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달빛 [옥탑라됴]
2010.01.22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고서희★★★
풋풋한 느낌이라든지, 혹은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느 순간 이 인디씬에서는 일정한 공식이 된 것 같다. 포크라면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단정짓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상달빛의 이번 첫 EP에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절제된 솔직함이다. 온 마음을 바쳐 토로하지도 않고, 또 바라봐달라고 애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한 표현으로 깨끗하게 노래하는 여성 포크 듀오다. 앨범 전체의 분위기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수줍은 고백 같다. 한편 마지막 트랙 'Good Bye(Remix)' 로 그녀들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조은애 ★★★☆
어느 여름 밤 옥상 위에서 청춘과 사랑을 노래하는 소박한 젊은이들의 표상이 떠오른다. 싱그러운 멜로디언과 맑은 실로폰 소리는 흡사 그 여름 밤을 뒤덮는 풀벌레 소리 마냥 반갑다. 이 앨범에서 눈에 띄는 점은 타이틀 명인 '옥탑라됴'와 같이 이들 음악을 들으면 라디오 음악 방송을 듣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2분이 안 되는 러닝타임의 ‘옥탑라됴’에서 옥상달빛은 음악이 아닌 라디오 방송을 하는 듯이 사연을 읽고, 이어서 전해지는 곡 ‘옥상달빛’은 마치 사연 속의 내용을 통해 금방 만들어낸 따끈한 음악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조용하고 소박한 라디오 방송이 듣고 싶을 때 이 앨범을 들을 것을 추천한다.
이정아 ★★★
풋풋한 아날로그 감성의 여성 포크 듀오 '옥상달빛'의 첫 비정규 앨범이다. 두 보컬의 조금씩 다른 달콤함과 담백함의 농도가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 퍼커션 등으로 이뤄진 편안한 멜로디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20대 후반의 이들 자신을 노래하듯, 청춘의 서글픈 넋두리와 따뜻한 위로가 교차하는 노래들이 진심으로 다가온다. 결국 '가장 쉬운 이야기'를 통해 청자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이들의 희망적인 시선은 앨범 곳곳의 유머와 위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족으로 느껴지는 리믹스 버전의 삽입이 조금 아쉽지만, 옥탑방 달빛 아래서 흥얼거릴만한 감성적 청춘연가라 할 만한 앨범이다.
2010. 02.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