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지역마다 대표하는 향토김치가 있지만 여수는 단연 돌산갓김치이다. 비록 전라도사람들이 선호하는 적갓의 매운맛은 덜하지만 여수에서 갓김치 먹지않고 돌아가기는 힘들다. 그만큼 웬만한 식당에서는 대부분 갓김치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향일함 오르는 길목에 있는 한 업소에서 막걸리를 곁들여 먹었던 돌산갓김치와 고들빼기김치이다.
파워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 여수 팸투어 참가 제안을 받고 한가지 조건을 달았다.
개도 막걸리를 준비해 놓을 것.
주최측은 준비해보겠다고 답했다. 신난다! 드디어 맛보게 되는구나.
개도 막걸리는 여수 개도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를 말한다. 헌데 이게 또 보통 막걸리가 아니라 아주 물건이라는 얘기를, 그동안 지인들을 통해서 수차례 들어왔던 터. 때문에 이번 팸투어에서 개도막걸리 시음은 아주 중요한 일정중 하나로 챙기고서 여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양면이 바다로 되어있는 해수욕장
개도막걸리와의 첫 대면은 사도에서 맞은 저녁식사시간에서다. 먼저 사도에 대해 알아보자. 사도는 여수에서 뱃길로 약 한시간 넘게 가야 나오는 섬이다.
△ 공룡발자국. 내 발과 크기를 비교해보았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정도로 섬 곳곳에는 공룡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 거북바위
각종 형상을 한 바위들도 눈길을 끄는데 특히 거북바위는 그동안 본 수많은 거북바위 형태와 자세 등에서 가장 지존이었다. 고개를 하늘로 쳐든 모습에서는 웅장한 기상이 엿보이는데,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를 전후로 해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돋음 할 여수를 상징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 돌산갓김치와 개도막걸리. 병의 표기는 개도 생동동주라고 되어 있지만 현지인들은 개도막걸리라고 편히 부른다
해안에서 머물다 돌아오니 막걸리애호가인 이소리 시인은 벌써 한통을 다 비우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착석했다. 드디어 개도막걸리를 맛보는 순간이다. 기대감속에 첫잔을 입에 가져갔다. 어어? 이 맛은... 다시 한번 마셨다. 기대가 지나친 탓일까? 순심한 맛은 자칫 밋밋하기까지 하다. 임팩트가 약했다. 살짝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다보니 이거 은근히 당긴다. 물건은 물건이다. 알콜도수 6도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5도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술술 들어간다. 첫맛의 밋밋함은 어느새 목넘김이 좋은 술로 거듭나고 있었다. 적당한 산미는 서울장수막걸리의 인위적이고 부담스런 산미에 비해 곱기까지 하다. 안주는 돌산갓김치였다. 알싸한 돌산갓김치를 먹고 나서 마시는 개도막걸리의 맛이란. 이게 바로 절묘한 음식궁합이다. 돌산갓김치와 개도막걸리는 환상의 팀웍을 발휘하여 나의 미각를 매료시키고 있었다. 원래 지역의 술은 지역에서 난 산물로 요리한 안주와 먹어야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돌산갓김치에 가장 어울리는 막걸리는 개도막걸리라는 사실 아시는지...
△ 투어 참가자들이 머물렀던 모래섬전통한옥민박(061-666-0679)에서 아침밥상을 차리기 위해 전복죽을 끓이고 있다
△ 전복죽
△ 아침부터 해장술을... ^^;
△ 개도막걸리 마셔 봤나요?
아침에 일어나 해장술을 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제안에 또 다시 개도막걸리를 마셨다. 아침에 마셔도 전혀 부담되지 않다. 세상에 뭐 이런 막걸리가 다 있나. 그 후부터 여수에 머무는 2박3일동안 개도막걸리만 찾아 다녔다.
향일암 오르는 길목 양쪽으로는 약 30여곳 넘는 갓김치판매점이 있다. 업소마다 갓김치와 함께 반드시 동동주도 파는데 하나같이 개도막걸리만 들여놓았다.
△ 향일암에서 내려다 본 남해바다
△ 돌산갓김치와 고들빼기 김치를 안주삼아 개도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 개도 막걸리
어찌 맛보고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싶어 한 업소에 들러 막걸리를 청했다. 한통에 5천원하는 막걸리가 나오면서 갓김치와 고들빼기김치가 서비스된다. 역시 탁월하다. 집집마다 잔술(1,000)도 판다.
△ 굴강,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충무공께서 거북선과 판옥선(총지휘선)을 이곳에서 건조했다
△ 선소 이충무공 유적지 옆에 선소슈퍼가 있다. 이곳에서 개도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 막걸리값만 지불하면 안주는 무료로 서비스된다
이순신의 채취가 묻어나는 선소유적지 근처에 있는 선소슈퍼에서도 개도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도 막걸리 값만 지불하면 두부, 열무김치, 멸치볶음, 풋고추와 된장, 등 몇가지 안주는 따라 나온다. 뽀대 나지 않은 실내는 유감이지만 막걸리집이 다 그렇지 않나.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기 전 마지막 일정도 선소슈퍼에서 개도막걸리를 맛보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시각각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체크하면서 마셨던 개도막걸리의 각별함이란. 만약 다시 여수에 가게 된다면 일단 개도막걸리부터 한잔 걸치고 나서 다음 일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임팩트도 없는 밋밋한 요놈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을 줄이야.... |
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
첫댓글 개도막걸리, 택배로 맛을 봐야겠습니다.^^;;
개도 막걸이에 홍어가 옆에 있으면 금상첨화 일것 같은데.........
개도막걸리에 홍어삼합 끝내주네요....ㅎㅎ
침만 ...삼킴니다.
개도 막걸리에다 홍어 그리고 맛난 뱀사골 구콰님네 흑 도야지괴기 삼합 한번 묵어볼까나? 홍어랑 도야지고기는 택배 되는디 거시기 개도 막걸리를 우디서? 홍어박사님 맨위 맛갈 난 돌산 갓 김치도 우디서 사오시는지 올려주셔야죠
구콰님네 흑도야지괴기가 그리 맛나나요?
맛 보시면 다른 도야지고기 묵기 힘듭니다 이건 주문해 가신 다음카페 귀농사모 회원님들 평입니다 입맛만 장금이신 울 엄니 다른 고기 쳐다도 안보셔요 직거래라 마트보다 더 저렴하구요
콜럼브스가 신대륙발견하드시 ....공룡발자국과 크기 비교하시는 홍어박사님 발이 여자분 같아서 혹시 홍어박사님은 여자분이신가유? 알려주세유
ㅎㅎ 윗글은 맛객님 글이구요. 맛객님 발입니다. 맛객님은 남자구요.^^ 저도 남잡니다.