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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강좌 49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이상옥 교수의 <디카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를 소개한다.
1. 창비 고교교과서 디카시 수록
2017 제1회 황순원 디카시공모전 대상 윤예진(당시 계원예고 1학년)의 디카시 「기다림」이 창비교과서 개정판 『언어와 매체』(2019)에 수록되었다는 통보가 한국디카시연구소로 왔다. 그간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 「봄」에 이어 교과서 수록으로서는 2번째다. 특히 디카시공모전 대상 작품이 수록되기는 처음이라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황순원 디카시공모전을 비롯하여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경남 고성 디카시공모전은 기성 작가에서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하는 개방형이다. 공모전의 대상을 받은 작품은 꼭 기성 시인이 받는 것은 아니다. 제1회 황순원 디카시공모전의 경우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대상을 받았다. 디카시는 탈경계의 시의 지평을 열어간다 하겠다. 디카시는 시가 언어 예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영상과 문자의 멀티 언어 예술이다. 영상과 문자가 하나의 덩어리로 시가 되어 영상을 시의 언어로 수용함으로써 기존 시의 언어의 범주를 확장시킨 것이다. 디카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로 시인의 전유물도 아니다.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함과 아울러 창작 참여자의 폭도 대폭 확장한 것이 디카시의 매혹이라 할 것이다.
소년 소녀의 추억 수숫단
주인 잃은 수숫단
비바람에 날아갈까
눈보라에 얼어버릴까
여름 내내 꽁꽁 묶어주는 넝쿨
-윤예진 디카시 「기다림」
이름 난 시인의 시가 아닌 고교생의 디카시가 교과서에 수록된 것도 상징적 사건이라 여겨진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의 패러다임 도래를 예표하는 것으로 읽어도 좋다.
2. SNS와 새로운 패러다임
2000년대 초 귀여니는 당시 17세 고교생으로 인터넷 소설 「늑대의 유혹」, 「그 놈은 멋있었다」 를 출간하고 큰 인기를 얻어 2004년 그의 소설이 영화화도 됐다. 귀여니는 고교생으로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터넷 용어, 이모티콘 등으로 기존의 형식을 깬 소설을 연재하여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인터넷 소설로 인기를 얻어 대학 강단에도 선 것은 물론이고 최근까지도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조명을 받을 만큼 대중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누구나 자신의 글을 올릴 수 있으며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근자에는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소셜 네트 워크(SNS)를 활용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모바일 1인 미디어도 소유가 가능한 시대다. 유튜브로 1인 방송까지도 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으로 글쓰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이는 상징이 귀여니 작가의 탄생이라 봐도 좋다.
지금은 누구나 개인 미디어로 세계에 대해 발언할 수 있기에 굳이 시인으로 등단할 필요도 없는 시대인지 모르겠다. 이전에는 시인으로 등단하지 않으면 시를 발표할 매체가 없어 시단에 진입하기 위해서라도 등단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상욱도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짧은 글들을 올려 SNS 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대중들은 그를 ‘SNS 시인’으로 불러준다. 제도권의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기성 시인의 시보다 더, 대중은 하상욱의 시에 열광한다. 심지어 하상욱 따라하기가 유행이다. 2012년 11월에는 SK텔레콤이 SNS 시 공모전을 열고 그를 심사위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2003년 출간한 시집 「서울 시 1」과 「서울 시 2」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하상욱이 페이스북에 6월 7일 올린 짧은 글에 좋아요 등의 반응을 보인 사람이 2만9천명이고 댓글이 6만6천 개가 달렸으며 공유가 222회였다.여기서 김삿갓의 풍류 한 토막을 얘기하기로 한다.
김삿갓이 방랑 생활 중 어느 산골에서 며칠 묵으며 일어난 에피스드이다. 마을 사람들이 김삿갓에게 처녀장가를 가게 주선해 주었다. 김삿갓은 처녀도 맘에 들고 마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바람에 못 이기는 척하고 작수성례(酌水成禮) 후 신방에 들어가 황홀한 밤을 보냈는데, 아침에 김삿갓은 왠지 간밤의 신부가 미심쩍어 아침 밥상을 물리고 앉아서는 신부에게 시를 한 수 지어 내밀었다. ‘모중심처 필타과인(毛中深處 必他過人) 누가 필시 터럭이 깊은 계곡을 다녀 간 것 같소.’라는 시였는 바, 신부는 자신의 처녀성을 부정하는 말에 화가 치밀어 ‘후원황률 불봉절 계변양류 불우장(後園黃栗 不蜂絶 溪邊楊柳 不雨長) 뒤뜰의 누런 밤은 벌이 쏘지 않았건만 잘만 벌어지고 시냇가의 버드나무는 비가 오지 않아도 크기만 잘 하더라’라는 시를 지어 던져 주며 풍류시인 김삿갓을 한 방 먹였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류시인 김삿갓이 위와 같이 다른 사람들과 시를 주고 받는 풍경이 오늘에 와서는 스마트폰을 이용 SNS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치환된다고 보고, 보수적인 시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으키는 것이 바로 사회관계망 구축 온라인 서비스인 SNS를 통해 재미와 공감을 주는 "SNS 시"가 대표적이라며, 2016년 1월 26일부터 3월 13일까지 디지털도서관 전시실(B3)에서 <SNS 시인시대>전을 열었다.
