 영향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라 했고, (가)에서 ‘결합적 변화’는 음운의 환경이나 음운이 결합되는 조건 등으로 말미암아 변하는 것이라고 했으므로, 결국 두 개념이 동일한 것이다.
4.주어진 단어의 ‘불능’에서 /ㄴ/이 /ㄹ/ 소리로 변한 것은, /ㄴ/ 앞에 오는 양순 음 /ㅁ/의 영향 때문이다. 이 경우 앞의 음이 뒤의 음에 영향을 미친 것이므로 ‘역행 동화’가 아니라 ‘순행 동화’에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