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전 세계를 하나로 묶여 놓았다. 이제쯤이면 끝나겠지 한 게 어느덧 두 해가 지나간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라고 할까,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세계 곳곳을 여행 하는 것이다. 집합 금지 명령으로 집 밖에 나서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은 상황에 우연히 TV 세계테마기행 프로에서 예전에 여행하였던 곳이 소개되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과 반가운 마음에 시선은 저절로 고정됐다. 이스탄불의 광활한 사막지대와 함께 파묵칼레의 추억이 담긴 여정이 펼쳐진다.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직전, 패키지로 다녀온 터키 여행, 장장 열 시간 넘게 날아서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였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바다, 빼빼로를 닮은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웅장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심도시로 다른 종교와 문화가 만나 융합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한국과 터키는 동맹국으로 형제의 나라라고 들어왔던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터키는 자유를 위해 독립 전쟁을 겪은 경험이 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이 독립을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터키 정부는 지원군을 파병했다. 그리하여 우방국으로서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행 첫날부터 강행군이었다. 이스탄불에 위치한 톱카스 궁전부터 오투만 건축 양식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오투만 대국 대대로 술탄 군왕들이 거처했던 성으로 그 당시의 생활상들이 잘 보존 되어 있다. 터키 여행의 핵심은 기독교와 유교가 공존하는 성소피아성당 블루모스크등의 종교시설 웅장한 궁전등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다.
석산을 이루는 드넓은 모래성과 동화 속에서나 보았음직한 버섯 모양의 희귀한 기암괴석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지대, 새로운 여행지마다 신천지라 동화속에서 본 희귀한 기암괴석이 사막을 이룬다. 영화 스타워즈와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수백만년전 활화산이 분출하면서 굳어진 형상이다.
목화섬유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도시 파묵칼레, 자연이 펼쳐놓은 아름다운 목화성이라 불릴 만큼 온 지대가 새하얀 솜털을 뿌려 놓은 듯 석회 광야이다. 멀리서 보아도 신기할 정도로 아름다움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석회를 함유한 물이 솟아 넘쳐 암석 표면에 흐르면서 오랜세월 동안 침전되고 응고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암석화된 것이다. 석회층 경관과 자연이 만들어낸 돌출 석회층이 경이롭다. 파묵칼레의 여행중 빼놓을 수 없는것이 맨발로 석회봉을 걷는 것이다. 신발을 벗고 걷다보면 탄산수로 인해 순환기 질병인 당뇨, 고혈압등 효능이 있다고 해서 우리는 나란히 걸으며 온 몸으로 체험을 즐겼다. 그러던중 일행 한명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잠시 우왕자왕 분주했지만 다행이도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나그네는 길위에 눕지 않는다는 명언이 있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성향이 동화되어 같은 향기가 난다. 지란지교의 우정처럼 맑고 깨끗한 향기에 동화되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세계 자연유산으로 관리되어 보존하고 있는 곳,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품이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야간 관광이 어우러진 지중해 항구도시를 시작으로 터키의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에페소 까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많은 아쉬움이 교차한다.
강행군을 한탓에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오랫동안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이 지독한 코로나가 물러가고 다시 여행할 수 있다면 나는 다시 터키를 찾고 싶다. 무서움과 공포로 타지 못했던 열기구를 꼭 타고야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