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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스님 자경문 - 시작하는 마음 제 11 강
非六日(비육일)이어든 不得洗浣內衣(부득세완내의)하며
臨盥漱(임관수)하야 不得高聲涕唾(부득고성체타)하며
行益次(행익차)에 不得搪揬越序(부득당돌월서)하며
經行次(경행차)에 不得開襟掉臂(부득개금도비)하며
非六日(비육일)이어든 不得洗浣內衣(부득세완내의)하며,
6일이 아니어든 내의를 洗浣하지 말어라. 속옷을 빨지 말어라.
세정경 이라고 하는 경이 있는데 그 경에, 초6일ㆍ16일ㆍ26일에 모든 불보살들이 천상에 모여가지고, 곤충들을 위해서 천도하는 날이다. 그러니까 6일 날 내의를 빨면 내의 속에 있는 이ㆍ서캐. 이런 것들이 죽더라도 천도가 된다. 그런 말이 있다고 하는데, 세정경 이라고 하는 경이 없어요.
대장경 가운데 세정경을 찾아보니까 세정경 이라고 하는 경이 없어요.
유교경전이고 모아 놨다가 6일 날 죽인다는 소리는 말도 안 되고요.
요즘은 이ㆍ서캐가 없잖아요. 없는데 3 ~ 40년 전만 하더라도 이. 그런 것이 참 많았거든요. 아이들 머릿속에도 서캐가 꽉 찼고요.
내복 빨 때 펄펄 끓는 물에다가 내복을 팍 집어넣으면 내복 사이사이에 찡겨 있는 이나 서캐가 빨 적에 보면 허옇게 나오고 그래요. 하여간 우리 어릴 때만 하더라도 그랬어요. 무슨 이유인지 요 근래에 모두 연탄이 생겨서 그랬는지(1999년 전) 사람들이 깨끗해져서 그랬는지 이ㆍ서캐 그런 것이 없어요. 비누가 독해서 그런가? 독하다는 그것이 공해가 심하다는 소리지요?
이ㆍ서캐가 못살 정도니까 사람에게도 그 만큼 안 좋은 것일 겁니다.
그렇지요? 이ㆍ서캐 그런 것이 많이 기생해서 살 수 있다면 몸뚱이의 세포도 많이 살아있다는 소리인데 그런 것이 못살 정도니까 세포도 많이 죽었을 것 아닙니까? 그런 점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그런 말씀이 옛날부터 전해 내려와 가지고, 삼육일ㆍ삼팔일.
삼육일에는 빨래하고, 삼팔일에는 목욕하고 이랬거든요. 열흘만큼 세 번 목욕을 했어요. 그랬는데 송광사, 옛날 수선사에는 보조 스님 계실 때는 대중이 무려 800명이나 살았다고 하니까, 그 많은 대중들이 시도 때도 없이 목욕하고, 시도 때도 없이 내복 빨고 이러면 질서가 없을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머리 깎는 날 하고, 삭발 하는 날 하고, 목욕하는 날 하고, 딱딱 정해져 있습니다. 문수 삭발일이니 해가지고 머리 깎는 날, 삼육일 날은 빨래하는데 그 날은, 정통ㆍ욕두ㆍ마호ㆍ수두는 다 바쁜 날이거든요. 마호는 풀 끓여대는 사람 아닙니까? 정통은 그날 물 대느라고 아주 혼이 나지요. 욕두는 불 때가지고 물 데우느라고 욕보고요. 요새는 기름보일러 시대니까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요. 어쨌든 이것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삼육일 날 이렇게 정한 것인데요. 삼육일이 아니더라도 대중에서 정해진 날. 삭발 목욕일 날 다 그렇게 하지요. 삼육일 날 따로 안 지키지요.
어떤 중은 딱 하니 입선만 딱 들여놓으면 입선만 들이고 나서 나가가지고 숯가루 빻아가지고 물들인다고 계속 방선 시간 까지 물만 들이는 중이 있거든요. 시도 때도 없이 머리 깎는 중들도 있고요. 그것이 영 맞지 않거든요. 타일랜드 같은 데 가면 보름에 한 번씩 머리 깎거든요.
