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작? 영작문? 이젠 영어로 글을 쓰고 싶다면??
먼저 용어 정리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작문' 은 영어로 하는 '작문'입니다. 편지, 수필, 논설문, 설명문 등의 글을 쓰는 의미에서의 '작문'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단락을 쓰는 단계(Paragraph Writing)에서 하나의 완성된 작문을 쓰는 단계(Essay Writing)로 발전하지요.
'영작'이나 '영작문'은 별개가 아닙니다만, 대한민국에서 영어 학습자들이 보통 말하는 '영작'은 앞서 말한 의미에서의 '영작문'이 아니라 문장을 영어로 만드는 '문장 영작(Sentence Writing)'인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초급 학생들이 '영작'을 공부하겠다고 '영작'을 타이틀로 한 교재나 수업을 찾았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문장 영작'을 '영작'으로, 영어로 하는 작문을 '영작문'으로 말하겠습니다. (단, 앞에 작문 형태가 오는 경우에는 '영작'도 '영작문'의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에세이 영작'이라고 하면 이건 당연히 Essay Writing 영작문을 의미합니다.)
영어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므로 이를 다루는 '문법'이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때문에 '영작'은 보통 문법 수업의 연장에서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예전에 학원가에서 소위 '영작 수업'이라고 하던 것들이 알고 보면 Grammar in Use 를 교재로 한 문법 수업인 경우가 많았지요. 요즘은 '영작'이 되는 '문법 수업'이라는 문구를 많이 쓰는 것 같더군요.
얼핏 규칙을 암기하고, 그 규칙에 맞거나 틀린 답을 고르는 문제 풀이식 문법에서, 해당 문법 사항을 적용하여 실제 문장으로 유도하는 문법이 대세가 되어가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문장 영작'의 범위는 매우 제한적인 편입니다. 실제 경험한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홍보 문구와는 달리 '왜' 그런가에 대한 설명없이 결국은 규칙과 공식 암기에 그치는 강의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고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영작'은 학생 스스로가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교재나 강사가 우리말로 해석된 문장을 던져 주면 학생들이 그것을 문장으로 만드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하고 싶은 말도 생각해내고 문장도 만드는 것이죠. 물론 강의나 수업의 형태 안에서는 어느정도 그 '말'의 범위가 주어질 수 밖에는 없습니다만.
예를 들면 am/are/is ~ing (현재진행형, The Present Continuous) 를 그 날의 핵심 문장 구조로 설정했을 때, '그는 지금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He is swimming now.)'를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 극히 제한적인 형태의 영작이라면, 좀 더 자유로운 영작은 학생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그 사진 속에 담긴 사람들의 행동을 문장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보다 더 자유로우려면 학생들이 각자 직접 자기가 말로 표현해 보고 싶은 사진을 가져와서 발표하는 것인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학습 활동인지라 단시간에 정해진 '진도'를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학교/학원등의 수업 현장에서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별적인 문장 영작에 대한 부담이 좀 덜어진다면, 이제 그 문장들로 하나의 이야기, 글을 써나가는 영작문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개별 문장만 영작하기보다는 이러한 작문을 통해 개별 문장력도 더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고요.
어쨋든 '문법'이 아닌 '영작' 혹은 '영작문'에 보다 중점을 두고 싶은 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는 교재와 수업(인강)을 정리해 봅니다. 제가 다른 분들의 강의까지 두루 꿰고 있지는 않은지라 강의는 제가 한 것에만 한정한 점 미리 말씀드리고요.
1. Writing to Learn - The Sentence
http://e4u.ybmsisa.com/Product/view.asp?Product_idx=13080
어린이용을 제외하면 시중의 '영작/영작문' 교재/강의 중에서는 가장 '기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목처럼 '문장' 수준의 '영작'를 익히지만, 문법 시간의 개별 문장이 아닌 '글'로 완성되는 영작 수업입니다. 영어로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적합한 대상이고, 실제 내용이나 진도도 그에 맞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교재 자체는 거의 '연습장'에 가깝습니다. 직접 보시면 예시 답안조차 없이 빈공간이 그득그득한 페이지에 놀라실 거에요. 따라서 지도교사가 있는 1:1 형태의 수업에나 적합합니다. 학생들의 영작을 일일이 점검해 줄 수 없는 단체 수업이나 지도 교사 없는 독학용으로는 권하지 않습니다. 강의도 처음에는 첨삭지도를 포함해서 판매했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현재는 첨삭지도없이 강의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단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강의 내용을 구성했기 때문에 첨삭이 없어도 수업이 가능합니다. 아주 쉬운 내용을 꼭꼭꼭 다지면서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 학생이나, 자녀에게 영작문을 지도하고자 하는 학부모님이 들으셔도 좋습니다. 반대로 단기 완성형 시험 영작을 원하는 분들에겐 적합치 않구요.