당시 임원선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은 ‘<SNS 시인시대>전은 모바일 시대, 정보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SNS를 통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시와는 또 다른 장르로 탄생한 SNS 시의 흐름과 의미를 조망하고자 마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몰론 여기에 디카시도 초청받아 디카시전과 함께 디카시 강연도 열렸다.
3. SNS 환경에서 최적화된 새로운 시의 양식인 디카시
귀여니나 하상욱의 새로운 등장은 전통적인 문단의 시각에서 보면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17세 고교생이 인터넷 소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과 비문학도인 하상욱 역시 SNS 시인으로 풍미하는 것이 모두 정통 문단이 아닌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서다.
앞에서 말했듯 지금은 걸어다는 1인 미디어 시대로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 가지고 다니면서 즉석에서 바로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실시간 올려 시공을 넘나들며 소통할 수 있는 뉴 미디어 시대이기에 귀여니나 하상욱 현상이 결코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2004년 경남 고성을 중심으로 디카시 문예운동이 펼쳐져서 디카시라는 용어가 국립국어원 우리말 샘에 새로운 문학용어로 등재되고, 교과서에도 디카시가 수록된 것도 어떻게 보면 SNS 환경에서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디지털카메라(디카)와 시(詩)의 줄임말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사진)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다.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사진과 함께 실시간으로 공유해 순간의 시적 감흥을 담는 것이 특징이다. 디카시가 시적 형상을 순간 포착하고 그 느낌이 날아가기 전에 문자로 표현하여 SNS로 실시간 소통한다는 점에서, 영상과 함께 표현되는 문자는 짧게 언술된다.
디카시는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디카시는 2016년 국립국어원에 문학 용어로 등재되었고, 2018년에는 중‧고교 국어교과서에 디카시 작품이 실린 바 있다.
디카시 창작자가 늘면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디카시 공모전도 개최되고 있다. 경남 하동군의 '이병주 하동 국제문학제', 경기 양평군의 '황순원문학제' 등이 디카시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으며, 경남 고성군에서는 '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을 열고 작품 전시와 낭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충북 보은군이 오장환 시인(1918~미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장환 디카시 신인문학상'을 제정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서 가져온 디카시 용어에 대한 설명이다. 디카시를 압축적으로 잘 풀이하고 있어서 부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디카시는 멀티 언어 예술이다. 멀티 언어라는 말은 시가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문자 언어를 넘어 멀티 언어로 시를 표현한다는 의미다. 시는 미디어의 진화에 따라 모양을 바꿔온 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음성 언어 시대에는 시가 가창되고 문자 언어 시대에는 시가 씌어지고 멀티 언어 시대에는 찍고 쓰는 것이다. 물론 시는 여전히 쓰고 읽는 것이다.
그러나 SNS 환경에서 쓰고 읽는 시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보태어 쓰는 것이 SNS 환경에서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다. 하상욱 같은 SNS 시인은 짧은 문자로 촌철살인의 위트가 넘치는 시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내었고, 귀여니 같은 인터넷 소설가 역시 이모티콘 같은 인터넷 언어를 사용하며 스타덤에 올랐지만, 여전히 언어 예술이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를 한 덩어리로 시로 표현하는 멀티 언어 예술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포즈를 보인다.
하상욱의 짧은 시가 SNS를 타고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SNS라는 새로운 소통 환경에 적확한 짧은 시적 문장으로 시공을 넘어 즉각적으로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카시는 더 나아가 영상과 문자인 멀티 언어로 SNS 상에서 소통하는 것이기에 하상욱의 SNS시보다 진일보된 양식이라 하겠다. 따라서 디카시가 기존의 언어 예술인 시의 카테고리를 멀티 언어 예술로 확장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의 코드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시의 지평인 것이다.
2000년대 들어와 미래파시 류의 난해시들이 양산되고 또한 SNS로 표상되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시는 더 이상 독자들에게 읽혀지지 않는 소위 시인들끼리 돌려 읽는 은어로 전락했다는 자조적인 풍문들이 떠돌았다. 80년대의 서정윤의 『홀로 서기』,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김초혜의 『사랑굿』,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 90년대에도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신현림의 『세기말 블루스』, 황지우의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게다』, 정호승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같은 시집이 수 백만부에서 수 만부씩 팔리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정통 시집의 베스트 셀러 즉,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시집들은 나타나지 않는 대신 하상욱 같은 SNS시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단지, 시인의 문제나 독자의 문제를 넘어서 소통 방식의 대전환이 가져다 준 새로운 시적 환경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시가 많이 대중에게 읽혀야 시의 존재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수의 독자를 확보하더라도 보다 중요한 것은 시의 예술성 획득이라 할 것이다.
