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살과 함께 고향의 아침을 맞이하였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참으로 깨끗하고 신선하였지만 오늘도 무더운 하루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논짓물 해수욕장에 가기로 하였다. 형네 가족은 각자 개인일정이 있어서 같이하지 못하고 우리가족과 밑에 동생가족, 막내동생가족, 어머니와 함께하기로 하였다. 이 장소는 최근 인터넷에 소개되어 있어서 찾는 이들이 많아져 놀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서 화북에 있는 막내동생네가 먼저 출발하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은 고성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였다.
논짓물은 바닷가와 인접해 있는 곳인데 담수가 흘러나오는 담수풀장과 바다해수욕을 함께 할 수있는 곳으로 서귀포시 하예동에 위치해 있다. 중문관광단지와 인접해 있다. 참고로 네비의 도움이 없으면 찾아가는데 조금 헤매일 수 있는 곳이다.
고성에서 성읍을 경유하여 효돈, 서귀포시내, 하예동으로 이어지는 길은 잘 포장된 도로이면서도 차량소통도 원활해 이용하기에 매우 편리하였다. 가는 길에는 풍력을 이용한 바람개비 발전탑이 예전에 비해 많이 있었고, 빙글 빙글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이국적이었다.
먼저 도착한 동생으로 부터 전화가 왔는데 데크로 된 유로자리는 벌써 꽉 차서 매진되었다는 것이다. 동내 청년회에서 우리 일행의 난감한 사정을 듣고 무료로 천막자리를 마련해 주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동생네가 효돈에 감물 들이는 감문화 축제 현장에 잠깐 들일 일이 있어서 우리도 같이 같다. 삼베옷에 감물 들이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삼베옷에 감물들인 옷을 제주에서는 '갈중이'라 하는데 땀차지 않고 시원해서 여름에 참으로 유용한 옷이다. 고향집 뒷뜰에 아주 떫은 감나무가 두 그루 있었는데 감이 아주 많이 열어 여름에는 어머니께서 늘 갈중이를 만드셨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일상복으로 농사일옷으로 늘 입으셨던 옷인데 지금은 쉽게 접할 수 가 없는 추억속의 옷이 되었다.
효돈을 막 출발하려는데 동생으로 부터 또 전화가 왔다. 외조카 정완이가 물놀이하다가 슬립퍼 한쪽이 바닷물에 떠내려가 잃어버려서 물신발을 하나 사오라는 것이였다. 서귀포시 시내에 들여서 물신발을사고 출발하려는데 매제가 목적지 방향에 대해 반신반의하여 스마트폰 네비를 켜서 목적지를 입력하였다. 매제는 고성기점으로 봤을때 서귀포시 바로 전에 있는 것으로 예상을 했고 네비상에서는 서귀포시를 지나서 더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IT일등 국민답게 일단 네비가 가리키는 데로 가보기로 하였다. 결과는 역시 정답이었다. 논짓물입구에 도착했는데 차량들로 범벅이되어서 내려서 교통정리를 좀하여 주차장에 주차하니 시간은 벌써 11시 30분쯤 되었다.
일행과 함류하였고 일단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하기로 하였다. 미리 준비해온 삼겸살, 쏘시지등을 먼저 구워 허기를 달래기로하였다. 모든 여행에 최고봉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아닐까 쉽다. 밖에서 가족들과 함께 구워먹으니 더욱 맛이 있었다. 매제가 별도로 준비한 꽁치, 고등어로 만든 구이도 맛이 있었다. 애들은 벌써 물놀이에 한창이었고, 식사후 정리를 하고 나니 무척 더워서 더이상 그늘에만 앉아있을 수 없어서 담수냉탕에 들어가기록 하였다. 여탕과 남탕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해수욕후 사워를 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피부에 닭살이 돗을 정도로 시원한 얼음물이었다. 상쾌함을 느끼며 그늘 천막으로 왔는데 그새 땀이 찼다. 애들은 물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무척 더운 날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5시쯤 되어서 마무리를 해야할 시간이 되었다. 몸을 싰고 주변 정리하여 출발하니 벌써 여섯시 쯤이 되었다. 성엽이는 월요일아침 새벽7시 5분 비행기로 올라가야 해서 막내동생과 함께 화북으로 가기로하였다. 막내 매제가 새롭고 빠른 길을 안내해 준다고해서 따라갔는데 헤어지고 난 후 길을 잘못들어서 결국은 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서 오는 형국이 되고 말았는데, 동서쪽을 가로지르는 한라산 중턱길은 참으로 고즈넉하면서도 신비스러웠다. 성엽이 물건을 동남에서 시외버스로 보내고 나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니 몸도 마음도 피곤하였다.
잠시 짬을 내 둘째와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았는데 예전같진 않지만 별들이 많이 보였다. 북두칠성자리를 보며 북극성과 맞은편에 있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를 찾아보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별들이 빤짝이를 뿌려놓은듯 밤하늘에 가득하였는데 지금은 많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그 흔한 매미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생활은 점점 편해졌겠지만 그만큼 잃어버리는 것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고향 제주 아니 고성만큼은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밤 여행을 시작하였다. 매미, 풀벌레, 귀뚜라미소리 등등,,,,,,
논짓물 해수욕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