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성독聖讀
오경의 중심에 있는 레위기를 어떻게 성독聖讀할 것인가? 흔히들 “기대와 결심에 차 창세기로 시작했으나, 시작했다가 지루하고 딱딱한 레위기로 성독을 중단한다” 라고 한다. ‘정말 레위기는 지루하고 딱딱하기만 한 책일까?’ 이런 의문에, 성서백주간을 만드신 마르셀 르 도르즈 신부님을 참으로 지혜로운 질문을 던져주셨다. “레위기에 기록된 내용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 이 도움말은 나의 눈과 귀가 번쩍 뜨이게 했다.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레위 19,2;11,44) 바로 이것이었다
‘성聖)거룩’은 무엇인가? 그리고 하느님은 왜? 이스라엘 백성에게 거룩함을 요청하시고 레위기는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가? 거룩"은 히브리어로 ‘코데쉬(Kodesh)라 하며 거룩하지 못한 것으로부터의) ‘분리’와 ‘구별’을 뜻한다. 이 논리는, ‘분리’와 ‘구별’이 필요하지 않은 통합적인 완전한 존재와 상황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그때는 언제인가? 그 존재는 누구인가? 존재는 무엇보다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으로 ‘거룩하지 못한 것들로부터’, ‘분리’와 ‘구별’이 필요하지 않은 완전하신 분이며(마태 5,48) 거룩하신 분이다.(이사야 6,13)
상황과 때는 바로 하느님이 말씀으로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신 창세기 1~2장의 ‘한처음’의 때가 아니겠는가? 한처음의 세상과 만물 사람은 얼마나 완전했던지, 하느님께서는 바라보실 때마다, “좋다 좋다.... 참 좋다.”라고 감탄만 연발하셨다.
문제는 인간이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한처음의 인간은 하느님을 닮아 창조되었다.(창 1,26-27) 이렇게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면서 당신의 신성도 불어넣어 창조하여 당신을 닮은 거룩한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였다. 여기서 ‘닮은’ 이란 ‘데무트demut(겉모양을 닮음)이 아닌 ‘셀렘’selem(본질=특성이 닮음)이다. 사도 바오로로 이 부분을 이해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에페 1,4)
닮았으되 신과 동일한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은 완전하고 거룩한 존재였다. 그런데 창조물이 처지에 창조주와 대등한 되고자하는 과욕으로 그 완전함과 거룩함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즉시 그 회복의 소명이 주어졌다. 이 소명은 몸과 마음과 영을, 티와 흠으로부터 부정과 불결로부터 구분하고 분리하여 정결하고 완전하게 통합하여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이 점을 깊이 통찰한 레위기는 저자는 자기 텍스트에서 거룩함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그것은 먼저 만유 위에 하느님을 거룩하게 경외하고 섬기는 것이다. 레위기는 올바르고 거룩하게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하느님께 대한 경신례 즉 예배가 우선한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사회적 영역에서의 거룩한 삶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인간 존재가 하느님의 뜻과 가르침에 부합하는 정의와 평화 사랑의 삶이다. 이렇게 거룩함이란 다른 것이 아닌 원죄로 상실한 한처음의 존재됨과 그 상황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레위기는 유대교의 랍비 수업에서 중심을 이룬다고 한다. 또한 유다인들은 어린이에게 성경을 가르칠 때 레위기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레위기의 여러 규정과 상세한 지시는,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거룩한 하느님의 백성이 되기를 요청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하느님 백성을 거룩한 희열과 감사로 초대 한다.
입력:최 마리 에스텔 수녀 2023년 10월 21일 토, pm 10:30
몇 줄 묵상:거룩함과 신독愼獨
"거룩한 것이 무엇인가?" 랍비가 학생들에게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것은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등등의 대답들을 했다. 그러자 랍비가 말했다. “거룩한 것은 무엇을 먹을까와, 네가 어떻게 야다(섹스)를 행하는가에 있다.” 학생들은 떠들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든가, 어떤 때에 섹스를 하지 않는다든가 그러한 일이 거룩한 것입니까?”
이유는 이러하다. 안식일을 지키고 있는 상태는 누구나 알 수 있다. 하느님을 위해 죽는다는 것도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은밀한 곳에서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다. 또 성적 행위도 남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식사하고 있을 때와, 성적인 행위를 하고 있을 때는 인간이 동물과 천사 사이의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이때 자기 인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진정 거룩한 것이다.
신독 愼獨 : 도산 안창호 선생의 좌우명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신독이란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고 경계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