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풍
소풍을 떠나기 전 교회 마당은 시끌시끌하다. 나름 소풍이라고 다들 떡과 과일 그리고 사탕 과자까지 푸짐하게 준비하셨다. 무진이네 할머니는 손수 만드신 도토리묵까지 가지고 오셨다. 기도를 마치고 우리는 충주로 향했다. 능암교회 권혁필 목사님께서 우리를 초청해 주신 것이다. 정 권사님은 아프신 몸을 이끌고 어제 하루 종일 민들레를 뜯으셨다. 빈손으로 갈 수 없으니 이거라도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차 안에서 준비한 음식을 꺼냈다. 떡이며 과일이며 풍년이었다.
“목사님 떡 좋아하면 미련하데요.”
떡을 건네며 던진 안사람 말에 봉고차 지붕이 떠나가는 줄 알았다.
먼저 능암감리교회에 도착을 했다. 권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예배당에 들어가 먼저 예배를 드렸다. 권 목사님 말씀은 언제 들어도 참 쉬우면서도 좋다. 나는 언제쯤 그런 설교를 할 수 있을지…….
예배 후 기념 촬영을 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도시에 나가 있는 자녀들에게 보내주었다. 그 덕에 얼마 전에는 케이크를 협찬 받았다.
예배 후 인근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다들 맛있게 드셨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능암온천에 몸을 담갔다. 다들 너무 좋아하셨다. 올 때 차 안이 좁다 생각했다. 알고 보니 다들 목욕 가방을 하나씩 들고 오셨기 때문이었다.
“나는 갈아입을 옷을 아예 가지고 왔지”
“아이고 그걸 왜 힘들게 가지고 와 미리 갈아입고 오면 되지.”
“뭐라고? 목욕도 하기 전에 옷부터 갈아입었다고? 순서가 안 맞잖아?”
차 안에서 벌어진 옥신각신도 그저 즐겁고 행복했다.
목욕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둘째 녀석을 안고 있던 안 사람이 물었다.
“그런데 목사님 혹시 근선이 머리 안 감았어요?”
나는 아차 싶었다. 온탕, 원탕, 열탕,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온천을 즐길 줄은 알았지 머리를 감고 씻는 것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근성이 뿐 아니라 나도 근영이도 우리는 아예 비누는 손에도 대지 않고 왔다.
다시 한 번 봉고차 지붕은 떠나갈 뻔 했다. 다들 신이 나셨다. 담임목사 실수는 모든 성도들에게 웃음이고 또 행복인 것 같다.
그냥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의림지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지금 어디 가는거에요?”
“예 권사님 의림지 구경하고 가려고요.”
엄 권사님은 환하게 웃으신다.
“내가 젊어서 의림지에 가봤으니 안 가본지가 한 40년은 넘었지”
우린 모두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하여튼 모든 대화가 신이 났다. 월요일이라 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다들 즐거웠다.
우리는 평창에 와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가 자주 가던 버섯골에 가서 맛있는 버섯전골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자꾸 욕심이 나서 혼자 웃었다. 교인들과 함께 여기도 가고 저기도 놀러가고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는 것이다. 목사가 교회에서 예배할 생각보다 놀러 다닐 궁리가 앞서니 큰일이다. 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