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적으로 어느때보다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만, 흥에 겨운 클럽 문화의 성장과 서울의 길거리를 즐겁게 해준 버스킹 뮤지션들의 음악이 급격히 활성화되면서, 그나마 우리의 마음에 위안을 주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덕분에 저 역시 인생에서 가장 흥겨웠던 한 계절을 음악과 춤과 술의 마력에 빠져서 보내는 행복감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지난번에 <버스킹 인 서울 : 홍대와 이태원을 불태우는 큐브 스트리트 열풍>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이미 한 차례 서울의 밤거리에 울려퍼진 버스킹 음악들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를 즐겁게 해준 뮤지션들도 추운 겨울을 맞이하여 기나긴 동면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내년 봄이나 되어서야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저를 아쉽게 합니다. 그러한 아쉬움과 더불어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추억하면서, 그 동안 저장해두었던 동영상 몇편을 더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님 모두 지나간 여름의 흥겨움을 다시금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먼저 보여드릴 동영상은 때때로 주말이면 홍대놀이터에 나타나 우리를 흥겹게 만들어주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닥치고 춤이나 춰>라는 패거리인데요, 상당히 체계적인 장비들을 동원하여 DJ들이 주도하는 일렉트로닉 뮤직 댄스 파티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헤드셋을 하나씩 착용하고 있고, DJ 박스에서 송출하는 음악이 무선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란의 춤판을 벌여도 바로 곁에 있는 외부인들은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보실 동영상은 지난 여름의 어느날 홍대 놀이터에서 촬영된 것입니다만, 영상 속에서 들려오는 북소리는 이들 춤꾼들의 음악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모여 연주를 하는 타악기 동아리의 연주입니다. 즉, 이들 춤꾼들은 헤드셋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기 때문에, 동일한 공간에서 2개의 각기 다른 공연이 펼쳐지는 셈이죠. 그럼 영상을 보시면서 상황을 이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영상) 홍대놀이터를 거대한 노천 클럽으로 바꾼 사람들의 모습. 신분증을 맡기고 헤드셋을 대여받는 데는 5천원 정도 소요된다. 무작정 시끄러운 클럽과는 달리, 헤드셋만 벗으면 언제든 차분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술은 바로 옆의 편의점에서 소주든 맥주든 취향대로 사다가 마시면 만사 오케이~ 단점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라서, 주말에 부정기적으로 가끔씩만 출현하는 기회라는 점이 아쉬움이긴 하다.
두번째로 보여드릴 동영상은 홍대앞 로데오거리에서 어느날 밤 진행된 원맨 밴드의 비트박스 연주 모습입니다.
'비트박스'란 무엇인가 하면요, 간단히 말해 딱 마이크 하나를 잡은 뮤지션이 자신의 입만 가지고 타악기를 연주하는 방식입니다. 뭐랄까, 연주라기보다는 성대묘사에 가까운 그런 음악이죠. 그런데 이 젊은 뮤지션은 정말로 "딱 입만 갖고" 노는데도 웬만한 드럼 연주자 2명이 함께 연주하는듯한 포스를 보여줍니다. 한번 보시죠.
(동영상) 홍대앞 로데오거리의 비트박스 공연 1편.
(동영상) 홍대앞 로데오거리의 비트박스 공연 2편.
그러면 이제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보실 동영상은 '버드'라는 밴드의 연주인데요, 기타 겸 보컬, 베이스 주자, 타악기 겸 섹소폰 주자 등 딱 세명으로 단촐하게 구성된 이 밴드는 어느날 밤 갑자기 지하철 이태원역 4번 출구에 나타나더니, 풍부한 사운드의 세련된 음악들을 연주해나갔습니다.
이들이 연주를 하니 여기가 과연 서울인가 뉴욕인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세련된 사운드가 울려퍼지기 시작합니다.
(동영상) 연주도 훌륭했지만 보컬의 노래 역시 수준급이었다. 단촐한 구성이지만 마치 있지도 않은 키보드 사운드까지 깔리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풍부한 음색을 들려주었다.
(동영상) 딸랑 3인조 밴드가 연주하리라곤 미처 예상치도 못했던 레퍼토리.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동영상) 섹소폰 연주로 시작된 재즈풍의 음악. 타악기 주자의 비트가 정말 기분 좋다.
하여간 이렇게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바야흐로 자신들의 자작곡을 연주해나가던 무렵,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주민(혹은 주변 상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태원 지구대 소속 경찰 아저씨들이 나타나셔서 제지를 한 것입니다. ㅠ.ㅠ 일부 관중들의 응원도 있었습니다만, 고생하시는 경찰관 아저씨들에게 적극 협조하여 공연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올 여름 가장 아쉬웠던 연주 중 하나네요~
(동영상)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 결국 해산된 '버드'의 공연. 이들의 자작곡은 일부만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렇게 서울의 밤을 음악과 춤과 맛있는 술에 취해 보내고 나면, 어느새 아름다운 아침이 찾아 옵니다. 정말로 흥겹게 보낸 주말 아침엔 한강의 모습도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동영상) 버스킹 나잇의 아침 귀가길 :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당산역 구간, 당산철교 위에서.
(동영상) 홍대와 이태원에서 신나는 시간들을 보낸 후, 이날은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뉴스에서는 "서울시가 앞으로 공원에서는 음주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예정"이라는 눈앞이 아득해지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화대교를 지나 인공폭포까지 가는 구간의 모습.
이제 이 즐거운 거리문화들을 내년 봄이나 되어야 다시금 제대로 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마지막 한줄기 불길을 태울 기회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소식이 들려,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이번 토요일(10.27)에는 이태원으로 달려갈까 합니다.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에서 '헬로윈 데이'를 맞이하여, 거리 축제 하나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시간 나시는 분들은 토요일 밤에 이태원 길거리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
<주최측의 설명>
일시 : 2012년 10월 27일(토) 오후 5시~11시
장소 : 이태원역~녹사평역 사이 구간의 거리 전체
이태원에서 최초로 대규모DJ Street Festival이 열립니다.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까지 도로를 막고 큰 DJ 무대를 설치하여서 국내.외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놀아보는 컨셉의 파티입니다.
첫댓글 맥주는 무제한으로 뿌린다 하니..
소주 1병과 종이컵만 사서 말아먹으면
더할나위 없을듯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