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Bangkok Post 2012-2-12 (번역) 크메르의 세계
[르뽀] 개방된 미얀마 : 증가하는 마약 거래
Myanmar's rising drug trade
최대 마약상은 미얀마 정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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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얀마 정부군의 비호 하에 재배되고 있는 샨 산맥 중턱의 양귀비 밭의 모습. |
기고 : Phil Thornton (작가)
데스 볼(Des Ball) 교수는 훈제 오리와 바베큐 구이 접시들로 된 저녁상을 한 쪽으로 치우더니, 식탁 위에 커다란 지도 한 장을 펼쳤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태국 북부와 미얀마가 만나는 지점 한 곳을 가리켰다.
"우리는 지금 이 국경선 바로 너머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천 톤의 마약에 관해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미얀마 내에는 너무도 많은 군 검문소들과 바리케이트들이 있습니다. 군사화되어 있는 미얀마에서 정부 군이 알지 못한 채 막대한 양의 마약을 운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
볼 교수는 호주 캔버라(Canberra)에 있는 '호주국립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의 '전략안보 연구소'(Strategic and Defence Studies Centre)에 재직 중이며, 지난 수십 년 간을 미얀마 내의 불법 마약 거래를 추적하면서 그 내용을 문서화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저는 미얀마에서 들어오는 아편 뿐만 아니라, 정제형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즉 '야바'(ya ba: [역주] 태국어로 '미친 약'이란 의미)도 추적해왔습니다. 이 시기 동안,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들어오는 야바의 양은 많게는 8억정에 달했습니다. 2009~2010년 사이에는 더욱 늘어나서 거의 10억정 가깝게 되었죠.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메스암페타민 생산국이자, 세계 제2위의 아편 생산국이기도 합니다. 이 2가지를 합치면, 미얀마는 세계 최대의 마약 국가가 됩니다." |

(사진) 데스몬드 발(Desmond Ball) 교수의 모습.
'지난 달에 보도된 뉴스들'은 아직도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마약이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콕 근교에서 이뤄진 대규모 단속에서는 미얀마에서 유입된 '야바' 386만 4,000정과 일명 '야 아이스'(ya ice)로 불리는 '결정형 메스암페타민'(crystal methamphetamine) 71 kg이 발견됐다. 이 마약을 거리의 시가로 환산하면 10억 바트(약 360억원) 이상의 가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단속이 있기 하루 전, 발 교수가 지도 상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킨 지점에서, 태국 군은 미얀마 측 국경인 무앙 욘(Muang Yon)에서 태국 치앙마이(Chiang Mai) 도, 매아이(Mae Ai) 군으로 불법 잠입하던 마약 밀수업자 2명을 사살했다. 이들은 '야바' 10만정이 든 가방들과 '야 아이스' 8 kg, 그리고 약간의 헤로인(heroin)을 운반 중이었다.
[준-민간기구인] '아시아-태평양 안보협력 이사회'(Council for Security Cooperation in the Asia-Pacific: CSCAP) 운영위원회의 초대 위원이기도 한 데스 발 교수는, 지난 1996년 이래로 [반군인] '통일 와족 군대'(United Wa State Army: UWSA)가 국경 지역에 주둔하는 미얀마 군대의 지원을 받으면서 세계 최대 및 세계 최강의 마약밀매 조직이 되었다고 말했다. 발 교수는 1999년에 발표한 <미얀마와 마약: 국제 마약거래에 대한 정권의 공모>(Myanmar and Drugs: The Regime's Complicity in the Global drug Trade)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헤로인의 해외 수출을 통해 매년 7억~10억 달러 정도의 외환을 벌어들이고 있다." |
미국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이 2010년에 발표한 보고서 <미얀마와 초국경간 범죄>(Myanmar and Transnational Crim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고에 따르면, 미얀마의 불법 마약은 수출을 통해 연간 10억~2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린다." |
볼 교수가 최초로 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미 12년 이상이 흘렀지만, 그는 아직도 미얀마 정부의 관리들이 모든 차원에서 마약거래에 깊숙히 개입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약 10년 전에 미얀마의 외환 보유고 중 50% 정도는 마약거래에서 얻은 것이었죠.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 비율은 낮아졌는데, 그 이유는 석유나 가스 같은 부문에서의 세수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마약을 통한 세수는 50% 이하가 되었지만, 여전히 40% 안팍인 상태입니다." |
