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뱀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하니라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창세기 3장은 '그런데'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암시입니다.
창세기 1장을 읽으면서 엘로힘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6일 동안 빛과 궁창(대기권)과 뭍과 식물과 바다의 생물들과 하늘의 새들, 그리고 땅의 모든 생물들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그대로 되니라는 말씀이 반복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그 모든 지으신 만물을 다스리도록 하신 다음에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노라고 소감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완벽해 보이는 모습입니까?
창세기 2장을 읽어보니 여호와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심으로 사람이 생령(살아있는 혼, 살아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덴의 동쪽에 그야말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답고 정말 완전해보이는 에덴동산(정원)을 꾸미시고 자신이 창조하신 사람 아담을 그곳에 두시고 경작하며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동산의 모든 나무의 실과를 임의로(자유롭게)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고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 실과는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엄명을 말입니다.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으신 하나님께서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시고 그것으로 여자를 만드셔서 아담에게 데려왔고, 아담은 그녀를 보자마다 '이는 내 뼈중의뼈요 살중의 살이라. 이를 남자에게서 취하였은 즉 여자라 부르리라'하며 기뻐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벌거벗었으나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완벽 자체 아닙니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완전해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런 완벽하고 안전해보이는 곳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길래 성경기자는 '그런데'라는 접속사를 사용하면서 창세기 3장을 시작하는 것일까요?
'그런데'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는 וְ(봐브)인데 이는 '그리고, 또는, 그러나'로 다양하게 쓰이는 접속사인데 영어 번역본에서는 KJV, NIV, NASB, YLT, WEB 'now'로 대부분 번역하였고, DBY만 'and'로 번역하였습니다. 뭐 어쨌든 3장의 상황은 1,2장과는 확연히 다른 무언가가 발생한다는 암시일 겁니다.
뱀의 등장! 이 옛 뱀은 창세기 3장에서 등장한 뒤, 성경기록 상 역사의 마지막 때 다시 한번 등장합니다.
요한계시록 20:2a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뱀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지으신 들짐승 중 가장 간교하였습니다. 여기서 간교하다는 말은 '간사하고 교활하다'는 의미로 사용된 번역입니다만, 히브리어로는 עָרוּם(아룸)인데 '교묘하고, 약삭빠르고, 교활하고, 교활하고, 분별 있는'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그리 좋은 의미는 아니지요? 좀 긍정적으로 보자면, '노련한, 정교한'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물 가운데 뱀은 어째든 그런 면에서는 으뜸인 존재였습니다. 오늘날 뱀이 과연 그런 존재일까 생각해보면 좀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어찌되었든 성경기록이 그렇게 표현하고 있으니 그렇게 받아들여야겠지요.
그 뱀이 여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뱀이 말을 한다고? 벌써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물 가운데 말을 할 수 있는 존재는 사람 뿐이 아닐까요? 그런데 뱀이 말을 합니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입니다. 이를 두고 사탄의 육화(incarnation)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첫 창조 당시의 뱀이 말을 할 수 있는 창조물이 아니라, 그 뱀 안에 사탄이 들어가서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뱀이 여자에게 한 질문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이 질문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간사하고 야비하며 인류 전체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을 그냥 대충 들으면, 여자처럼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엄청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질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하나님께서 첫 사람 아담에게 하신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창세기 2장 15,16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나님께서는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를 임의로 먹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각종'은 '모든'이고, '임의로'는 '자유롭게'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에덴 동산에 있는 모든 먹을 거리에 대하여 제한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먹을수는 있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뱀은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다는 데 정말이야?' 이렇게 물어온 것입니다. 이 얼마나 간교합니까? 그냥 흘려들으면 '그러셨나?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는 질문인 것입니다. 뱀이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명령을 받은 아담이 아니라 여자를 선택한 것도 참 간교한 것 같습니다.
오늘날도 사탄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하나님께서 정말로 이 세상을 다 창조하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사람을 창조하시고는 '심히 좋았더라'고 하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아담을 제일 처음 창조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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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정말로 성경기록대로 약속을 다 이루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의 유일한 구원자로 세우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사람의 모든 죄를 다 용서하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이 세상 마지막에 모든 사람을 심판하신다고 하셨어?
하나님께서 정말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유황 불못에 던져넣으신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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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에 성도 여러분들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우리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을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로부터 전해듣는 말씀이라면 그 정확도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