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서면 '핑그르르'…참꼬막을 처방합니다
배은주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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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저혈압으로 맥을 못 추고 빈혈로 힘들어하면서도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 말로는 '커리어 우먼'이라 치켜세우지만 사실은 임신까지 미루고 일하는 아내가 안쓰럽습니다. 요리는 도통 자신이 없는데 간단하게 제 손으로 해줄 수 있는 음식이 뭐 없을까요?
-30대 남편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전남 벌교 드넓은 개펄, 칼날 같은 찬바람을 뚫고 가슴팍까지 깊이 들어가야 하는 진흙 뻘밭에 부인에게 좋은 보약이 숨어있습니다. 소설 속 남정네들 사이 묘한 입담에 오를 만큼 간간하고 쫄깃하며 알큰하고 배릿한 잊지 못할 겨울 별미이자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팔대 진미, 최고급 자연식품인 참꼬막입니다.
꼬막 중에 가장 상품으로 치는 참꼬막은 남해안 청정해역에서만 생산되는 자연식품입니다. 꼬막에는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칼슘과 인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서 저혈압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헤모글로빈이 풍부해 조혈작용이 탁월하죠. 빈혈 여성에게 바다가 처방한 천연 빈혈제이지요. 게다가 강정효과가 높은 타우린, 나이아신, 히스티딘, B12, 철분, 코발트가 많은 겨울철 보양식품입니다.
참꼬막은 조개 껍데기의 세로 줄이 17~18개 정도이면서 알이 너무 크지 않고 알맹이의 갈색 부분이 진할수록 상품으로 칩니다. 워낙 깊은 진흙에서 살기 때문에 온몸이 진흙투성입니다. 해감을 잘 시키는 것이 중요하지요. 껍데기를 비벼가며 솔을 이용해 찬물에서 깨끗이 씻어 바닷물과 같은 농도의 소금물에 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어둡고 시원한 곳에 두어 해감을 시킵니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남편 분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양념꼬막·회무침·전·탕 등으로 다양하게 즐기지만, 양념을 하지 않는 것이 참꼬막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소금과 청주를 조금 넣은 물을 팔팔 끓였다가 얼른 불을 줄여 잔잔하게 섭씨 90도 이하로 둔 다음 꼬막을 넣습니다. 긴 주걱을 사용해 시계 방향으로 저어주고, 물에 다시 기포가 오르면 뚜껑을 덮어 3~5분 정도 둡니다. 다른 조개처럼 껍데기가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질겨지고 맛난 국물이 빠져 맛이 떨어집니다. 반드시 살짝 만 익혀 찬물에 식혀야 합니다.
꼬막 껍데기 벗기다 손을 다치는 분들도 많은데 꼬막 껍데기가 아니라 두 껍데기의 연결 부위가 있는 끝부분을 잡고 살짝 비틀어주면 쉽게 벌어집니다. 껍데기째 입으로 가져가 꼬막살을 쏙 빼먹고 껍데기에 남은 국물을 쪽 빨아들이면 온몸에 바다 내음과 영양이 고스란히 전해지지요. 썰매 같은 뻘배를 타고 뻘밭을 누비는 아주머니들의 활기찬 삶을 엿볼 수 있는 벌교로 나들이 가도 좋겠네요. 부인께서 남편의 사랑과 영양 가득한 참꼬막으로 건강한 날들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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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