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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를 휴일 조조상영관에서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3월1일 국내개봉한 '스토커'를 조조에 상영하는 곳은 청주시내 중심가 영화관 세곳중 단 한곳 뿐이었다.
역시 할리우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스탠드’는 국내 개봉 1주일도 못견디고 간판을 내렸다.
'스토커'와 '라스트스탠드' 모두 거의 한달째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유승완감독의 ‘베를린’과
이환경감독의 ‘7번방의 선물’과 경쟁에서 완패당해 조용히 퇴장하거나 오후 상영으로 밀린 것이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한시대 한국영화계의 대표주자였던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고 했을때 언론으로부터 받았던 뜨거운 관심에 비하면 먼저 개봉한 두 개의 영화에 대한
팬들과 영화관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할리우드에 진출했다고 해서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액의 투자와 수준높은 스탭이 참여했다고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국내영화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지사를 지냈던 액션스타 아놀드슈왈츠제네거를 기용해 화제를 모았던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스탠드는
4천500만불이 투자됐으나 북미에서 개봉한달여만에 상영관이 50여개관으로 축소되며 퇴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개봉역시 예매율, 좌석율 모두 최하위를 기록하며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미국에선 총기사고의 여파와 아놀드슈왈츠제네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흥행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근본적으로는 영화자체가 영화팬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니콜키드만과 매튜구드, 헐리우드의 신성 미아바시코프스카가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역시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박쥐’등으로 해외영화계에서
널리 알려진 박찬욱 감독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복수를 그로데스크한 영상으로 표현하며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한 인물.
스토커에서도 자신의 필모그라피가 곳곳에서 드러나는 개성있는 연출을 보여주며 영화평론가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흥행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라스트스탠드’와 ‘스토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40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영국^미국의 최고스텝들이 참여하는 글로벌프로젝트인 ‘설국열차’는
프랑스 SF만화를 원작으로한 영화다. 미국의 초대형 배급사인 와인스타인컴퍼니가 북미시장 배급을 맡는 것으로 보도돼
일단 상영관은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동훈감독의 ‘도둑들’이 관객수 신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괴물’로 최고의 흥행감독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SF영화가
선전한다면 국내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은 더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 / 네이버 블로그 <박상준인사이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