그런데 머리를 자주 깎으면 거기는 늦깎이라고 그래요. 깎는 날 깎아야지 그렇지 않고 깎은 사람은 중간에 중 된 사람이다 이겁니다.
깎는 날 머리가 상당히 길어 있어야 ‘아 저 사람은 오래 됐구나.’이러지요. 중간에 깎았으니까 머리가 빡빡 깎아졌지 시도 때도 없이 깎는 법 없거든요. 삭발목욕일. 그것은 질서 지키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대중 규율과 질서를 잘 지킬 것이며,’ 이 말이지요. ‘삭발목욕일을 지켜가지고 빨래도 할 것이며,’ 그런 말로 요새는 봐야 되겠지요.
臨盥漱(임관수)하야 不得高聲涕唾(부득고성체타)하며,
盥漱에 다다라, 세숫대야에다 세수를 하고, 양치질 하고 이런 일을 당해가지고 高聲으로 涕唾하지 말아라. 세수 할 적에 소리를 크게 내서 코를 푼다든가 캑캑하고 가래를 뱉는다든가하지 말라는 말이지요. 점잖은 거동이 아니니까요. 이것이 말하자면 入浴法(입욕법)ㆍ入厠法(입측법). 목욕탕에 들어가는 법. 목욕탕에 들어가서 몸 씻는 법. 변소간에 가서 똥 누는 법. 이런 것을 다 말씀하셨거든요. 변소간에 가서 똥 눌 적에도 조용하게 안 누고 끙 끙 하는 소리를 낸다든가 그러지 말라는 뜻이고, 목욕 탕 안에 들어가서도 물이 옆으로 튀어가도록 화닥닥 거리고 한다든가 옆의 사람하고 지껄이면서 떠들면서 한다든가 그러지 말라는 얘기. 갖가지가 사미율의 같은 데는 많이 적혀져 있거든요.
목욕 할 적에도 얼굴부터 먼저 씻고, 차차차차 내려 씻으라 했거든요. 그것이 순서인데 우리야 구태여 위에부터 내려 씻어야 되겠나요?
제일 먼저 발부터 씻고, 사타리 씻고, 대강 씻고 목욕탕 안에 들어가야 옳겠지요. 머리부터 씻고 밑에는 안 씻고 목욕탕 안에 들어가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것도 다 점잖게, 변소 들어가는데도 노크를 딱딱 하고 들어가야지 안 그러면 옛날에 변소 간에 그냥 들어가면 달달 귀신이 있어서 “왕~” 한다고 옛날 어른들이 그런 소리 했는데 그것이 노크하고 들어가라 소리지요. 노크하려면 문이 있어야 노크를 하지요. 옛날엔 거적떼기로 가려놨으니까요. 앞에 가서 “에햄” 하고 기척을 하고 들어가라 이 말이거든요. 속에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확인하라는 말이지요.
양치질을 할 적에 탑을 향해서 서서 하지 말고, 어른들 사람들 쳐다보는 대중 앞에서 남 먹는데 뿌꺽뿌꺽 이러지 말고요. 침 뱉고 코풀고 하더라도 남들 보지 않는 가운데 조용히 하라는 그런 얘기들입니다. 이런 것이 이런 것이 다 일상생활 에티켓을 말하는 것이지요.
절 집안에는 입욕법 보다도 입욕법도 중요하지만, 입측법, 절에 오면 입측법과 식당작법을 제일 먼저 배우거든요. 밥 먹는 법 하고 변소 가는 법 하고 두 가지 먼저 배우거든요. 제가 그 전에 주지할 때 무슨 불사 얘기 많이 해서 그때 제가 그것을 제의를 했지요.
식당 좀 개조해서 깨끗하게 해가지고, 입식으로 해서 주방에 탁 들어가면 입맛 나도록 주방이 깨끗하면 좋겠다. 지금 우리 한국사람 음식 먹는 것이 참 아닌 게 아니라 재미가 없어요. 된장 그릇 하나 복판에다 놔 놓고, 또 떠먹고, 또 떠먹고 어쨌든지 입에 넣었던 숟가락 또 넣고, 또 넣고 그것 안 좋은 겁니다.
