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오후 있었던 GS칼텍스 대 KGC인삼공사 리뷰를 간단히 적어봅니다.
일단 경기 결과는 예상대로(예상보다 더 쉽게) GS칼텍스의 3대0 완승으로 끝났고요. 저는 1세트 전부, 그리고 3세트 막판 승부가 완전히 기울어진 후반부만 생중계로 봤습니다.
일단 오늘 경기 스타팅 라인업을 접했을 때, KGC인삼공사는 외국인선수 알레나가 처음부터 빠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릎부상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예 스타팅부터 제외라...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죠. 대신 우수민 선수와 지민경 선수가 기회를 잡았습니다.
반면 GS칼텍스에서는 나올 선수들이 다 먼저 나왔고, 3인 중 오늘 경기 스타팅 세터는 이나연 선수였습니다.
1세트 초반은 흐름이 이상했습니다.
알레나 선수의 제외, 그리고 이재은 & 한수지 선수의 투 세터체제가 출발이 좋았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이재은 세터의 서브에이스 등으로 3연속 득점하며 앞서나갔고, 한수지 선수의 토스에 이재은 선수(세터)가 스파이크 공격을 날리는 이상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알레나의 부재(不在) 상황에 파격적인 작전으로 버티고 선 인삼공사의 초반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반면 GS칼텍스는 이러한 인삼공사의 파격에 스스로 어리둥절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 알레나 선수가 빠졌음에도 오히려 인삼공사에게 끌려가는 초반 흐름이 되자 조급해지는 듯 범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브범실에서부터 시작해 무언가 허둥대는 모습들... 하지만 외국인선수 듀크 선수가 1세트 차분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켜주며 젊은 팀 동료들을 지탱해 주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오늘 경기 24득점. 총득점도 득점이지만 확실히 1세트 때 보여준 듀크의 역할(모습)이 오늘 경기 승리에 참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저는 봅니다.
2세트는 25 대 13으로 좀 더 쉽게 따낸 GS는 3세트도 이미 초반부터 점수차를 벌리며 승리를 챙긴 모양새였습니다.경기 막판, 김진희 선수의 서브에이스 2개를 봤고, 교체출전한 정다운 선수가 코트를 밟는 모습도 봤습니다.
반대로 인삼공사도 아예 박세윤 선수를 적극 교체로 활용하고, 3세트에는 김혜원 세터가 선발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알레나 선수는 1세트 막판 잠깐 나와 단 1득점만 기록... GS칼텍스가 아주 손쉽게 승리를 챙겼습니다.
■ 일단, 오늘 경기 승부를 예상하면서 'GS에겐 특히나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글을 적었는데, 참 다행입니다.
특히나 팀 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선수 알레나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의 인삼공사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이번 2017-18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에도 GS칼텍스에게 참 중요했던 오늘 경기였습니다.
최근 들어 조금 침체기에 빠져 있었던 표승주 선수, 오늘도 제 모습은 아니었지만(공격성공률 27.27%). 그래도 7득점 해주었습니다.
문명화 센터는 오늘 강소휘 선수와 함께 2인 블로킹을 뛰는 장면이 꽤 눈에 띄더군요. 블로킹 3개 포함해 7득점 해주었습니다. 듀크 선수는 앞서 언급했고, 강소휘 선수도 오랜만에 시원시원한 공격! 15득점에 공격성공률 44% 좋은 활약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젊은 우리 GS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다섯 경기가 분명 GS에겐 너무나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거든요. 모쪼록 선수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찾고 연승을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단, 너무 자만해서는 안됩니다. 오늘 인삼공사는 분명 100% 전력이 아니었으니까요. 오늘 결과인 완승에 GS 선수들이 분명 잘한 부분도 있겠지만, 오히려 상대인 인삼공사에게 아쉬운 점/부족했던 점이 많아서 그런 부분이 더 클 테니까요. 다가오는 경기들도 대비 잘 하시길 바랍니다.
반대로 오늘 수고한 인삼공사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일단, 평소 그 선수가 보여준 책임감을 고려했을 때, (서남원 감독님이 조금 과하게 선수를 보호해준 것이라 치더라도) 알레나 선수의 무릎부상이 생각보다 심하고 또 길게 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잘은 몰라도 무릎부상이 그렇게 며칠 쉰다고 완치되고 그럴 만한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어쩌면 심슨이 교체아웃된 흥국생명과 같은 전개, 아니면 좀 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보입니다, 현재는.
경기 후 많은 팬들이 아쉬워 하더군요. '패배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더라도, 국내 선수들이 좀 더 열심히 뛰어줬으면' 하고요.
알레나 선수의 부상이 팀으로 봤을 땐 좋지 못한 소식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어떤 선수에겐 또 기회가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지민경-우수민-박세윤-김혜원-최수빈 선수들에게 조언하자면 본인들에게 '무거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세요. 분명 누군가는 알레나 선수를 대신해 코트를 밟게 될 것이고,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알레나 선수가 복귀했을 때에도 계속 기회가 주어질 겁니다.
현재 인삼공사 레프트 포지션엔 주전이 명확하지 않죠? 제가 봤을 땐 한송이 선수(34살)도 곧 은퇴하게 되고(나이도 나이지만 수비도 안되고, 그렇다고 공격쪽에서 이렇다 할 활약도 없으니)... 누군가는 주전이 되고, 또 많은 인기와 높은 연봉도 따라올 겁니다.
언제 알레나 선수가 다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올 지 알 수 없지만, 절실하게 해주세요. 팀 동료의 부상에 슬프고 안타까운 건 잠깐입니다. 프로의 세계에선 언니-동생이 없잖아요? 믿고 따르던 언니가 다쳤음에 울고 넋 놓고만 있을 순 없습니다. '무거운 기회'를 얼른 낚아채세요.
p.s. 이 조언은 제가 응원하는 도로공사의 젊은 선수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신인 이원정 세터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정선아 센터, 전새얀 선수, 하효림 세터, 김지민 센터... 모두 포함입니다. 매일 같이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하고 또 노력해주세요. 그리고 코트 위에서 웃으며 만나길 응원합니다. 백채림 리베로도요.
곧 정대영(37)-이효희(38)-임명옥(31) 노장 트리오가 은퇴합니다. 물론 새로운 선수가 이적해 올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여러분에게도 무거운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어제 경기, 주전 박정아 선수의 부상(장염)으로 곧바로 전새얀 선수에게 오랜만에 긴 기회가 찾아갔었죠? 언젠가 여러분들에게 올 그 소중한 기회를 꼭 붙잡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세트, 오늘 팀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잘 버텨준 듀크 선수. 그리고 신난 강소휘 선수
크게 눈에 띄거나 화려하진 않아도, 항상 제몫을 다해주는 GS 나현정 리베로. KGC의 이재은-한수지 선수도 수고 많았습니다.
확실히 기억나는 이나연 세터가 만들어준 완전 노마크 속공 득점. 문명화 선수! 더욱 더 당당하게 (자주) 속공 시도해주세요.
알레나 선수는 오늘 단 1득점,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저도 걱정이 큽니다. 파이팅!
첫댓글 한수지 선수가 확실히 좀 더 솔선수범, 분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지만 다른 동료들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감독님도 지지해 주시잖아요? 선수들 모두 좀 더 적극성 있는 모습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