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기행 다섯째 날]
마지노(Maginot)선을 넘다! 2005년 7월 21일 [목]
바이허[白河]진 -
린즈[林芝]현. 99.67km

++ 빠허[巴河]진에 도착하여 만난 닝쌰[寧河] 회족 자치구에서 온 한족
할머니의 자전거. 짐이 엄청나다. 지엔안터[捷安特-GIANT] 여행 전용차이다. ++

++ 바로 그 할매다. 짐이 많아 뒤에 싣고도 남아 앞에까지... 앉는
의자는 물론 베개와 이불까지 챙겨왔음. ++

++ 선경[仙景]. 전날에 이어 구름이 내려와 노니는 풍경의 연속.
++

++ 비가 계속 많이 내려 니양하의 물은 흐렸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

++ 할매 일행은 할배가 끼어 3명으로 모두들 우리보다 짐이 배 이상은
많았다. ++

++ 쌍하이에서 시작된 318선 국도
4,276km지점. 해발 3,025m 온도 26℃. 오전에
지난 바이빠[白巴]진에서 산 만터우[饅頭]와 틈에 벌레가 낀 대파로 강가에서의 식사 중에... 처음으로 꺼얼무에서 산 삼각대를 이용하여 셋이서
함께. ++

++ 4,267km지점 껑짱[更張]. 마을은 드믄드믄 계속 이어진다.
++
차마고도[茶馬古道, Tea Horse Road]는 오늘날 318(촨짱선), 혹은 214(뗀짱선)국도로
불린다.
또한 실크로드[Silk
Road, 絲綢之路]는 지금 "312국도"라 불린다.
실크로드란
각각의 오아시스라는 점(點-우물,泉,井)을 연결하는 선(線- 길,路)
이다.
차마고도
또한 산 속 곳곳에 마을이 있다. 그
깊은 산 중에서도 산을 넘어 아래에 이르면 반듯이 마을이 있다. 마방
일행도 각각의 마을을 거치면서 여행에 필요한 물자를 얻고 전하고, 정보를 주고 받는 등의 교류도 많았을 것이다.
이미
적지 않은 여행자들이 지나쳐 가면서 고맙게도 많은 기록을 책으로 출판하거나 인터넷 공개로 남겨 주었다.
다음
마을까지가 몇 km인지? 오르막
고개는 몇 리인지? 오르막이
얼마나 가파른지? 오늘날의 109, 318국도는 가파른 언덕은 없음. 고개
넘어 마을에는 식당이 있는지? 여관은
있는지? 여관이
있다면 목욕도 할 수가 있는지? 전기가
있는 마을인지? 옷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등등 이는
오늘날의 자전거 여행자도 마찮가지.
실크로드는
사막이라서 마을이
매우 드물다.
물이
있는 곳에 물이 있는 만큼 사람들이 모여 농사를 짓는다. 열 가구가 농사를 지어 먹을 수 있는 물과 농토가 있으면 열 가구만이 모여 산다.
물이 있는데 땅이 없으면 물을 끌고 가기도 하고.... 사막이라서 물이 가는 동안에 증발하므로 땅 속으로 굴을 파서 물을 끌어 들이기도 한다.
물이
많으면 도시도 들어 앉고.... 보통 마을 간의 거리가 수십에서 몇 백 km에 이르기도 하고... 이와 같이 가로수도
없고, 50도를 넘나드는 사막길에도 길가에 뒹구는 돌멩이의 모양이 같은 것이 하나도 없고, 모래 언덕의 생김이 서로 달라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더해 주지만....
산을 넘어야 마을이 나오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산소가 부족하여 숨을 헐떡여야 하며, 배는 고파 오고, 날이 어두워
꼭대기가 어딜까 몰라 무섭기까지도 하지만, 티벳으로의 기행 또한 온 몸이 짜릿한 묘미를 맛 볼 수가 있는 곳이다. 마방들은 고단한 삶을 잇기 위하여 고난의 산을 넘지만... "자전거 여행자는 눈 덮인 티벳의 높은 산을
넘으며 "고난의 구슬"을 모아 "자신만의 낭만적인 기행"을 엮어낸다."

