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정옥 지음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2010-05-18 출간
- 카테고리
- 아동
- 책소개
- 네 꿈은 뭐니?『이모의 꿈꾸는 집』은 모범생 진진이가 괴상하고 ...
이 책은 우연히 포항에 사는 언니로부터 듣게 되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분의 동생이 책을 냈다면서 소개해 준 책이
바로 "이모의 꿈꾸는 집"이었다. 중2학년 조카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기에 약간의 호기심이 나를 자극하던중 우연히
이책이 내품안으로 굴러들어왔다.
처음 만나는 낮선 작가의 이름..정옥...표지에는 마해송문학상 제6회수상작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었다. 그동안 마해송문학상작품들을 많이 읽으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책을 재미있게 그리고 나름 생각의 깊이가 있는 책들을 접해서인지 이책의 첫장을 넘기는
내 손가락들사이에는 설레임이 감돌았다.
주인공 진진은 모범생으로 엄마의 꿈이자 그녀의 꿈이 되어버린 특목고..서울대..의사..변호사의 꿈을 키우며 자신이 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엄마의 꿈을 쫒아가는 착한 아이이다.
그런 진진에게 다가온 한장의 초대장...
꿈꾸는 집 캠프 참가자는 4월 1일, 오후 5시까지 999번 버스종점. 느티나무 아래로 오세요
진진의 엄마는 특목고에 가는데 도움이 될거라면서 진진의 등을 떠민다...
진진은 엄마의 권유로 무작정 캠프에 참가하게 되는데...
자신을 데리러 나온 사람은 까무잡잡한 얼굴에 걸쳐놓은 빨간 뿔테안경을 쓴 올빼미같은 '이모'라는 여성이었다.
진진은 무뚝뚝한 이모를 따라 꿈꾸는 집으로 향하는데...
그곳은 강아지가. 제비가. 두레박이. 거위가..그리고 수많은 책들이 종알종알 대는 통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 캠프에서 또 한명의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름은 상수리,...소년은 자신의 꿈을 잃고 헤매고 있는 중이었다.
상수리와 진진의 대화중에서 내가슴을 울리는 구절이.....
"예전엔 내 피아노와 함께 꿈꾸는 게 참 즐거웠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너무 힘든 일이 되어 버렸어. 아마 꿈을 꾸는 것보다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그랬나봐. 꿈을 이루어야만 행복해지는 줄 알았는데, 꿈은 이루기위해 있는 게 아니구나.
왜 그걸 미처 몰랐을까?"
꿈꾸는 즐거움....꿈은 이루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을 꾸기에 행복하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았구나 싶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한방 얻어맞은 기분마저 들었다. 나역시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하고 즐겁다...그것은 무엇을 꼭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읽는 동안 내 마음이 주인공이 되어 함께 하기에 그 순간 나는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우리는 그 일의 성공여부를 먼저
묻곤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상수리가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고 진진 역시 글자 한자 보이지 않던 책들이 이제는 자신에게 글자를 내보이기 시작하면서 어디
에선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꿈꾸는 집에 초대한 인물이 바로 진진이 6살때 감기에 걸려 며칠동안 도화지에 그린 그림동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정말 행복했던 시절..그 순간으로 돌아가 '분홍눈사람'과 해후를 하게 된다.
6살때 그린 '분홍눈사람'과의 만남에서 나도 모르게 가슴찐한 감동을 느꼈다.
공부밖에 모르고 즐거운 책보다는 목적을 위해 책읽기를 하면서 어느새 책을 읽는 즐거음도 꿈꾸는 즐거움조차도 잃어버렸던
한 작은 소녀가 자신의 꿈과 만나는 장면에서 왜그렇게도 가슴이 찡했을까 생각해보면 그속에 비쳐진 우리아이들의 모습때문인지도 몰랐다.
나역시 책을 읽으면서 재미가 없으면 던져놓았다가 다시 그책을 읽고 싶을 때 다시 집어든다...지금의 나는 내가 읽고 싶은책만을
내 마음대로 볼수 있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있기에 책을 읽는 즐거움에 마음껏 허우적거려 본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러한 시간을 뺏어서 우리는 어디로 몰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꿈이 아닌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꿈을 위해
행복을 저당잡힌 채 먼 훗날 행복을 보장한다는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아이들을 속이고 그러면서 내 마음의 평안을 누리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보기도 했다.
자신의 꿈을 꾸게 된 진진이는 캠프에서 돌아와 엄마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이젠 내가 엄마의 진진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엄마도 진진의 엄마로 살 필요없다고."
진진의 말에 놀라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엄마를 뒤로 한채 진진은 자신이 보고 싶은 만화책을 사기위해 자전거를 타고
나가다 서점유리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에 은하수의 별처럼 셀 수 없는 꿈들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모든 만물이 소통하는 공간 "꿈꾸는 이모의 집" 그곳에서는 책들이,,동물들이,,나무들이,,꽃들이 서로를 반겨주고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알아준다...서로가 각자의 꿈을 꾸고 그리고 그 꿈을 꾸는 순간을 즐길줄 알기에 꿈을 이루기위해 아둥바둥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진정 우리는 꿈을 이루기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는 책....
아이들에게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역활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
었다...
첫댓글 재밌게 읽어볼 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