2. Writing to Learn - The Paragraph
http://e4u.ybmsisa.com/product/view.asp?Product_idx=13077
Writing to Learn 은 4단계로 구성된 영작문 교재입니다. 1단계인 문장 영작 과정 The Sentence 이어, 간단한 '단락' 단위의 글을 쓰는 The Paragraph, 단락과 단락이 더해져 하나의 작문을 구성하게 되는 The Paragraph to Essay, 마지막 작문 단계인 The Essay 로 마무리되는 시리즈이죠. YBMSISA 에서는 앞 두 단계만 강의로 제작했습니다. The Paragraph 는 두번째 단계로 레벨이 하나 올라갔다는 것을 제외한, 교재나 기본적 특성 등은 The Sentence 와 동일합니다. 첫 단계인 The Sentence 가 워낙 기초라서 영작문에 대해서 심하게 막막한 정도가 아니라면 대개 이 The Paragraph 단계부터 시작하시는 편입니다. 그래도 시중의 시험 영작 과정들보다는 쉬운 편이거든요. Basic Grammar in Use 를 공부하고 있거나 공부했다면 문법 부담 크게 없이 '영작문' 자체에 보다 집중해서 듣기 좋습니다.
3. Easy Speaking and Writng Guide for Basic Grammar
http://www.selfstudy.cambridge.org/media/40646/korea_bgiu_booklet_online.pdf
캠브리지 셀프스터디 사이트에서 PDF로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말하기와 쓰기 가이드북입니다. Basic Grammar in Use 와 병행하면서 말하기와 쓰기 학습을 보강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지만, 독립적인 말하기와 쓰기 학습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BGIU 의 해당 문법 사항을 중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Writing Activity 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3단계로 구성된 Activity 들은 그대로 따라하다보면 간단한 한 단락의 글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맨 뒤에는 간단한 단답형 문제의 답안 뿐 아니라 각 Activity 의 예시문(샘플)들도 수록되어 있어 혼자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초급 단계의 쉬운 Writing 이지만 다양한 영어 시험에서의 문제 유형에서 학습한 또는 알고 있는 문법 사항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Tip 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스터디 모임이나 작은 규모의 수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고, 둘 또는 여럿이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4. Writing from Within Series
캠브리지에서 나온 두권으로 구성된 영작문 교재입니다. 인강으로는 제작된 것이 없고, 오프라인 영작문 수업의 교재로 사용했었습니다. Writing to Learn 보다 훨씬 친절하고 재미있는 교재입니다. 예시 답안 같은 것은 없지만 (외서 영작문 교재는 대개 예시답안지 같은 것이 없습니다) 굳이 크게 의식하지 않고 따라가도 괜찮은 Exercise 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도 교사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습니다만. 2권으로 구성되다 보니 영어가 많이 익숙하지 않은 초급 학생들은 Intro 를 마치고 바로 두번째 교재로 넘어가면 많이 벅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교재 사이에 간격을 두거나, 후반부로 갈수록 천천히 진행하는 학습 계획을 짜는 것등을 고려해 보시기를 권해요. 영어 공부는 좀 했지만 영작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비교적 단기간에 깔끔하게 영작문의 기본을 경험하기에 좋습니다.
5. Oxford 비즈니스 영어 - Emails
http://e4u.ybmsisa.com/product/view.asp?Product_idx=3872
비즈니스 영어라고 하니 상당히 어려울 것 같지만, 난이도 상으로는 Writing to Learn - The Paragraph 다음 또는 Writing from Within Intro 다음 정도에 해당합니다. 업무에 자주 쓰이는 기본 이메일 형태들을 핵심만 간결하게 추려서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한 강의입니다. 교재도 얇은 편입니다. 업무상 영문으로 이메일을 자주 주고 받아야 하는데, 당장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는 분들이나 자신의 이메일 작성 기술이나 표현에 대해 자신이 없는 분들께 적합합니다.