반찬도 다 그렇고요. 상 차려놓고 먹는 것이 다 안 좋은 겁니다.
사회식당에서는 한 번 먹던 것은 싹~ 다 버리잖아요. 버리는 쓰레기 음식이 먹는 음식보다 못하지 않다더군요. 그것이 다 비경제적일 뿐 아니라 다 감복되는 일이고 좋지 않거든요. 남 먹던 밥 누구 먹을 수 있나요? 먹다 남긴 밥 다 갖다 버립니다. 반찬이나 뭐나 남 먹었던 밥 냈다가는 그 식당 망 한다고 합디다. 싹~ 쓸어내 버린다고 합디다. 이것이 도대체 맞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뷔페식이라는 것이 좋고, 발우 공양이 일종의 뷔페식 아닙니까? 발우 공양이 자기 먹을 것 딱 덜어서 싹~ 먹어요. 그러니까 이것이 음식 먹는 법 하고, 변소 가는 것 하고, 변소에는 廁神(측신)이 있답니다. 측신이 있고, 담분귀라는 똥 통 안에 똥 먹는 귀신이 있답니다.
그래서 처음에 들어가면 손가락을 세 번 튕기면서
入厠眞言(입측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 옴 하로다야 사바하, 옴 하로다야 사바하 하라는 겁니다, 들어 왔다고... 그러면 똥 먹는 귀신이 똥 먹다가 살~ 비킨답니다. 입측진언도 아니하고 덮어놓고 가서 후닥닥 싸면 담분귀 대가리에다 똥을 싸 놓으면, 담분귀가 부아가 나가지고 나와서 배때기를 발로 차면 배탈이 나고 그런대요. 그래서 입측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
그 다음에 똥 다 싸고 나서 밑 닦으면서 洗淨眞言(세정진언) 옴 하나 마리 제 사바하 옴 하나 마리 제 사바하 옴 하나 마리 제 사바하.
물로 손 씻으면서 洗手眞言(세수진언) 옴 주가라야 사바하. 옴 주가라야 사바하 옴 주가라야 사바하.
去穢眞言(거예진언)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그 다음에 법당에 들어갈 때는, 정신진언 몸이 깨끗하다 이 말입니다. 淨身眞言(정신진언)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 이 5 呪(주)를 하라는 겁니다. 그것을 함으로서 심기가 청정해지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요. 또 말하자면 측신들의 보호를 받는대요.
옛날 남산도선 율사가 계행이 청정한데 이 5 呪를 아니했어요.
길 가다가 길에 미끄러져서 자빠졌는데 어떤 사람이
“아이고 스님” 하면서 붙들고 일으키거든요.
“네가 누구냐?” 하니까
“예 제가 북방 비사문천왕 아들 장경이올시다.”
“비사문천왕 아들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네가 어쩐 일로 나를 일으키느냐?”
“스님 계행이 청정하니까 제가 항상 모시고 다닙니다.”
“나를 모시고 다닌다면 네가 경호원이네”
“예 맞습니다.”
“경호원 같으면 내가 자빠지기 전에 네가, 안 자빠지도록 잡아야지 자빠지고 나서 일으키면 어쩌느냐?” 이러니까
“곁에 딱 붙어서 스님을 모시고 다니고 싶지만 스님 몸에서 구렁내가 나서 30리 밖에서 따라다닙니다.” 이러거든요.
“내게서 무슨 냄새가 난단 말이냐?” 하니까
“스님이 변소간에 가가지고 入廁五呪(입측5주)를 안 하기 때문에 몸에서 냄새가 납니다.” 그러더랍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入廁五呪를 꼭 하게 됐다 그러거든요.
