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주천에서 영월 방향으로 가다가 처음 만나는 고개가 군등치. 주천면 거안리와 서면 신천리 사이에 있다. 군등치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굽이굽이 휘어서 올라간다. 고개를 오르면서 단종이 "이 고개는 무슨 고개인 데 이다지도 험한가?"라고 물으니 수행하던 왕방연이 "노산군께서 오르시니 군등치(君登峙)라 하옵지요"라고 대답했다. 임금이 오른 고개라 하여 군등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조선왕조 여섯 번째 임금자리에 오른 단종(端宗). 숙부인 세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1456년 6월 22일 돈화문을 나와 화양정(華陽亭, 성동구 화양동)에서 하루를 묵은 후 환관(宦官) 안로(安路)의 전송을 받으며 중추부사 어득해(魚得海)와 군졸 50명의 감시 속에 유배 길에 올랐다.
단종은 광나루에서 이천, 여주까지는 남한강 뱃길을 이용하였고, 여주에서 청령포까지는 역로(驛路)를 이용하여 일주일 만인 6월 28일에 도착하였다. 驪州君 大神面 上九里 두둔 부락에는 단종이 물을 마셨다는 '어음정(御飮井)'이 있고, 原州 富論面 丹江里에는 600년이 지난 느티나무와 큰 너래반석이 있는데 이곳 역시 단종이 쉬어 갔다하여 '단정(端亭)'이라 부르고 있다. 그 외에도 주천에는 단종의 유배와 관련된 물미, 어음정, 쉼터, 군등치, 명라곡 등의 많은 지명이 남아 있다.
단종은 원주 신림역을 지나 황둔-솔치재-신흥역(주천)-배일치재-점동-갈골-옥녀봉-선돌을 지나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로 왔다.
이 고갯마루에는 군등치라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에 있는 동네를 '군등치 마을'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