볼 교수는 미얀마 정부가 마약거래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를 아무 것도 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마약거래를 통해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군사 정부는 아직도 2곳의 가장 중요한 지역들에서 개입하고 있어요. 그곳은 바로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 지역과 '북동부 사령부'(North East Command) 지역인데, 대부분의 아편과 야바 생산이 이 지역들에서 이뤄집니다. 이 지역의 미얀마 군 부대들은 마약 비지니스에 본질적으로 개입하고 있고, 검문소나 운송, 국경 통과루트에서의 안전 제공과, 농부들로부터의 세금 징수 등의 활동을 합니다." |
볼 교수는 미얀마 쪽의 국경지역에서 몽 야웅(Mong Yawng)이 마약거래의 중심지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훨씬 동쪽으로 이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반 아룬타이(Ban Arunthai)에서 국경을 넘은 후, 태국 측의 빵마파(Pang Mah Pha)까지 60 km를 뻗어내려가는 길이 현재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월경하는 루트가 되고 있습니다." |
볼 교수는 미얀마 군부와 동맹을 맺은 반군들이 [태국에서] 국경을 바로 건넌 곳에서 이동식 마약 제조시설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최대 10대 정도의 픽업 트럭을 이용하며, 정글의 가림막 아래 주차를 합니다. 1대는 발전기를 돌리고, 다른 1대는 정제형 마약을 찍어내고, 1대는 화학적 재료들을 혼합하는 제조실로 사용되며, 다른 트럭은 통신장비를 운용하죠. 그리고 이 모든 제조시설을 지키는 군 병력과 그들을 태운 트럭들도 함께 합니다." |

(사진) 태국의 치앙라이에서 체포된 마약 운반 조직원과 6억 바트 규모의 마약.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들 사이의 휴전협상
볼 교수는 아편 재배와 헤로인 생산이 증가하는 주된 요인으로, 미얀마 군사정권이 북동부 지방의 [소수민족] 무장반군들 대부분과 휴접협정 및 비지니스 관계를 체결한 일을 들었다.
"이러한 일은 대부분 [휴전협정 체결] 당시 군사정권의 제3인자였던 킨 뉸(Khin Nyunt) 장군이 틀을 짠 것입니다. 미얀마 정부가 자신들이 마약거래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든지 그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그들은 마약 사업에 목을 걸고 있어요." |
볼 교수의 이 같은 입장은 '유엔 마약-범죄 사무국'(UNODC)이 발표한 보고서 <2011년 발표 동남아시아의 아편 상황 조사>(Southeast Asia Opium Survey 2011)의 내용과는 모순된다. UNODC의 보고서는 마얀마 정부가 무장반군들과 [1996년의] 휴전협정 이후 아편 경작이 감소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UNODC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일(=휴전협정)은 정부로 하여금 아편이나 양귀비 재배 지역을 더욱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고, 그 경작을 감소시킬 조치를 실행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
하지만 볼 교수는 UNODC의 보고서를 경멸에 가까운 태도로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의 설명은 웃기는 것입니다. 유엔은 미얀마에서 이뤄지는 마약거래의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휴전협정이 마약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죠. 우리는 오랜 기간 대치하면서 휴전협정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바로 마약거래에 대한 지대한 동기를 갖고 있었던 부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와족(Wa)을 필두로, 꼬꽝족(Kokang, 果敢族), 그리고 다양한 군벌들과 '민주 카렌 불교군'(Democratic Karen Buddhist Army: DKBA) 내의 계파들 등이 그런 이들입니다. 휴전협상에서 다뤘던 문제 중 하나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대신 마약 문제에 관해서는 자유로와지는 것이었죠." |
UNODC의 보고서를 비판하고 마약거래에 관한 독자적인 평가를 내리는 발 교수의 관점에 동의하는 사람 중 한명은 사이 흐뚜(Sai Htoo) 대령이다. 그는 '샨주 진보당'(Shan State Progressive Party: SSPP)의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다. SSPP의 군사조직인 '샨주 군대'(Shan State Army: SSA)는 이전의 미얀마 군사정부와 22년 동안의 대치를 끝내고 휴전했다.