요새는 그 入廁五呪를 법정 스님이 번역을 해가지고, 변소 간 마다 많이 붙여 놨더군요.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 진. 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 지으리 번역이 잘 되었어요. 入廁五呪 꼭 하라고 되어 있거든요. 절집에 오면 심기청정을 위해서 변소 가더라도 그냥 덮어놓고 화닥닥 싸고 오는 것이 아니고... 변소도 똥이 모였다 싶으면 시간 딱 정해서... 음식을 조절 잘하면 변소도 그 시간에 딱 봐지는 것이니까요. 그 시간에 딱~ 하니 여유 있게 봐서 딱~ 입측오주를 하면서 볼 일을 보고 나올 적에도 거기서 다 끝내고 나오라는 겁니다. 변소 간에서 나오면서 그러지 말고, 변소 간에 앉아서 끙끙 거리지 말고, 옆의 칸 사람하고 얘기하지 말고, 밑을 자꾸 내려다보지 말고, 온갖 주의사항이 사미율의에는 많이 적혀져 있거든요. 사미율의에 입측법이 따로 있어요. 입욕법도 따로 있고요.
입욕법은 목욕을 하는데 옛날에는 목욕 시주가 있어요.
물 시주ㆍ불 시주. 그런 시주가 있어요. 시주가 있어서 시주가 시주를 위해서, 자기 선망 부모를 위해서 그날 목욕 공양을 올린다든지 그런 것이 있거든요. 그를 위해서 딱~ 이름을 써 붙여 놓거든요.
목욕 다 하고 나오면서 축원을 해주고 나오라.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굳이 이것이, 절 집안의 행동 하나 하나가 전부 그냥 하는 것이 아니고, 전부 그 위의답게 참 그야말로 人天(인천)의 스승다운 그런 거동 규칙을 지켜야 되겠다. 그런 뜻입니다. 세수 하나 하는 것도, 목욕 하나 하는 것도, 변소하나 가는 것도 전부다 수도인 답게 이렇게 실행을 하라, 그런 말씀이고요.
그 다음에는 요새는 칫솔 치약 모두 있잖아요. 칫솔 치약이 있어서 쓰지만, 옛날에는 칫솔 치약이 없었거든요. 소나무 공이나 버드나무 가지나 복숭아나무 가지나 무궁화나무 가지나 이런 것으로 뾰족하고 납작스름 하게 깎아서 꼭꼭꼭꼭 하고 솔처럼 해서 그것으로 팍팍팍팍 문대거든요. 松堅柳白桃殺蟲(송견유백도살충). 소나무 솔공이로 문대면 이빨이 굳어지고, 견고해지고요. 버들로 문대면 이빨이 하얘지고, 복숭아로 문대면 살충이 된 답니다. 무궁화나무 가지로 문대면 천녀가 입 맞추러 온답니다.
옛날에 노장이 그럽디다. 그런 것도 남 안 보는데서 문대야지 어른들 앞에서 문대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이 쑤시는 것도 어른들 앞에서 이 쑤시고 있으면 불한 쌍놈이라 이겁니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三千威儀(3천위의)와 八萬細行(8만세행)이라는 말입니다. 3천 가지 위의와 8만 가지 세행. 자세하고 미세한 그런 행위를 딱~ 옳게 지킴으로써 참 그야말로 非佛之行(비불지행)이면 不行也(불행야)라. 부처님의 행위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하는 것을 실현 하는 것이 되거든요.
行益次(행익차)에 不得搪揬越序(부득당돌월서)하며,
行益次에 搪揬히 越序. 차례를 넘지 말아라. 이랬는데요.
行益次라고 하는 것은 이익을 행하는 차례라고 많이들 그러는데요.
行飯(행반)과 益飯(익반)이라는 것이 있어요. 행반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에 밥을 돌리는 것이고, 익반이라고 하는 것은 “더 잡수십시오” “加飯(가반) 하십시오” 그러지요? 그 加飯이 益飯입니다. 행반을 하든지 익반을 하든지 그냥 이익을 행하는 차례에... 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한테 이익 되는 일. 그러니까 음식을 돌린다든가. 모든 보시물을 돌린다든가,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물건을 돌린다든가 이런 것 할 때에, 덤벙대지 말고 차례로 좋다고 월차하지 말고요.