6. Cambridge IELTS 6
http://e4u.ybmsisa.com/product/view.asp?Product_idx=4577
캠브리지 출판사에서 나온 IELTS 기출문제 시리즈 6 을 강의로 제작한 것입니다.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 중 제가 담당한 영역이 Reading 과 Writing 이라 포함시켰어요. 영역별 분리 수강이 가능하지는 않지만, 다른 영역의 강의들도 매우 잘 만들어졌고 선생님들도 출중하신 분들이라 다 들어도 아쉽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IELTS 시험의 Writing 유형을 다루지만, 자신의 주장과 논리를 펼치는 Essay 영작이라는 토대에서 이루어지므로, 에세이 영작을 공부하거나 토플 등 기타 타 시험 영작을 대비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실전 난이도에 맞춘 Writing 강의이고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내용을 다루다보니 난이도와 밀도는 앞선 강의들보다는 많이 높은 편입니다. 일반 영작문 강의가 아닌 특정 기출문제를 푸는 강의인 만큼 일반적인 작문 표현들보다는 해당 문제의 주제에 대해 말할 때 쓸 수 있는 독특하고 효과적인 표현들을 많이 넣고자 했습니다.
7. CREDU WPT 의 정석! IM 공략
http://www.opic.co.kr/langportal/user/course/zu_course_detail_R.jsp
많은 분들이 말하기 시험으로만 알고 있는 OPIc(오픽) 의 Writing 버젼이라고 할 수 있는 WPT(Writing Proficiency Test, 영작문 능력 시험)의 IM 공략을 위한 과정입니다. WPT 시험이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다보니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신 강의인데, 영작문 제대로 공부하시려는 분들에게 제가 개별적으로 꼭꼭 추천하는 수업이에요. 그만큼 공을 많이 들인 강의입니다. 국제 공인 시험인 WPT 자체도 꽤 괜찮지만, 꼭 WPT 대비가 아니더라도 중급 단계에서 영작문 공부를 하고자 하신다면 유익한 내용의 수업입니다. 강의 내에서 상당히 많은 영작 과제가 부여되고, 예시가 제시되기 때문에 첨삭이 없는 인강 영작문 강의의 아쉬움을 상당히 많이 메꾸었어요. 특히 영작 과제와 예시 분량은 인강이 아닌 오프라인 강의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인강답지 않게 매우 빡세게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오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입력 단계에서의 오타라던가 문제 풀이에서의 정답/오답 처리 오류 등등... 이 부분만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에 오프라인 수업 못지 않은 분량과 품질의 수업을 경험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공들인 강의 TOP 5 에 들어갑니다. 참고로 이 다음 단계 WPT AL 공략! 도 강의가 있었는데, 현재 더이상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크레듀 외국어 강의 카달로그에는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B2B 나 기타 단체 연수 등에서만 수강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공부하시는 분들이 가장 아쉬워 하는 것이 실제로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을 해 볼 기회가 너무나 적다는 것입니다. 말하기는 말하기대로의 학습이 이루어져야겠습니다만, 영어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이유가 말할 기회가 적어서라면 영작문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작문은 말하기와 마찬가지로 내 생각을 영어로 표현해내는 Productive Skills 의 하나이면서도 외국인을 굳이 만나지 않아도 혼자 스스로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외국인과 대화한다고 외국인이 내 말을 일일이 교정해주지 않듯이 영작을 하면서도 꼭 언제나 첨삭지도를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인 친구가 굳이 교정해주지 않아도 자꾸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말하기 실력이 늘 듯이, 꾸준히 쓰고 전반적인 가이드를 받는 것만으로도 영작 실력이 늘 수 있습니다.
업무나 학문적인 영역에서도 영작이 능숙하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나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영어를 나의 무기로 장착하고자 한다면 가장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영작을 한번 고려해 보세요. 유난히 말하기가 힘드신 분들께도 저는 영작을 권해 봅니다. 유명한 작가분들 중에는 말씀은 참 어눌하신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나의 강점이 말하기가 아니라 글쓰기일 수도 있어요. 성격적으로 말이 적은 분들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말로도 달변이 아닌데 영어로 달변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말하기가 안된다고 영어를 포기하거나 좌절하기 전에 영작문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Julien, 박상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