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림이 되는
그런 풍경들을 지나고 지나 프랑스의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벨포트.
벨포트.
흔들리긴 했지만 아름답게 나온 도시 풍경이 맘에 들어 올렸다.
우리 나라의 작은 도시와도 같이 한적하다.
짧은 시간 골목 골목을 돌아보면서
프랑스다운 프랑스 냄새를 맡고 싶었다.
여기까지도 크리스마스는 예외가 없기에 거리 거리마다 축제다.
벨포트의 기차역에서
머리 카락 흩날리는 바람 맞으며 기차를 기다린다.
기차를 기다리며 기다림이라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지금 기차 말고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파리 기차역.
드디어 파리. 늦은 시간에 도착한 파리는 비에 젖은 모습으로 처음 다가왔다.
트렁크를 차에 싣자마자 창가 자리에 붙어 앉아서
바깥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서울과 다름없는 불빛이건만
서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의 불빛은 확실히 마음을 감성적이게 한다.
파리의 어느 거리.
이른 아침부터 파리 관광에 나섰다.
거리 거리가 신기함 그 자체다.
로마와는 피렌체와는 밀라노와는 또 다른 파리.
처음 간 곳이 루브르.
루브르에는 루브르만의 가이드가 따로 있어 그가 우리를 안내한다.
루브르에서 꼭 봐야 할 세가지
비너스, 니케. 모나리자.
우리는 그 세가지를 중심으로 부지런히 설명 들어가며 루브르를 돌았다.
프랑스 대단한 나라다,
그 많은 작품들을 지켜내다니....전쟁때 뺏어 온 것들이 거의 다라고 하는 말에 화가 났다.
니케.
승리의 여신이다.
나는 여기에서만은 기를 쓰고 여러 개의 기념 사진을 찍었다.
니케이기도 하기에.
가장 인기 있는 모나리자.
여기는 소매치기가 상주하고 있는 곳이어서
사진 찍느라고 가방에 소홀하면 이미 지갑은 내 것이 아니라고 하니
한 손은 카메라
한 손은 가방을 잡고 사진을 찍느라 진땀 흘린 곳.
간신히 찍었는데 흔들리긴 했지만 귀하고 소중한 사진이다.
루브르 안의 풍경.
나와서 점심 먹으러 가면서 루브르 박물관 건물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곳.
우리가 점심 식사를 할 식당. 에스까르고가 전문인데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주로 관광객들인듯.
일본인 중국인 다 보인다.
에스까르고.
달팽이 요리. 별루 맛있는줄 모르겠다.
달팽이 요리 속에 든 올리브 오일에 바게트를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있던 것 같다.
몽마르뜨 언덕.
저 뒤의 샤크레퀴르 성당.
몽마르뜨 언덕의 풍경
음악을 연주하는 이.
팔찌를 강매하는 흑인.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리고 죽 늘어선 상점들.
그리고 신나서 돌아 다니는 동양 아줌마 나.
거기서 이쁜 내 가죽 장갑과
열쇠 고리와 마그네틱과 스카프와 그리고 병 따개 몇개를 샀다.
노틀담 성당.
종교가 없는 나도 그 앞에서는 경건해진다.
거리 풍경.
내가 먼 이국의 어느 거리에 서 있음을 실감하며 하늘을 올려다 봤던 곳.
낮에 본 에펠 탑
나만큼이나 사진 실력이 없는 그녀는
내 사진을 낮인지 밤인지 구별 못하게 어둡게 찍어놔서 할 수 없이 그녀 사진을 올린다.
초상권 침해로 뭐라고 하면 그 때 내리더라도....
밤에 본 에펠탑.
유람선 바또무슈를 타고 세느강을 유유히 떠 돌면서 파리의 야경과 에펠탑을 바라보았다.
그저 그런 건축물이려니 했던 에펠탑이 감격스럽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관광 수입 세계 1위라는 건축물답게 에펠탑의 위용은 대단했다.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오는 버스 안에서 무지개를 한번 보고
에펠탑 위에서 무지개를 보았다.
영화의 한 장면같았다.
아침에 호텔을 나설 때는 맑은 날씨였다. 보름만에 해가 나왔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에펠탑을 향해 가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적어도 두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에펠탑 엘리베이터를 오분도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에펠탑에 오르자 마자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다.
무지개를 본 지 얼마만인가. 아주 어렸을 적에 보고 처음 본 것 같다.
무지개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하는데
이번 여행에 두번이나 무지개를 보았으니 내게 행운이 따따블로 올거 같다.
그래서일까 유럽 여행 이후
좋은 일이 생기면 무지개를 보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슬픈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더 좋은 일이 일어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산다.
세느강과 파리
에펠탑에서 내려오니 또 갑자기 날씨가 변하기 시작한다.
세느강 유람선에서 내리니 아홉시.
크리스 마스 시즌이라면 꼭 밤에 가봐야 하는 곳이라며 데리고 간 곳.
샹제리제 거리.
버스 안에서 노래까지 합창한다. 오 샹제리제...
화려한 그 거리의 끝에 개선문이 있다.
여기에도
크리스 마스 시즌이어서 마켓이 서 있는데
양 옆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어 장관이었다.
이 거리를 걸을 수 있음을 고마워하며 걷는다.
걷다가 자라 매장을 발견하고
룸메이트랑 나랑 동시에 눈빛을 교환하고 들어선다.
나는 원피스를 입어보고 그녀는 바지를 입어보고....
보기와는 달리 영 이쁘지 않아 둘다 쇼핑에 실패한 후
시계를 보니 아뿔싸...늦었다...
혼났다.
에펠탑에서 본 파리 시내 위에 떠 오른 무지개와
에펠탑의 황홀했던 불빛과
세느강의 야경
그리고 샹제리제 거리를 품에 안고 호텔로 돌아와 유럽 여행의 마지막 밤을 맞이한다.
소심한 두 여인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밤에 호텔 밖을 한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
마지막 밤 역시 다르지 않다.
스위스에서 산 와인으로 둘만의 조촐한 파티를 한다.
그동안은 매일 밤 맥주 한 캔 씩 마시고 이야기 하다 잠들곤 했다.
드디어 여행 마지막 날 세느 강변을 버스를 타고 달렸다.
아쉽다.
버스 맨 뒤에 앉아서 사진기만 눌러 댔다.
이 터널은 다이애나비가 파파라치에게 쫓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곳이라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국말 간판이 보여 반가웠다.
개선문에서
베르사이유 궁전.
마리 앙뜨와네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역시 외관부터 화려함의 극치다.
천정.
베르사이유 궁전 내부
베르사이유의 정원.
여기서 그녀가 뛰어 놀았을까?
집으로 오는 길.
파리 공항.
여행에서 돌아왔다.
그 기억만으로 행복했어야 할 유럽 여행.
이제야 그 기억으로 행복하기 시작하고
행복해지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명품 백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좋다.
비싼 옷을 사입지 않으면 어떠하리.
밍크 코트도 아직은 필요하지 않고
가죽 신발을 신어야 잘 걸을 수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그런 돈이 있다면 아끼고 아껴서 과감히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