(사진) SSPP 사무부총장인 사이 흐뚜 대령과 정부군과의 휴전협정 문서.
사이 흐뚜 대령은 자신이 미얀마 군대의 장성들과 군부 지도자들이 마약거래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거론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얀마의 테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은 20년 전에 껜뚱(Kentaung 혹은 Kentung)에 기지를 두고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을 관할하던 사령관이었다. 그는 예 사이(Yee Say)나 자 시 보(Ja Hsi Bo), 그리고 라후 족(Lahu, 拉祜族)의 반군 지도자들이나 마약조직 보스들과 밀접한 친분관계를 갖고 있었다." |
사이 흐뚜 대령은 미얀마 정부군이 샨 주(Shan State)에서 마약 운송을 하는 차량들이 수많은 검문소들과 바리케이트를 통과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는지에 관해 설명했다.
"미얀마 정부군의 호송용(칸보이) 차량이 선두에서 에스코트하는 가운데 마약 수송 차량이 그 뒤를 따라 검문소들을 통과한다. 이들의 차량행렬은 멈추는 법이 없다." |
그는 농민들의 경우 마약거래를 통해 얻는 수입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마약거래로 발생한 자금은 모두 초고위층으로 들어간다. 그들과 국제 마약 갱(조직폭력단)들만이 돈을 번다. 미얀마 군대는 누가 마약거래를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한쪽 눈은 뜨고, 다른 쪽 눈은 감는 것이다. 군 수뇌부의 장성들은 마약재배를 단속하라고 명령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명령'일 뿐이다.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DEA)이나 유엔, 그리고 여타 국제기구들은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 미얀마 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돈은 고스란히 군부 장성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만다." |
앞서 언급한 CRS의 2010년 보고서 <미얀마와 초국경간 범죄>는 휴전협정이 마약밀매 조직을 통제하기보다는 도리어 도움을 줬다는 볼 교수나 사이 흐뚜 대령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CRS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경 지역에서 이뤄진 최근의 휴전협정들이 상황을 괄목할만하게 개선시킨 것은 아니다. 도리어 이 휴전협정들이 이러한 초국경간 범죄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들에게 거의 자율에 가까운 상황을 안겨주었다. 휴전협정이 이 지역들을 본질적으로 버어마 법률이 닿지 않는 곳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
사이 흐뚜 대령은 유엔이 자신들의 마약상황 조사활동에서 증거들을 검토할 때, 계속해서 미얀마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얀마의 마약은 줄어들지도 않을 것이고, 생산도 계속될 것이다. 만일 그들이 마약 근절에 진지한 자세라면, 태국이 20년 전에 했던 일을 해야만 한다. 태국은 농민들이 대체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그들을 교육하고 지원했다. 미얀마 정부도 마약 근절을 위해 [국제 기구들로부터] 거액을 받았지만, 그 돈 중에 국민들에게 돌아간 것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
사이 흐뚜 대령은 만일 마약 유입 중지를 위해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기구들이 있다면 자신은 기꺼이 그들과 대화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SSPP 산하의 휴전 참여 반군의 경우, 당에서 이미 1973년부터 반-마약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현재 마약거래나 양귀비 재배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SPP는 미얀마 정부의 "평화협상" 대표단과 새로운 휴전협정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사이 흐뚜 대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최근에 휴전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휴전만 하고 미얀마 정부군이 우리 지역에서 철군한다는 내용만 들어 있다. 하지만 협정이 체결됐는데도 미얀마 정부군은 아직도 우리 지역에서 교전을 벌인다. 이것은 미얀마 정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군대가 정부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것이다." |
사이 흐뚜 대령은 미얀마의 마약을 근절하기란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미얀마에는 법치주의 관행이 없다. 가장 많은 총을 가진 자가 가장 많은 권력을 소유한다. 그렇다면 미얀마에서 가장 많은 총을 가진 자는 누구란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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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남캄 인근의 마약 제조시설의 모습. |
현지상황
'팔라웅 여성연합회'(Palaung Women's Association: PWA) 같이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나 <샨 헤럴드 통신>(Shan Herald Agency for News)의 취재들은 UNODC의 보고서 내용에 의문을 표시한다. 이들은 UNODC가 "마약단속 보도나 현장 정보"에 관해 미얀마 정부와 경찰이 제공하는 '위성사진'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PWA는 2011년에 발행한 보고서 <중독은 여전하다>(Still Poisoned)를 통해, 미얀마의 2010년 총선 이후 아편 재배량이 상당한 수준에서 증가했다는 점을 밝혔다. PWA의 르워이 느워이 노웅(Lway Nway H'noung) 사무총장은 남캄 시 관할구(Namkham Township)의 경우 15개 마을의 아편 경작량이 최근 2년 사이에 78.85%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정부군의 공수부대인 '대-반군 작전부대' 소속 병력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놓여있다.