밥 뜨는 것도요. 옛날에는 밥 뜨는 법을 배우거든요.
눈이 많이 왔을 때, 양동이에다 눈을 수북이 해놓고, 밥 잘 뜨는 사람들이 시법을 보이거든요. 벼룩 밥ㆍ빈대 밥ㆍ서 홉 밥ㆍ너 홉 밥하고요. 빈대 밥이라는 것은 촥 하게, 납작하게 좀 많아 뵈긴 해도 떠먹어 보면 아무 것도 없어요. 벼룩 밥이라는 것은. 탁 눌러놓으면 뾰쪽하게, 벼룩같이 3각으로 되어가지고, 얼마 안 돼 보여도 먹을 것이 많거든요. 서 홉 밥ㆍ너 홉 밥. 그 주걱 놀리기에 따라서 서 홉도 되고 너 홉도 됩니다. 옛날에는 쌀이 귀할 때고, 밥이 귀할 때니까요.
요새는 밥 귀한 세상이 아니니까요. 참 세월이 많이 달라졌지요.
그러기 때문에 상좌 논 서마지기 주지 말고 발우대 큰 것 사 주라고 옛날부터 말이 있거든요.
발우대 큰 것에다가 萬鉢供養(만발공양)이라는 것이 있었어요.
만발공양이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밥이든 떡이든 가득 채워줘요.
큰 발우대는 밥 많이, 서너 댓 그릇 담아지지요. 먹다 남은 밥은 싸가지고 집으로 와서 그 밥으로 송죽을 담아요. 단지에다 넣고 솔잎을 찧어서 솔잎 물을 부어요. 그러면 석 달 넉 달 후에도 밥이 오돌오돌오돌 해서 더 오글오글 해져버려요. 나중에는 휘휘 저어서 한사람이 한국자씩 떠서 뎁혀 먹어요. 그 송죽이 멀겋지만 시퍼런 죽인데, 나무로 불 떼고 나서 삼발이 놓고, 그 위에 된장 보글보글 끓여서 먹으면 합입니다. 기름장이나 다른 장하고 먹으면 맛없어요. 된장이라야 향취가 진동하니 맛이 좋아요. 식은 밥으로 송죽 만들어 먹고, 밥 한 때 미루고, 미루고, 한말 늘이고 한말 늘이고, 한 가마니 만들고 두 가마니 만들고 해서, 논 사고 밭 사고 한 것이 지금 모두 寺畓(사답)입니다. 옛날 스님들이 참 담배 곯고 모은 재산입니다. 옛날 스님네는 다 그랬다고요. 만발공양 때는 큰 발우대 가지고 가야 많이 담아올 것 아닙니까? 그랬는데, 밥 많이 주는 것을 아주 제일로 치고 그랬지요.
뭐든지 茶菓(차과)나 뭐를 돌리고 진지 할 적에도 질서 있게 더 많이도 적게도 하지 말고, 김 같은 것도, 요새는 김도 너무 흔해빠져가지고 잘 안 먹는 시기지만 옛날에는 김 한 장이 참 기가 막히거든요.
“속환이 김 한 장 굽는 셈치고.” 하면서... 김 한 통을 사다놓고 제사 때만 몇 장씩 쓰거든요. 김이 아주 귀한 것이니까요. 김을 보면 환장을 하지요. 서 너 장 구워가지고 쪼끔씩 잘라서 맛만 보는 것이지요. 대중공양할 때 김 한 장 씩 돌려라, 두 장 씩 돌려라 하거든요. 그렇게 돌리는데 나하고 친한 사람이라고 석 장 줘버리고, 자기 발우대에는 서 너 장 놔버리고, 미운 사람에겐 한 장씩 줘버리고 이러면 안 되거든요. 김 같은 것 돌릴 적에는 거기 소금 많이 묻었잖아요. 소금이 많이 묻었으니까 소금이 떨어지지 않게 옆으로 가지런히 해서 드려야 됩니다.
