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0년 10월 2일 09:00~18:40
- 산행시간 : 9시간 40분
- 산행코스 : 한남정맥 문수봉 - 곱든고개 - 384m봉 - 어두니고개 - 칠봉산 - 갈미봉 - 용실고개 - 용실산 - 독조지맥 분기점 - 독조봉 - 328m봉 - 배미실고개 - 제일사거리 - 양지사거리 - 마수고개 - 총신대 대학원입구 - 영동고속도로 - 삼각점 - 420m봉 - 금박산 갈림길 - 425m봉/부대초소 - 방도리고개 - 성황당고개 - 해룡산 갈림길 - 회고개 - 387m봉(양각산) - 중부고속도로 - 국수봉 - 284m봉(적산)- 넉고개
- 산행거리 : 약 27km, 접속 1.8km
○ 기록들
앵자지맥은 한남정맥 문수봉에서 발원하여 광주시와 이천시를 가르며 팔당호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62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아침 7시 용인행 시외버스에 이어 용인터미널에서 10-4번 시내버스를 갈아탄 후 곱든고개에 하차하자 8시 35분이 지나고 있었다. 대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하차하여 1.4km 떨어진 문수봉으로 진행하지만, 곱든고개에서 미리 내려 1.8km 떨어진 문수봉으로 가기로 했다.
<문수봉>
8시 55분 한남정맥 문수봉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으며 행장을 정리했다. 오늘 산행은 동원대학이 있는 넉고개까지 진행하되, 시간적으로 여유가 되면 조금 더 가보기로 했다.
널다린 길을 따라 다시 곱든고개로 내려서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다시 동물생태이동통로를 넘어 칠봉산을 향해 완만한 구릉 같은 봉우리를 오르 내리기를 반복하자 9시 40분 칠봉산 전위봉에서 눈에 익숙한 표지기가 보였다. 410m 연화봉이라는 한현우 선배의 3000산 표지기였다.
<칠봉산>
9시 46분, 칠봉산에 도착했다. 여름날 맹위를 떨치던 더위가 물러나면서 속도를 내기엔 그만이었다. 갈미봉 정상(10:04)에서 이정표를 따라 용실고개를 지나자 갑자기 스키장의 슬로우프가 나타났다. 양지파인리조트에 앵자지맥의 마루금이 지나간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양지파인리조트>
철망따라 조금 진행하자 용실산 정상에 이르지만(10:17) 정상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독조지맥분기점 삼거리에는 무수막과 청소년수련원으로 표기된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고, 양쪽 방향 모두 표지기가 달려 있었다. 당연히 오른쪽 방향은 독조지맥이고, 무수막의 왼쪽방향이 앵자지맥 마루금이다.
<독조지맥 갈림길>
328봉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갔다가 다시 나타나는 삼거리에는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자 여기저기 파란색 통이 방치되어 있었고, 왼쪽에 인조 축구장이 있는 곳에서 등로는 마치 미로 속으로 빠져 들어가 듯 오리무중이 되고 말았다. 여러번 왔다 갔다하며 확인해 봤지만 도리 없었다. 가시덤불 속을 헤치며 그냥 밀고 내려서자 11시 정각 배미실 고개에 이르렀다.
<배미실 고개>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17번 국도와 만나는 제일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오렌지 물류센타 이르기 직전 사거리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길을 바꾸자 육교가 보였다. 마수고개에서 차량 통행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무단횡단한 다음 좌측의 총신대 대학원 방향의 도로를 따라 삼성전원마을 입구를 지나자 영동고속도로 지하통로가 나타났다.
지하통로를 지나 왼쪽의 묘지 돌계단을 따라 올라서자 표지기가 마루금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총신대 대학원 교정이 가까이 보였다. 53번 송전탑을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시멘트 기둥이 있는 안부로 내려서게 되었다. 11시 40분, 지적삼각점(안성405) 안부를 지났다. 송전탑 공사가 다 끝나고 공터 여기저기에 어린 나무가 식재되어 있었고, 그 왼쪽으로는 골프장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었다.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간이화장실은 여전히 치우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다.
<완성된 송전탑>
두 번째 송전탑을 지나 12시 6분 420m봉 정상을 넘어섰다. 평지를 골라 인근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곧 비가 쏟아질 듯 사위가 어두워 일기예보대로 오후에는 비가 올 것이 분명해 보였다.
12시 42분 매봉재를 지났다. 바로 그 위로는 페인트가 벗겨져 희미하지만 금박산 이정표가 나무에 박혀있었고, 계속하여 참호가 나타나는 것으로 봐서 군부대가 얼마남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금박산 갈림길을 찾는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 갈림길에서 우측방향은 마치 우회길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었다. 직진방향의 된비알을 올라서자 425m봉에 이르게 되고 12시 57분 부대초소가 눈에 들에 왔다.
<철책선의 마루금>
초소철책선 왼쪽길을 따라 가고 있으려니 초병이 무전으로 등산객이 지나간다고 부대에 알렸지만, 제재하지는 않았다. 철책선을 따라가는 길은 여러 사람이 지나갔는지 잡풀이 많긴 해도 진행하기에 수월하였다. 대체적으로 내려서는 철책길을 따라가자 S자 방향으로 휘어지는 지점에 굴뚝같이 생긴 콘크리트 구조물에 나타나며 13시 36분 왼쪽의 숲길로 들어가야 했다. 40분가까이 철책선을 따른 셈이었다.