++ 오체투지로 라싸를 향해 가는 두 젊은이. 나는 짠쭈(贊助)를 하고
로인은 수여우[酉+禾油 ]차를 얻어 마시고... ++
길 동무 왈
"자기 것(?)을 확인하려는 듯이 온 몸으로 땅을 잰다" 는 말씀이 왠지
뜨겁게 다가왔다.
자기가 사는 곳에서 출발하여 부처님이 계신 라싸까지 목숨을 걸고 행하는
의식.
평생에 한 번은 누구나가 해야 할 의무(?) 아니 하고
싶어하는 의식.
그 들만의 의식이지만 "경 이 롭 다 !"
많은 티벳으로의 여행자는 여행글을 올리면서 정치적인 언사를 잊지 않고
넣는다.
나 역시 어렴풋이나마 티벳의 역사에 대하여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며 섣부르게 지지고 볶고 할 일이 아니란 생각이다. 그래봤자 그들에게 보이는 도움이 되지도 않겠지만, 어설픈 광대짓이 될
것이기에... 더구나, 우리는 올림픽 맞이 활동이라는 대의명분을 걸었기에
정치적인 말이나 행동은 삼가하기로 하였다.

++ 經幡 - 이 지역 동네 어귀에는 씨닝에서 라싸에 이르는 109국도를
타고 오면서 못 본, 긴 장대에 경전을 매달아 세운 풍경이 많이 보인다. 이를 '룽다'라 하는데, 티벳말로 '룽은 바람'을 '다는 말'을
이르는 뜻으로 중국 말로는 風馬, 祭馬, 祿馬, 祈願幡라고 이르기도 함. ++

++ 밀이 익어 간다. - 내가 살고 있는 싼둥에서 밀 수확하는 것을 보고
왔는데, 이 곳은 한창 여물어 가고 있다. 밭 가에 돌로 담을 쌓고 가시나무를 올려 놓음은 방목되는 소나 양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려는 시설일
것이다.

++ 4,257km 지점. 가는 길에는 경치 좋은 많은 명승구가 있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바쁜(?) 여행자는 표지판만 보고 지나친다. ++
이미 오전에 도토리와 복숭아 나무를
보았는데, 소나무가 보여 고도계를 보니 해발 3,000m
이다.
사흘 연속 내리막이더니 해발 2,000m를
내려왔고, 그런만큼 산천초목이 다르게 분포한다. 이전에 백두산 특집 방송을 보고 수목의 한계선이 해발 2,000m를 넘지
못하는지 알았는데... 자랄 때 뒷 동산에서 본 도토리 나무와 울 안에 있던 복숭아 나무를 여기서 보니 반갑다. 이토록 자전거 여행자는 사소한 발견에 감동이
느끼어진다.

++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중에도 가끔은 뒤를 돌아 볼 일이다. 앞은 물론
좌우를 다 보지만 뒤는 놓치기 쉬우므로... ++

++ 318선 도로 4,224 공리[km]처. 마지노선 빠이[八一]진.
17시 40분 도착. 26.5 ℃.
해발 2,920m. ++
라싸에서 인도를 출발하여 파키스탄을 거쳐 온 여행자를
만났다.
그 양반이 우리가 가는 노선을 타고 윈난의 쿤밍으로 가다가 바로 빠이에서
걸려 벌금 200위엔을 물고 뒤로 돌아 온 것이 었다. 중국 공안의
말씀이 "여기는 왜? 왔는가?" 였단다.
티벳은 독립운동이 일어나는 등의 정치적인 이유로 여행자 출입이 묵이고
풀리기를 반복하는데, 지금도 한정된 일부지역은 중국 공산당 정부의 쉬커[許可-Permit]증을 받아야 들어 갈 수가 있다. 그 제외된 많은
지역은 쉬커증이 나오지 않는데, 외국인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된 사항이다.
빠이는 역사적인 도시로 린즈[林芝]현의 1개 진[鎭]이지만 규모가 엄청
크다. 지금까지 본 티벳의 안둬, 나취, 뚜이롱 더친, 모쭈꽁카, 꽁뿌쟝따 등등의 "현"보다 훨씬 큰 도시이다. 미라산을 넘은 이래 이양하를
끼고 계속 내리막으로 내닫다가 이양하의 끝트머리에 생긴 아담한 분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빠이를 비장한 느낌의 마지노선이라 함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임의대로 그어 놓은 외국인 출입금지선이 있기 때문이다. 빠이만 지나면 혹시 중국
공안에 붙잡히더라도 뒤로가 아닌 우리가 갈 길인 앞쪽으로 추방을 부탁(?)하여도 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씨왕[希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 너와집과 숲으로 우거진 빠이의 산 ++