저 어렸을 때 대중공양을 하는데 쟁반에다가 딸기를 한 숟갈 씩 돌리라는 겁니다. 들고 다니면서 딸기를 돌리는데, 노장이 저기 앉아가지고, “아야~,”
“예?”
“놓고 돌려라 놓고 돌려라.” ‘무겁지도 않은데 자꾸 놓고 돌리라고 하네?’속으로 하면서 놓고 돌렸어요. 나중에 와가지고서는,
“이쪽 손은 얼어 빠졌나?” 두 손으로 드릴 줄 모르고, 놓고 돌리라고 하니까 자꾸 한 손으로 돌린다고 이놈의 손 필요 없는 손이니까 이놈의 손은 빼버리자고 그래가지고 애 먹었어요. 옛날 어릴 때 노장들 앞에서 진지하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그렇지요. 식사 하는 데도 가서 오른 쪽 발은 탁 꿇고, 왼쪽 발은 세워서 갖다놓고 합장 딱 하고 나와야 되는데, 그냥 덜컥 갖다놓고, 덜컥 갖다놓고...
가져 갈 때도 지 팔 힘 좋다고 양쪽 손에 하나 씩 덜렁덜렁 들고 간다든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것이지요. 그래서 이 진지 하는 것. 行益次(행익차)는 말하자면 진지 할 때라는 말로 될 수 있는데요.“이익을 행하는 차례에”라는 것은 꼭 “물건을 돌리는 차례에”이렇게만 하는데, 행반과 익반이라는 말로도 쓴다 이 말입니다. 당돌하게 차례를 넘지 말어라 할 적에는, 질서 정연하게 점잖고 얌전하게 또 예의바르게 그렇게 진지 하라는 말이지요.
經行次(경행차)에 不得開襟掉臂(부득개금도비)하며,
경행하는 차례에 옷깃을 열고 팔을 흔들지 말며, 그랬거든요.
경행이라고 하는 말이 요새는 布行(포행)이라고 그러지요.
좌선과 경행은 같은 거라고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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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 녹음에서→
좌선과 경행은 같은 거라고 그랬거든요. 50분간 좌선하고 10분간 경행하잖아요. 경행 즉 좌선입니다. 경행할 때에 마음을 말하자면 탁 풀어놓고 경행하지 말고, 좌선할 때와 똑 같은 정신을 가지고 화두를 놓지 말고 찬찬히 화두를 생각하면서 포행을 하라 그런 말입니다. 옷깃을 헤쳐 제치고 팔을 흔들고, 다리를 꺼떡꺼떡 해가면서 운동해가면서 그렇게 경행한다든가 마음 어지럽게 하지 말어라 이런 말인데, 길을 가는 차례에도 이야기해요. 역시 걸어가는 것이니까요. 사람이 신이요. 걸음걸이를 따라서 신 닿는 걸 보면 알거든요. 고무신이나 구두나요. 찌딱찌딱 걷는 사람은 신 뒤꿈치 보면 알잖아요. 뒤꿈치 삐딱하게 닳은 사람은 걸음걸이가 시원치 않다는 뜻이거든요.
일본 사람들은, 일본의 하녀들은 손님이 오면 아주 조신하게 인사를 하고, 손님이 들어오면 반드시 손님의 신을 탁 돌려놓거든요. 반드시 신을 돌려놓거든요. 신을 돌려놓으면서 살짝 봅니다. 살짝 보고 돌리거든요. 그때 신 뒤꿈치 닳은걸 봐가지고 茶(차)를 좋은 차 대접하고, 시원찮은 차 대접하고 대접이 다르다는 겁니다. 그런 얘기가 있어요. 삐딱하게 닳은 사람은 시시한 차나 대접하고, 반반하게 닳은 사람은 ‘아이고 양반이다.’이겁니다. 좋은 차를 대접한다는 그런다는 말도 있거든요. 어쨌든지 간에 이 걸음걸이가 반듯한 사람은 마음 씀씀이도 반듯하니까요. 걸음걸이 하나도 반듯하게 하라, 이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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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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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른들의 행동거지가 뜻 깊은 것이 많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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釋대원성 님! 수고하셨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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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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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