숲길의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자 그 왼쪽에는 벼가 노랗게 익는 논이 나타나면서 이내 방도리고개에 이르렀다(13:42). 도로건너 무덤을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왼쪽 밑에 승마장이 있는 임도갈림길과 만난 후 임도를 왼쪽 발밑에 두고 내려서자 2176부대장 경고문이 있는 임도에 이르게 되었다. 공사현장과 임도가 자주 만나며 약간 복잡하게 얽힌 듯한 모습이지만 나침반 방향에 집중하면서 진행했다.
숲속 왼쪽에 가족묘지를 지나 내려다 보니 왼쪽에 공장이 있었다. 다시 나타나는 임도를 가로질러 가며 커다란 공터건너 물류창고가 위치해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물류창고 오른쪽의 숲속으로 진행하는 방법이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답자는 임도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오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진행하자 계곡이 있고 늪지대가 위치해 있어 불가능해 보였다.
<물류창고를 바라보며 직진하는 것이 바람직>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물류창고를 보며 똑 바로 진행한 다음 창고 오른쪽의 공터에서 희미한 숲길로 들어가는 것이 최상일 것이다. 숲길을 따라 들어가자 표지기가 달려 있는 것으로 봐서도 몇몇의 선답자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간간히 달려 있는 표지기와 나침반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따라 가자 K-SWISS 물류창고가 보였고, 이를 포스트삼아 사슴목장을 지나 임도안부를 건너자, 폐기된 봉고 트럭이 뒤집혀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트럭도 지맥꾼들에게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었다. 전원주택 담을 타고 건축자재공장 앞마당으로 나오자 당직자인 듯한 사람이 나오며 신원확인을 하듯 이것저것 물었다. 수도가 있길래 물을 담고 가겠다고 하자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성황당 고개>
14시 30분 성황당 고개에 도착했다. 곤지암물류센터 정문을 따라가다 보니 앞이 막혀 있다. 오른쪽의 숲길로 진행하려하자 잡목이 진행을 방해했고, 다시 오른쪽의 공장마당으로 나왔지만 결국은 다시 숲길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K.SWISIS 공장 왼쪽으로 진행해야 수월하게 등로를 밟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러지 못한게 아쉬웠다. 공장마당으로 나온 다음 숲속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봤지만 여전히 보이질 않았다. 다시 폐기물과 잡목이 뒤섞여 있는 숲길을 장애물 넘듯 올라서자 공장 안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였다.
15시가 넘어서자 비가 내렸다. 가랑비처럼 내리긴 해도 오랜 시간 지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나침반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공장 옆 숲길을 올라오다 나뭇가지에 걸려 떨어진 모양이다. 되돌아서서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금남정맥 종주할 때 구입한 것으로 오랜 시간 마루금 산행 때마다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는데, 이제 이별을 해야 했다. 문제는 나침반이 없으니 길 찾기가 무척 어려워졌다는 점이었다. 오후 5시 전후해서 넉고개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접어야 했다.
<광주시 도척면 진우저수지와 중부고속도로>
사위가 어둡고, 방향을 알 수 없으니 갈림길에서는 여러번 등로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다행히 광주시와 이천시의 경계라 그나마 시계종주하는 산꾼으로 인해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등로의 느낌이 조금은 달랐다. 빨간색 지붕건물이 있는 지점에 이르자 사과와 배, 그리고 바나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를 지내고 산신령이 드셔야할 과일을 내가 대신하여 먹게한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챙겨 넣었다. 그리고 미숫가루를 타려고 물통을 여는 순간 역한 냄새가 올라 왔다. 자재공장의 수돗물이 오염되었던지 아니면 공장폐수를 재활용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걸 그대로 떠 가도록 방치한 자재공장 당직자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해룡산 갈림길에 분명 도착하였음에도 나침반이 없으니 내 위치를 확신할 수 없어 그대로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오르 내리막을 반복하며 회고개에서 길이 희미한 등로를 따라가자 코팅으로 된 종이표지판이 있는 양각산(387m)에 이르렀다.
표지기가 있는 내리막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중부고속도로 가까이 다가가자 산중매점이 보였다. 산중매점이 닫혀 있어 지하통로 안에서 잠시 휴식을 갖고자 했지만 지하통로조차도 차량통행이 빈번하였다. 두 번째 지하통로를 나오자 마자 좌측의 숲길로 급하게 방향을 바꿔 된비알의 등로를 따라 올라갔다.
날씨가 좋았으면 조망이 괜찮을 것 같은 송전탑을 넘어서 17시 7분 국수봉에 도착했다. 주운 배로 갈증을 달래며 지도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먼저 국수봉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여 있는 내리막으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송전탑을 따라가다보면 넉고개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송전탑이 나타날 때마다 진행방향을 여러번 확인해야 했고, 그 바람에 시간지체가 많았다. 그러나 고산마루 등 신뢰할 만한 표지기가 필요한 지점에 있어 길을 잃지는 않았다.
<국수봉>
<가야할 길>
왼쪽에 파란색 지붕의 공장이 보이는 고개에서 헤드랜턴을 착용해야 했다. 18시 30분 적산(284m봉)에 이르자 이번에도 한선배의 3000산 표지기가 눈에 띄었다. 송전탑을 한번 더 지나 원룸 마당을 지나 내려서자 18시 40분 3번 국도인 넉고개에 도착했다.
주유소에 들러 양해를 구한 후 화장실에서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500-2번 버스를 탔지만 주말 차량혼잡 때문에 지체가 심하였다. 모란역에서 평촌행 버스로 바꿔 집에 도착하였지만, 일요일에 마치기로 한 산행계획은 취소해야겠다. 일기예보를 보니 계속하여 진종일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이젠 정말 우중산행이 지긋지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