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종일 돌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야속하게 내렸습니다. 마치 실종자의 눈물과 같이...
어제 이곳 시간으로 2시에 사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는 그 시간 깜뽕츠낭(프놈펜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사역과 학교 부지를 돌아보기 위해서 아내와 함께 그 지역을 돌아보았습니다.
소식을 들으며 10년전의 사고가 문득 떠 올랐습니다. 물론 그 때에는 제가 이곳에 있지 않았지만 신문에서 그 소식을 접하며 마음 아파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나 지금 또 한대의 비행기가 실종되었고 13명의 한국인을 포함한 22명의 인명이 실종되었습니다.
급히 프놈펜으로 돌아와 선교사들을 모으고 의료구조팀을 구성했습니다. 마침 캄보디아에는 많은 의료선교사님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4분의 의사 선교사와 12명의 선교사들이 밤중에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 깜뽓 주까지 대사관 직원과 함께 달렸습니다.
밤길을 달리며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사고 가운데서도 많은 분들이 생존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3시간을 달려 깜뽓까지 갔습니다. 호텔에 임시 대책사무소를 마련하고 그곳의 책임자들과 사고 경위,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직도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시신을 보았다는 말도 있었고, 사고난 비행기의 잔해가 목격되었다는 말도... 그러나 그 때까지도 사고 현장을 확인할 수 없었고 다만 추측만 할 뿐이었습니다.
의료선교사님들은 준비해 간 의약품을 점검하고 준비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저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계속 비가 내렸습니다. 지상에서는 많은 군인들, 경찰들, 산림 관리원들이 사고 장소로 추측이 되는 곳을 계속해서 수색을 하였지만 진전이 없었습니다. 비가 오고 돌풍이 불어 헬기도 뜰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많은 선교사님들은 마치 자기 가족의 일인 것처럼 헬기를 타고 사고지점으로 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곳 사고 현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전에 훈센 총리가 오고, 우리 나라 대사와 한인회 선교사회가 모여서 회의를 하였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시간안에 사고 현장을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기자들이 찾아오고, 현지의 신문과 방송사의 카메라가 돌아가는 상황속에서도 빨리 사고 현장이 찾아지기를 기도했습니다. 정말 아타까웠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이리 조급하고 답답한진대 실종자의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탈까?
선교사회 총무로서 현지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도움의 손길을 계속 요청하고... 지루한 하루를 보내었습니다. 하루의 시간이 정말 지루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얼마전에는 캄보디아에서 같이 사역하시던 선교사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곳에서 추모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은 비행기 사고 지역에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CBS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도 마음의 한쪽이 미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지난해 12월 교통사고가 다시 떠 오릅니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지 않았다면 저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인데... 충성해야지... 하루 하루를 정직하게 살아야지...
저는 사고 현장을 떠나 프놈펜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곳에서 선교사회의 선교사님들과 앞으로으 사태를 준비하고 필요한 인력을 사고 현장으로 보내는 일을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사고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캄보디아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들을 어떻게 맞아야 할지...
잘못한 것은 없지만 죄송한 마음입니다.
여러분 기도해 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캄보디아 김 태권 선교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