++ 커다란 복숭아 나무. - 그러나 복숭아 크기는 살구보다 작은
"개복숭아"다. ++
해질 무렵.
무심코 페달질을 하는 중에 검문소를 발견하였다. - 검문소의 거리와 위치는
군사보안(?) 사항이므로...
잽싸게 눈알을 굴려 살피니 지금까지 보아온 공안이 아니라
막강(?)하다는... 아직도 중국 노백성들에게 높이 추앙을 받고 있는 인민 해방군이 아닌가 ! 제법 근엄하게 "화이바"까지
쓴...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아이고 떨려.... 그러나 태연하게 앞으로 치엔진[前進] 치엔진!...
해방군 병사는 고향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자기들의 사랑스러운 인민으로 보는지... 쳐다 보고만 있다. 그리하여 섭섭하게도 아무런 일도
없이 무사하게 통과.

++ 지금까지 사흘간 내리막을 같이 달려 온 니양[尼洋]하는 알롱창포강과
합류를 하기 위하여 우리와 이별하고 우리는 왼쪽으로 꺽어 린즈현으로 들어 간다. ++
검문소를 지나면 바로 언덕이 시작된다.
티벳의 길은 오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아니
백리길이다.
물론 내리막도 그와 같다 오르다가 내리고 또 오르고 내리고가
없다.
오르면 '쭉'
오르는 것이고 내리면 '쌩' 내리는 것이다.
린즈까지 가자고 했는데, 해는 떨어져 가고 린즈현의 시가지는 보이지 않고,
이제서야 언덕이 시작되면 아이고! 언제 넘나... 지레 겁을 먹고 오르는데.... 잠시 몇 개의 집이 나타 나더니 그 곳이 린즈
현이란다.
19시 35분 린즈현 도착. 22.9℃.
해발 2,920m. 자전거 탄 거리 99.67km.
오늘날 씨짱으로 불리는 티벳의 중부(U-Tsang)지구는 라싸[拉薩]시와 동쪽 부터 창두[昌都], 린즈[林芝], 싼난[山南], 르카쩌[日喀則], 서부의
아리[阿里], 북부의 나취[那曲] 지구등 7개 지구로 나누어져 있는데, 빠이진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와 같이 린즈지구 린즈현의 한 개의
하부 행정 구역인 진[鎭]이지만 생활 근린및 편의 시설들이 모여 있는 큰 도시이다.
저녁은 로인이 특별히 주문한 이러저러한 요리로 배를 간단히 불렸고, 화장실이 다른 건물에 있어
불편한 린즈 경찰서 옆의 허름한 여관에 짐을 풀었다.
라싸를 떠난지 엿새. 오랬만에 뜨거운 물이 펑펑 쏟아지는 목욕탕을 찾아서 씨짜오[洗澡-목욕]로
묵은 때를 벗겼다.
날씨, 식사,
숙소, 경비 등등...

이동 거리및해발
고도

++ 318 / 4,218 공리처. 94km 지점. 임지 경비 사령부 검문소 해발
2,870m. ++
이 기행문에서 말하는 해발고도의
표시는...
사용설명서에
의하면, 미리 저장된 국제민간 항공기관[ICAO]이 정한 국제 표준 대기[ISA]값을 이용한다
함.
돌아
온 후에 실험을 해 보니 0℃ 때
10m 이었고 30℃
때는 75m로 온도의 변화에 따른 기계적 한계가
있음.
중국 공산당
정부에서 세운 해발 표시는[ ]안에 . 지역주민과 안내 책자에서 듣고 본 것은 (
)안에 넣었음.
'중국 지도 출판사'에서 발간한 지도에 의하면 라싸에서 린즈까지는
430km.
2005년 11월 8일 칭다오에서 탱이 2005/12/9 세번째 다듬어... 2006.7.5.
09.05.03 재오재육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