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물 소리.......... 황 석영
근현대문학의 한 모퉁이로 이야기꾼의 서사라면 적절한 표현이될까?
동학혁명과 갑오경장이 일어났던 시대적배경을 등에엎고
그 시대를 억눌린 민초로 밟혔기에 더 질기고 강하게 살아남아
온몸으로 항변하다 간 역사의 언더그라운드적인 인물들의 이야기..
책읽어주는 사람 전기수.. 거기에 소리패들과 어울려 재담꾼 역활을하게되는
강담사.. 역사로 기록된바없고 그저 구문으로만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황석영은 살아낸 연륜의 깊이만큼이나 깊은 주름살을 더듬듯 한올한올 세심하게
표현해 내고있다.
시대적배경이 정치적 혼란기였기에 야기되는 부패적 관행들앞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항변은 그저 무리지어 뜻을 관철시키는수밖에..
그때나 지금이나 관료들의 담은 높고 견고해서 번번히 깨진 계란꼴일수밖에 없지만
뜨거운 가슴에 품은 높은뜻까지 꺽을수야 있을까..
시대가 변했다해도 다시금 그시절 그때같은 어이없는 일들이 일어난다면
다른방식으로라도 동학혁명과 갑오경장은 재현될수밖에 없으리라..
양반의 첩으로 들어갔다 독립해 주막을 운영하는 월선의 딸 연옥과
서자의 신분이 발목을 잡는 전기수 이신..
관습과 신분에 대해서는 다소 냉소적인 두사람이 영혼의 끌림으로 서로를 얽매지않고
사는방법을 찾는 흔하디 흔한 사랑이야기지만
남자는 신념을 지닌 뜬구름이라했던가 결코 담안에 가둘수없는 시선을 풀어주고
머물때만 내것으로 간직할수있는 이별앞에 용감하고 이별뒤에 담담해야만했던
연옥의 삶이 공감대가 이뤄지면서두 뭔가 한수 배운느낌..
눈앞에것에 연연하여 내 손아귀에 잡기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떠난사람의 행방을
끝까지 찾아나서는 그래야만 하는 삶까지 이해하고 상한속은 그저 속으로만 지긋이
눌러놓고 그저 아랫목같은 품으로 품어주는 그 마음에 눈물이 고일수밖에..
여자와 남자가 같을수야 없지만 품은뜻이 바래지않게 믿어주고 등을 두들겨줄수있는
아내를 지닌 남자는 행복하리라..
남자가 든든한 산이라면 여자는 골짜기를 여유있게 흐르는 여울물?
서로 바라만보고있지 않아도 여울물에 귀기울이는 산이되고 맺힌곳없이
흘러내리는 물줄기로 살아갈수있다면 그도 좋은일이리라
황석영의 작품은 늘 역사를 공부하게한다..
지난것들에서 얻는 새로운 즐거움이랄까..
더디게 읽히면서두 손에서 놓을수없는 이유다.
첫댓글 휴일엔 왠지 한줄 올려야할것같은 즐거운 부담이 또 이렇게 두서없이 풀어놓게하네요..^^
병실에서 고통과 아픔으로 읽은 책이네요....ㅋ
역사이래로 힘없는 민초들의 울분은 언제나 여울물 소리처럼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지지만
가만히 귀 기울이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내면의 소리였습니다.....
웃는 듯 우는 듯 흐르는 여울물 소리는 바로 우리들 삶의 소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