대중들에게 읽히기 위해서 시인이 시의 예술성을 파기해야 하지도 않을 것이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정통 시인들이 하상욱 같은 SNS시로 전환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상욱의 SNS시는 새로운 소통 환경에서 드러나는 하나의 시류라 해도 좋다. 아직까지 정통 시인들이 SNS시를 써지는 않는다. 대중은 본격 시가 너무 난해해서 접근할 수 없기에 쉽지만 촌철살인의 울림을 어느 정도 주는 SNS시에 열광하는 것이리라. 그렇다고 SNS시가 본격 시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럼 디카시의 경우는 어떤가.
디카시는 하상욱 류의 SNS시와는 달리 본격으로 시인들이 창작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디카시는 새로운 소통 환경에서 최적의 새로운 시적 양식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디카시집을 낸 송찬호 시인은 디카시를 쓰는 이유를 말한다. ‘내가 디카시를 쓰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문자언어에만 갇혀 있다가 영상언어를 만나는 일이 즐겁다.
디카시 쓰기는 세상이 작업실이다. 늘 휴대하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건 디카시 대상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디카시를 찾아다니는 기동성과 현장감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며 ‘나는 앞으로 디카시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디카시의 운명을 가늠할 능력이 없다. 다만 디카시가 도래하는 문학의 새로운 형식임을 직감하고 이를 즐겁게 받아들여 쓰는데 힘을 쏟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송찬호 시인은 정통 시인으로서 디카시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의 장르로 즐겁게 받아들이며 디카시 창작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가 디카시를 즐겁게 창작하는 것은 문자 언어에만 갇혀 있다가 영상 언어를 만나는 즐거움 때문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디카시를 찍고 써서 영상과 문자의 멀티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소통 코드이기에 송찬호 시인 역시 멀티 언어로도 시를 창작하는바, 전위에 선 시인으로서 시대의 흐름에 따른 시의 새로운 향유라 할 것이다.
오래된 꿈이여
호두나무 고사목이 된 오래된 꿈이여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송찬호 디카시 「비상」
이 디카시는 제3회 디카시작품상 수상작이다. 영상과 문자가 한 덩어리가 되어 시가 되는 디카시의 창작 원리를 이 작품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호두나무 고사목을 포착한 시인은 오래 된 꿈을 떠올린다. 거조 형상의 고사목이 바로 오래된 꿈의 상징이었다. 고사목 거조가 저 창공을 날아오르는 것은 시인의 꿈이고 우리 모두의 꿈의 환유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된 꿈을 지니고 있다. 경제적 사정으로, 자식 때문에 혹은 또 다른 여러 이유로 고사목이 된 그 꿈을, 이제는 실현을 해보자고 노래한다. 이 디카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형적 꿈을 일깨우고 있지 않은가. 영상만으로 문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던 것이, 영상과 문자가 하나의 몸이 되어 환히 드러나는 메시지를 보라. 영상과 문자가 상호텍스트성을 형성하여 제 삼의 목소리를 발한다.
4. 디카시에 대한 기대
지금은 제2의 구텐베르크 혁명, 곧 디지털 혁명을 시대를 맞았다. 삶의 방식의 대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예술 또한 새로운 몸을 입고 있는 중이다. 시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대 들어와 시가 정통 시문법으로는 전 시대처럼 시대정신의 전위에 서서 최고의 지위를 누릴 수는 없게 되었다.
2000년대 이후 대중과 유리된 시는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더욱 대중과 불화하는 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기 디카시가 있다. 디카시는 SNS 환경에서 영상과 문자가 한 덩어리가 되어 시가는 되는 멀티 언어 예술로써 정통 시인들과 아마추어 시인들이 함께 참여하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문법을 써 가고 있다. 디카시가 열어가는 새 시의 지평에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다.
약력
1989년 월간 《시문학》 등단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국경없은디카시인회 대표,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과 특임교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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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가장 짧은 기획 영화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을 수놓는 아이콘이다. 또한 디카시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1초 , 또는 3초짜리 기획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을 밝히는 한 편의 영화다.
[금주의 디카시]에 젬스 님의 <이별연습>을 선정한다.
#금주의디카시
이별연습 /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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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스 님의 '이별연습'은 토마스 만이 말한 ‘삶은 여행이다’라는 의미를 상기시킨다.
그 여행이란 배의 선장은 내 자신이다. 정해진 항로를 달리는 선장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에 충실하라.),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를 즐기는 존재다.
이별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존재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연못을 밝히면서 환히 웃는 영상기호 또한 포획하고 있다.연못 속에 비친 연꽃의 자연현상을 놓치지 않고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로 육화시킨 역설의 의미 또한 새롭게 구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영상, 디지털 글쓰기, 디지털 제목 3종 세트를 연동시켜 연꽃의 여운이 잔잔하게 묻어난다. 음과 양의 뚜렷한 경계를 그려낸 영상기호(디지털영상)로, 이별을 떠올리면서 현재를 가치있게 살아야 할 순간임을 문자기호(디지털글쓰기)로 노래하고 있다. 인간이 누구나 극복해야 할 '이별연습'을 디지털 제목으로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디카시가 K- 리터러처 열풍을 몰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이별연습'은 운명을 뜨겁게 사랑해야 할 자기 인식의 암시다.
"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순환된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신앙처럼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마니아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