(사진) 르워이 느워이 노웅 PWA 사무총장.
태국-미얀마 국경지역에 위치한 PWA의 사무소에서 만난 느워이 노웅 사무총장은 사진 1장을 보여주었다. 이 사진에는 최근 남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빤사이' 콰이 민(''Panhsay'' Kway Myint)의 모습이 들어있었다. 그는 "해당 지역(남캄)에서 가장 저명한 군벌이자 마약 왕"이라고 한다. 콰이 민은 현재 미얀마 군부의 지원을 받는 집권당인 '통합단결발전당'(Union Solidarity and Development Party: USDP) 소속이다. 느워이 노웅 사무총장은 콰이 민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잘지켰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당선되면 5년 동안 아편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그는 '빤사이 인민군'(Panhsay People's Militia Force: PMF) 지도자이고, 마약 왕이면서 현재는 국회의원이다. 그의 군사조직은 아편 재배를 감독하며, 그 지역에서 최대 면적의 토지도 소유하고 있다. 그는 미얀마 정부군 육군의 '제144 경보병 대대'(Light Infantry Battalion 144)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느워이 노웅 사무총장은 미얀마 총선 이후 정부가 민간인들에게 취한 많은 개혁 조치들에 회의감을 표시하면서, 국제적인 단체들이 미얀마 정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수용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지역에서 마약거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를 예로 들면서, 2010년 총선 이후 마약거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2009년의 양귀비 재배철에 남캄의 15개 마을이 경작한 면적이 617헥타아르(1헥타아르=3천평)이다. 그런데 2010~2011년의 재배철에는 1,109헥타아르로 78.58%가 증가했다. 남캄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아편 경작은 콰이 민의 통제 하에 있다." |
느워이 노웅 사무총장은 정부군이 남캄 검문소에서 세금징수 관문을 운영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통과하는 사람은 누구나 돈을 내야만 한다. 한 숯장수는 그 세금을 낸 후에, 그것을 벌충할만큼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되돌아서 집으로 가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지 군인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는 돈을 내야만 했다." |
<샨 헤럴드 통신>(Shan Herald Agency for News)이 발표한 <2011년 마약 감시 보고서>(2011 Drug Watch Report)는 미얀마 집권 USDP 소속 국회의원 중 7명이 주요 마약 왕들이라고 말했다. <샨 헤럴드 통신>의 큰사이 짜이옌(Khuensai Jaiyen) 편집장은 지난 20년 이상 미얀마의 마약거래에 관해 보도를 해왔는데, 그는 이들 7인의 국회의원들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원(Amyotha Hluttaw) 소속인 리우 꾸오시(Liu Guoxi), 하원(Pyithu Hluttaw) 소속인 호 시아오창(Ho Xiaochang: 일명- 우 하우[U Haw] 혹은 하우 라오상[Haw Laosang]), 쿤 미얏(Khun Myat), 그리고 샨 주의회 소속인 쪼 민(Kyaw Myint: 일명-윈 마웅[Win Maung]), 켕 마이(Keng Mai), 바이 슈오친(Bai Xuoqian: 일명-뻬이 사욱 첸[Pei Hsauk Chen]), 민 르윈(Myint Lwin: 일명-왕 꾸오다[Wang Guoda]) 등 7인은 모두 군벌이거나 국경수비대 지휘관들이다." |
큰사이 짜이옌 편집장은 아편 재배를 억누르고 마약을 근절시키겠다는 미얀마 정부의 말에 국제사회와 아세안(ASEAN)이 속았다고 말했다.
