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dying, well-being, Wellaging
인간에게 가장 평범하고 가장 극명한 진리 중에 하나가 죽음이다. 죽음은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죽음은 무섭다는 이유로, 나에게는 결코 다가와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멀리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사(生死)와 화복(禍福)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기 때문에 죽음 또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임을 인정하고 받아 드리는 것 또한 믿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절대로 죽으면 안된다’는 의식이 있다. 죽음을 터부시 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호스피스의 개척자인 원주희 목사님은 성경적인 죽음을 올바로 알리기 위해 ‘죽음, 알면 이긴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놨더니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똑같은 책 내용인데 제목만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라고 고쳤더니 잘 팔리더라는 말을 들었다. 원주희 목사님은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는 책에서 기독교적 죽음관을 갖는 것을 오히려 한국 교회가 방해 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우리나라 교회들은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 웰빙(well-being)목회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말하며 기도만 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기복주의와 현세주의적 교회로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신앙인들도 잘 살아야 한다. 이것을 결코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잘 사는지에 대한 웰빙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나이를 잘 들어 가는지 Wellaging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Well-dying 이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마무리 잘하고 잘 죽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죽음을 잘 준비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이미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땅에 나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보내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그 모든 삶도 하나님이 인도하시고 함께 하시고 이끌어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또 누구나 이 세상을 다하면 부르시는 분도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미련 없이 가야 하는 것이다. 요즘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 유행이다. 그 가사에 보면 ‘~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하고 간다고 전해라‘ 이건 정말 성경적이지 못한 죽음에 대한 자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미리 준비하며 언제라도 부를 때 '아멘!' 하고 기쁨으로 가야한다. 그래서 신앙인은 유언장을 미리 써 놓고 살아야 한다고 샘물 호스피스병원의 원장인 원주희 목사님은 말한다.
원주희 목사님의 이런 말이 귀에 울림으로 가지지 않는다. "유언을 남기고 가면 남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어떤 분이 여기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고맙다, 애썼다, 사랑한다' 딱 세 마디만 남기고 갔는데도 그 가족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 말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가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외국 묘지에 가면 라틴어로 '호디에 미히, 크라스 티비(Hodie Mihi, Cras Tibi)'라고 써 있습니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는 뜻이죠. 누구나 부정하고 싶겠지만 내 차례가 오고야 마는 겁니다. 그래서 내일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고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이며 신앙의 자세다. 또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에 대하여 세 가지를 알고 사는 사람들이어 한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것을 알고 살아야 한다. 반대로 죽음에 대하여 세 가지는 모른다는 사실도 알고 살아야 한다. 누구나 죽고, 혼자 죽고, 죽는 순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빈손으로 죽는다는 것도 우리가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다. 그래서 죽을 때 입는 수의(壽衣)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이다. 나의 죽음도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있다는 것을 믿고 살아야 한다. 'Well-dying', 잘 죽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 때 'well-being'은 물론 'Wellaging'도 함께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