"샨주에는 행정단위인 시 관할구(townships)가 55개나 있다. 이 중 11곳만이 양귀비가 없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11곳 중 7곳은 중국과의 접경지역으로서, 중국 정부로부터 양귀비를 재배하지 말라는 강력한 압력을 받고 있다. 그 외의 지역들에서는 모두 양귀비 재배가 이뤄진다." |
큰사이 짜이옌 편집장은 미얀마 정부군이 마약제조를 호위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태국의 치앙라이(Chiang Rai)와 마주보고 있는 푸나코(Punako) 시 관할구와 몽삿(Monghsat) 시 관할구에서 정제된 마약은 미얀마 육군의 '제553 경보병대대'와 '제554 경보병대대'의 호위를 받는다. 미얀마의 지방 주둔군 부대들은 자신들의 곡간이 양귀비 밭에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들은 양귀비 밭을 갈아엎는 단속활동에 나설 때, 돈을 받고 단속을 하지 않거나 재배자들이 지정해준 품질이 별로 좋지 않은 밭을 대상으로 단속한다." |
큰사이 짜이옌 편집장은 이 같은 일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양귀비] 재배에 따른 세금은 지역 별로 고정되어 있고, 군대가 내버려둔다고 암묵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네피도(Naypyidaw: 미얀마 수도) 당국의 공보활동 상 필요할 경우 양귀비를 잘라내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 경우 농민들은 재배상태가 좋지 않거나 이미 수확을 끝낸 밭을 사전에 군대에 알려주곤 한다." |
<샨 헤럴드 통신>의 <2011년 마약 감시 보고서>는 샨 주 북부에 위치한 남캄 주민들이 아편 재배를 위해 정부군에 1가구당 많게는 30만 짯(kyat: 약 340만원)까지 돈을 내라고 요구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CRS의 2010년 보고서 <미얀마와 초국경간 범죄>는 미얀마의 각종 당국들에서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 국무부 및 여타 업저버들은 미얀마의 관료들과 군대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얀마의 관리들, 특히 국경지역의 군대와 경찰들은 상품 및 마약 밀수, 그리고 돈세탁과 부정부패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아편 재배 농민들
태국 북부지방의 국경지역 전역은 겹겹이 늘어선 산봉우리들이 머나먼 샨 주의 지평선으로 구비치며 사라져간다. 방대한 초록의 경관을 향해 한 줄기의 흰 연기가 솟아오른다. 가느다란 잔해물의 흔적은 산등성이로 사라지기 전에 인근의 산비탈에 그 흔적을 남긴다.
아편을 재배하는 농민인 사이 운(Sai Wun) 씨는 불타버린 산비탈의 상처가 바로 양귀비를 재배할 땅이라면서, 자신이 그것을 재배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만일 우리가 야채 같은 다른 작물을 재배한다면 어떻게 먹고 살겠는가? 여기엔 시장으로 수송할 도로도 없는 상태이다. 우리는 정부로부터 채소 재배를 위한 지원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양귀비를 재배하면, 군인들이 와서 그것을 사간다." |

(사진) 사이 운 씨의 모습.
사이 운 씨는 작년에 넝캉(Nong Khang)에서 120헥타아르(1헥타아르=3천평) 면적의 양귀비를 심었지만,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흉년이었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비가 너무 일찍부터 내렸고, 양도 너무 많이 왔다. 양귀비는 선선해야만 좋다. 지형이 높든 낮든 상관없지만, 온도가 낮아야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만일 이빨이 덜덜 떨린다면, 그것은 양귀비 풍년을 의미하는 것이다." |
사이 운 씨는 양귀비 재배를 10년 이상 해왔고, 미얀마 정부군이 재배를 지원한 것은 이번이 3번째라고 말했다.
"과거에 우리는 재배지를 숨겨야만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심지어 양귀비 밭에 원두막을 지어놓고 그곳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우리 지역은 미얀마 정부군이 라후족 반군들과 공동으로 통제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군은 우리의 주된 투자자이다. 우리는 생산한 아편 전량을 군대에 판매한다. 만일 우리가 외부인이나 중간상인에게 판매한다면, 군대가 그것을 금지할 것이다." |
사이 운 씨는 군인들이 농장에 와서 아편 수지를 사가는 일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재배를 하기 전에 미얀마 정부군이 대출금을 나눠줄 책임자를 방문한다. 우리 지역은 '제579 보병대대'의 통제 속에 그 명령에 따른다. 우리는 아편 1.6 kg 당 25,000바트(약 91만원)를 받는데, 이 가격은 보다 덜 고립된 지역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여기에는 군대에 낼 세금도 포함되어 있다." |
그는 이러한 대가에도 불구하고 양귀비 재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선 토양이 좋아야 하고, 김매기도 4번 정도는 해줘야 한다. 게다가 물도 없는 지역이다. 우리는 안개에 의존하는데, 그 안에 충분한 습기가 들어 있다. 하지만 수확 직전에는 약간의 비가 오는 것이 좋다. 땅을 정지하고 나면 씨를 뿌린다. 조금 자라고 나면 충분히 자랄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해 열을 맞춰서 배치해줘야 한다." |
사이 문 씨와 헤어진 후 얀마 군과 군 부대를 뒤로 하면서, 태국-미얀마 국경선을 따라 동쪽으로 100 km 쯤 이동했다. 화교들의 공동묘지와 차 농장을 지난 후, 차량사고로 멈춰 선 픽업트럭들이 있는 현장에 당도했다.
여기서 몽똔(Mongton), 몽빤(Mongpan), 남장(Namzang)의 샨 족 마을에서 온 주민 3명을 만났다. 마약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이 주민들은 인터뷰 요청에 상당한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다. 이 농민들은 아편 재배의 애로사항에 대해 설명한 후, 자신들이 양귀비 재배를 할 수 없다면 가족들을 부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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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han Herald Agency for News) 양귀비 재배 모습과 아편 진액(작은 박스)의 모습 |
운무가 산을 넘어 가파른 계곡 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 때문에 산비탈에 위치한 마을 주변에서 시야는 50 m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콘크리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나이 사우(Nai Saw) 씨는 노동으로 거칠어진 손에 검은색 찻잔을 들고 홀짝거리면서, 지난 10년 동안 미얀마 군대에 세금을 내고 양귀비를 재배해왔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직접 돈을 주었다. 그들은 수년 동안 3차례 찾아왔는데, 그 일은 장교들 소관이며, 그들이 얼마나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 나는 '제66 보병대대'와 '제246 경보병대대'에 시달렸다. 사병들도 찾아와서 닭이나 돼지, 심지어는 쌀까지 요구했고, 나는 그것들을 내줘야만 했다." |
나이 사우 씨 옆에 앉아 있던 나이 티(Nai Thi) 씨도 거들었다.
"우리는 10년 전에 국경지역에서 [유명한 마약 왕] 쿤 사(Khun Sa)에게 파는 대신 3천 바트(약 10만원)를 받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팔았다. 지금은 구매자들이 모든 방식으로 우리에게 온다. 나는 4라이(1라이=484평) 면적의 토지를 갖고 있는데, 풍년에는 1.6 kg당 4만 바트를 받을 수 있다. 나는 미얀마 정부군에 1라이 면적 당 20만 짯의 세금을 낸다." |
나이 티 씨는 이러한 세금징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양귀비 재배를 하는 농민 집단들마다 집단으로 세금이 할당된다. 그러면 마을 책임자가 돈을 거둬서 군 부대와 장교들에게 돈을 지불한다. 아니면 반군들에게 지불한 후, 그 반군들이 정부군에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세금은 안 낼 수가 없다." |
농민인 와이 따(Wai Ta, 73세) 씨는 자신의 땅이 토질이 좋지 못하다면서, 품질 낮은 아편만 생산한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작황이 좋지 않아서 1.6 kg당 2만 바트밖에 받지 못했다. 내 작물은 품질이 낮아서 1 kg의 헤로인을 만드려면, 다른 농민들의 작물보다 2배의 무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내가 이 농민들 3명에게 마약거래에 있어서 미얀마 정부군의 역할에 대해 물어보자, 그들은 웃으면서 서로를 쳐다봤다.
"그건 어리석은 질문이다. 만일 정부군이 우리에게 재배하지 말라고 하면 못하는거다. 간단한 것이다. 그리고 만일 구매자가 없어도 농민들은 양귀비를 재배하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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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방콕포스트>에 실린 글인데..
내용의 심도가 <이코노미스트>나 <가디언> 수준이네요..
하여간 변화가 큰 모양입니다..
요즘 태국은 마약과의 전쟁에 돌입해서
엄청나게 대량으로 압수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